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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문천의 한국어 비사

: 천 년간 풀지 못한 한국어의 수수께끼

[ EPUB ]
리뷰 총점9.4 리뷰 33건 | 판매지수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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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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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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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83.6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5.5만자, 약 4.1만 단어, A4 약 97쪽?
ISBN13 978893491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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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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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한반도를 최초로 통일한 왕조는 신라다. 한국어는 신라어에서 기원했을까?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듯, 일본어의 백제어 후예설은 진짜일까? 우리가 쓰는 많은 단어가 일본이 번역한 한자인데 범위는 어느 정도일까. 역사언어학 전문 유튜버 향문천이 한국어에 얽힌 흥미로운 역사를 알려준다. - 손민규 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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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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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는 신라가 아닌 고구려를 계승한 국가였기 때문에, 고려 시대에 확립된 한국어의 뿌리는 어쩌면 ‘고구려어’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명한 고려와 요의 담판에서 서희와 소손녕이 동서로 마주 앉아 영토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이 담판에서 고려와 거란은 서로가 고구려의 정통성을 계승했다고 주장했는데, 고려 측은 자기가 고구려의 국호와 영토를 계승했으니 도읍을 평양에 두었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고려인들은 스스로를 고구려의 계승자로 인식했습니다.
--- p.34~35

‘고구려어’는 거란어와 여진어에 많은 단어를 수출했고, 상호 간에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구려어’가 거란어나 여진어가 되거나 그 반대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하기에 친연 관계와 유연 관계를 구분하는 것, 고유어와 차용어를 구분하고 이해하는 과정은 몹시 필요합니다. 당연한 소리처럼 들리지만, 이것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어의 기원과 역사에 관한 많은 오해가 꾸준히 재생산되어 왔습니다.
--- p.54

한국어의 주격조사 ‘…가’는 임진왜란을 기준으로 한국어 문헌에서 등장하기 시작하므로, 일본어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격조사처럼 현대 한국어에서 사용 빈도가 매우 높은 문법 요소가 기원적으로 한국어적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 놀랍습니다. 언어 접촉은 물적 자원과 인적 자원의 교류뿐만 아니라 전쟁과 침략의 형태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 p.138

사역원의 외국어 교육 방식은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시작하는 것, 잊지 않도록 반복해서 복습하는 것, 문어체와 구어체로 작성된 교재를 달달 외우는 것, 그리고 그렇게 습득한 외국어로 서로 대화해보는 것과 같이 현대와 비교했을 때 극적인 차별점이 있는 비결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역관이 외국어에 통달하기 위해서 요구된 것은 학습 능력과 끈기였습니다.
--- p.154~155

이슬람권 문헌에서 등장하는 신라는 대부분 황금이 풍부한 이상향으로 묘사됩니다. 중동 지역에서 신라가 이상향이 된 배경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수메르 창조 신화에서 ‘해가 뜨는 곳’ ‘생명의 땅’ ‘순수의 땅’으로 묘사되며 ‘염수와 담수가 만나는 땅’으로 알려진 딜문(Dilmun)에서 유래하는 낙원을 동쪽의 먼 섬으로 인식하던 중동 지역의 기저 신화가 존재했고, 동쪽 끝의 섬나라로 알려졌던 앗실라는 이러한 낙원의 조건에 완전히 부합했습니다.
--- p.178~179

서양의 문학 작품에서 필수적으로 다루어지는 ‘love’는 근대 일본 번역가들을 고뇌하게 만든 존재였습니다. (생략) 진위 여부에서 논란이 있으나, 번역가이기도 했던 후타바테이는 소설 속의 대사 “I love you”를 고심 끝에 “죽어도 상관없다”로 번역했다고 합니다. 같은 문장을 나쓰메가 “달이 아름답네요”로 번역했다는 설화는 유명합니다. 이러한 번역상의 고충은 당시 동양의 정서로는 “나는 너를 사랑한다”와 같은 직설적인 화법이 부자연스러웠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love라는 의미에 딱 들어맞는 마땅한 단어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p.234

원래 익숙하지 않은 단어는 더 공적이고 더 품위 있는 것처럼 다가옵니다. 이는 중국과 일본에서 “일반”과 “보통”이 갖는 용법의 차이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 일본어에서는 예로부터 “보통”이라는 말을 구어에서 사용해왔기 때문에, 학술적이거나 공적인 영역에서는 “일반”이라는 단어의 사용을 더욱 선호합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일반”이 구어적인 뉘앙스를 갖기 때문에 일본어 “보통”을 받아들여 공적인 영역에서 사용합니다.
--- p.249

요즘에는 ‘구독’의 의미가 확장되어 유튜브 채널이나 넷플릭스 등의 OTT 서비스를 구독한다고 말하기도 하니, 한 세기 전에 쓰인 구람자라는 단어가 현대의 의미에 더 잘 부합할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구독의 어원을 따져서 보면 “사서 읽다”라는 뜻이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정기적 재구매”는 의미 확장에 의한 결과임을 알 수 있습니다.
--- p.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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