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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나라 선녀님

: 여기는 한남동, 수상한 거래가 시작됩니다

허태연 | | 2024년 01월 1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7 리뷰 65건 | 판매지수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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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428쪽 | 504g | 137*197*21mm
ISBN13 9791130648590
ISBN10 1130648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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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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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는 긴장을 풀고 아기 침대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 자신이 가져온 커튼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층고 낮은 창에 걸린 채 끝단이 접혀 있었다. 두 장을 넓게 걸었을 때 보였던 무늬가 반으로 쪼개져 낯선 느낌이 났다. 여사는 자신이 그 커튼을 기능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미적으로 이용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지금 이 작은 집에서 그것은 본래의 기능을 되찾고 있었다. 커튼이란, 빛을 가리고 어둠을 만드는 물건. 그래서 지친 이들이 편히 잠들 수 있게끔 돕는 생활의 필수품이었다.
---「선녀님의 쿨거래」중에서

“실장님이 모르셔서 그래. 중고 마켓 사람들은 특별하다고요. 내가 많이 생각해 봤는데, 그 사람들은 뭐랄까.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자기 물건을 소중히 여길 뿐 아니라 남이 쓴 물건도 소중히 여기는 거죠. 물론 간혹 거친 사람이 있기는 해요. 하지만 채팅 과정에서 거를 수가 있어.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좀 있거든. 실장님을 채용한 것만 봐도 알잖아. 안 그래요?”
---「복부인이 된 선녀님」중에서

“성공적인 중고 거래를 위해 필요한 것은 명품이 아니라고. 그래, 단지 그런 게 아니야.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으냐 하는 거지. 착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그게 단순한 명품은 아닐 거야. 누군가…… 깊이 사랑한 물건, 누군가가 아주 아꼈던 그런 물건이 아닐까?”
---「착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중에서

“하긴, 실패한 거래도 의미가 있네. 새로운 인연을 맺었으니까”
---「착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중에서

중고 마켓을 알기 전까지, 그녀는 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내키는 대로 쇼핑을 했다. 그러나 이따금 죽고 싶었다. 그녀에게는 2조 원대의 주식과 6조 원대의 국내외 부동산, 4조 원대의 현금이 있었지만 그래도 한 번씩 사는 게 부질없었다. 그런데 중고 마켓을 알고부터, 세상은 드넓고 인생은 소중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억지로 웃지 않아도 웃음이 났고, 용재의 일을 떠올릴지라도 우울하지만은 않았다. 아들이 없을지 모르는 미래보다 아들이 이뤄낸 하루하루의 기적에 집중하는 것. 그것은 중고 마켓에서 배운 삶의 한 태도였다. 새 명품 가방을 사지 못해 우울해하기보다는 소유 가능한 중고 가방을 구입해 즐기는 것. 그것은 중고 시장 사람들이 보여준 행복의 한 방식이었다.
---「처음을 파는 소년」중에서

“여기 오면 좋은 게 이런 거예요.” 바예바 님은 붉어진 눈가를 손으로 훔쳤다. “외톨이가 나 혼자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거든요. 참다못해 펑펑 울어도 모두가 사정을 이해해 주고요.”
---「백화점의 요정」중에서

“사랑이라는 건 그 구조가 탄산칼슘과 비슷하다는 거지. 그건 칼슘 이온과 탄산 이온의 결합물인데 석회암의 성분이기도 하고, 조개껍질이나 진주, 계란의 성분이기도 해요. 그러니까 사랑이라는 것도 말이지, 어떤 환경에서 누구에게 속한 것이냐에 따라 그 밀도와 가치가 달라진다는 거죠.”
---「백화점의 요정」중에서

“크로스바를 넘기 위해선 반드시 장대가 필요하잖아요? 그러니까 아무리 무거워도 들고서 뛰어야 하죠. 박스에 꽂아 장력을 이용해 점프를 해야 하니까. 하지만 끝까지 가지고 갈 순 없어요. (……) 그다음 할 일은 떨어지는 것뿐인데…… 그때 기분이 참 묘해요. 마치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는 것 같달까요? 일단 넘고 나면 어떤 의무도 나를 괴롭히지 않아요. 관중도 숨죽여 정적이 이어지고…… 잠깐이지만 황홀한 맘으로 쉴 수 있어요.”
---「따뜻한 중고 인간」중에서

때로는 속상한 어떤 일도, 모든 면에서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따뜻한 중고 인간」중에서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된다. 태어나 살아가는 동안, 너도 나도 다 중고가 돼가는 거야. 항상 지금 자리에서 우리가 쓸모 있으리란 생각은 위험한 거야. 우리의 어떤 쓰임이 다하더라도, 다른 시절에, 다른 곳에서, 누군가에겐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끔, 그런 마음을 가져야지.”
---「따뜻한 중고 인간」중에서

“부탁해요. 최대한 선녀처럼 보였으면 해.”
---「따뜻한 중고 인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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