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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내 마음에 들어오면

: 정신과 전문의 이영문의 시詩로 마음 치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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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84g | 132*204*20mm
ISBN13 979119315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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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상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에게서 빠져나간 결핍을 보는 것이다. 잃어버린 어떤 것을 찾기 위한 무의식의 흐름이 사랑일 것이다.
--- p.44

-나는 오늘 저녁에도 ‘풀꽃’을 암송하며 자신을 스스로 위로할 줄 아는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다시 청년으로 돌아가 한 권의 시집을 의사 가운에서 꺼내, 피 묻은 손으로 책장을 넘기던 그날 저녁이 유난히 그리워진다.
--- p.54

-선생께서는 환갑을 넘길 즈음에 매우 아프셨다고 한다. 앉아 있을 수도, 서 있을 수도 없는 복통이 찾아왔고, 토하기를 반복하셨다. 응급 수술을 여러 차례 받으셨고 입원을 6개월 이상 하셨다. 죽음의 문턱을 오갈 무렵 자신을 혼자 남겨 두고 아내가 어디로 멀리 가버리면 어떡할까, 하는 마음이 문득 들었다고 하신다. 안절부절못하는 불안이 엄습해 오면서 혼잣 말로 중얼거린 것이 바로 시 ‘부탁’이다. 다시 어린아이가 되었다. 환갑이 지나 세 살배기 아기가 된 것이다. 어머니로부터 아내에게로 분리 불안이 옮겨왔다. 하지만 분리 불안이 있다는 것은 상대에 대해 여전히 사랑을 갈망한다는 증거다. 나를 잊지 말라는 당부이기도 하다.
--- p.74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라. 그것이 분리 불안을 헤쳐 나갈 첫 단추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사랑의 대상으로 선택하지 말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상대방도 나를 좋아할때 진정한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다. 부모가 나의 사랑을 싫어할 수는 있겠지만, 반대할 권리는 없다. 그것이 독립의 시작이다.
--- p.79

-자기 내면에 더 귀를 기울이고, 마음의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라. 참된 말을 할수록 말이 알차다. 시를 짓는다는 말은 참된 말을 하는 시간이다. 정신 치료 과정은 참된 말이 길러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인간은 말과 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말과 말이 모여 아름다운 문장이 되었다. 인간이 일생을 살며 하는 말 중에 참된 말은 의외로 적다.
간결할수록 참된 말이 된다.
--- p.119

-기억이 사랑보다 더 슬프다는 것은, 나의 존재에 대한 서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의미이다. 사랑 그 자체보다 ‘사랑했었다’라는 기억이 삶의 고비마다 나를 지탱하게 하는 힘이 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사랑의 기억에 관여하는 감정과 장소와 이야기가 생생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기억은 우리를 계속해서 새롭게 살아가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쉽게 잊으려고 애쓰지 말아야 한다. 사랑의 기억은 그리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 p.141

-우울은 인간에게 주는 마음의 경고다. 제대로 성숙하고 성장하라는 일종의 신호이기도 하다. 아메리카 원주민 들이 말을 타고 가다가 한참 서 있는 이유는 영혼이 따라올 시간을 기다려 주는 것이라는 우화가 생각난다. 급하게만 가지 말고 시간을 기다리라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지치고 외로운 순간이 있다. 그럴 때는 반드시 쉬어가야 한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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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문 원장과 만나면서 시인이 정신과 의사와 별반 다른 사람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든 마음으로 힘든 사람을 돕는 사람이 시인이란 생각을 하면서 ‘유명한 시인보다는 유용한 시인’이어야 하고 ‘사람을 살리는 시’를 써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정신과 의사의 눈으로 재해석된 나의 시들이 기본이 된 책이다. 부디 힘들고 지치고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들에게 위로와 축복이 되기를 바란다. 한 발 한 발 앞으로 발을 딛는 데 용기와 도움을 보태주는 마음의 지팡이가 되기를 소망한다.
- 나태주 (시인)
어른이 없다지만, 숨은 스승들은 아직도 많다. 단지 우리가 그들을 제대로 알아보고 모시지 못할 뿐이다. 시인 나태주는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어른이다. 나는 이영문 선생이 부럽다. 나태주 시인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가까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시인 나태주의 시에 이영문 선생의 예술적 안목을 엿볼 수 있는 풍부한 해설과, 정신과 의사로서 우리에게 필요한 심리학적 통찰을 제공해 주고 있다.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참 소중한 문장들이 너무 많다.
- 이나미 (작가, 정신과 전문의)
누군가를 꾸준히 좋아하면 어느새 그 사람의 향기가 묻어난다. 나태주 시인을 좋아하는 정신과 전문의 이영문이 그렇다. 나태주의 시심으로 한줄 한줄 써 내려간, 선량한 문장들이 그대로 내 안에 스며들었다. 그의 진심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온전히 전해지길, 그리하여 모두에게 맑은 들꽃의 향이 배길 바란다.
- 고선웅 (연극연출가, 서울시극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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