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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466g | 135*200*21mm
ISBN13 9791198809919
ISBN10 119880991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오토는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아 아직도 땅 위에서 버둥거리는 도마뱀 꼬리를 주워 하루토의 손바닥에 올렸다.
“그런데 땅에 묻고 나서 물을 잘 줘야 해.”
“아, 꽃씨를 심었을 때처럼요?”
예전에 미유키가 정원을 가꾸면서 얘기하는 걸 들은 모양이다. 하루토는 자기 나름대로 도마뱀의 구조를 이해한 듯했다. 미유키는 짓궂은 장난을 치는 나오토를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봤지만 나오토는 웃으며 그런 미유키를 못 본 체했다. 악의 없는 장난이었다. 그때는 정말 그저 장난일 뿐이었다.
“응. 꽃이랑 똑같아.”
나오토는 자신의 거짓말을 철석같이 믿는 아들이 너무나 귀여워서 꽉 안아주고 싶었다. 그런 나오토의 마음을 거부하듯 하루토는 몸을 빙 돌려 마당 구석으로 총총 뛰어갔다. (…) 하루토는 미유키가 화단을 만들 때 쓰려고 사둔 삽으로 땅을 파고서 여전히 꿈틀대는 도마뱀 꼬리를 묻었다. 작은 몸으로 커다란 물뿌리개를 안아 들고 물을 주기 시작했다.
“아, 아빠가 깜빡 잊고 있었네. 도마뱀 꼬리는 꽃씨하고는 달라. 물만 주는 게 아니라 주문을 외워야 해.”
“주문이요?”
“응. ‘엘로힘 엣사임, 엘로힘 엣사임’이라고 주문을 외워야 몸통이 자라난단다.”
--- pp.17-18

“아빠, 이거 묻어도 돼요?”
하루토의 목소리에 번뜩 정신이 돌아왔다.
“뭐라고?”
“엄마 손가락을 땅에 묻고 싶어요. 내가 매일 물도 주고 주문도 열심히 외울게요. 괜찮죠? 엄마 손가락 마당에 묻어도 되죠?”
조금 전 기시감의 원인을 깨달았다. 도마뱀. 이사 온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일요일 오후 하루토가 도마뱀 꼬리를 가져와 마당에 묻었을 때 느꼈던 오싹함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아빠, 그래도 되죠?”
누군가의 죽음을 완전히 이해하기엔 너무 어린 아들이 새카만 눈동자로 나오토를 보며 애원했다. 그 발밑에서 주인을 거들듯이 포치까지 꼬리를 힘껏 흔들며 나오토를 빤히 보고 있었다.
“아…… 아아…….”
목이 갈라져 공기가 새는 듯한 목소리로 나오토가 말했다.
“그래. 엄마를 묻어주자.”
어둡게 가라앉았던 하루토의 얼굴이 환해졌다. “네!” 하고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는 마당 한구석에 쪼그려 앉더니 미유키가 사둔 삽으로 구멍을 팠다. 어린 마음에도 도마뱀을 묻을 때보다 크게 파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구멍을 깊게 깊게 계속 팠다.
그 주변을 포치가 뛰어다녔다. 얼핏 흙장난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 하루토가 묻으려는 건 죽은 엄마의 손가락이다. 무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죽은 엄마를 되살리기 위해…….
손발이 움츠러들 만큼 추운 밤인데도 눈앞의 광경이 아지랑이처럼 흔들렸다. 말려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나오토는 하루토를 막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움직이지 못했다.
미유키가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는 자신의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설령 현실이 아니더라도…….
--- pp.38-39

이하라 미유키와는 딱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미유키가 나오토의 직장이자 히로코의 직장에 찾아왔을 때였다. 아주 예쁜 사람이었다. 검고 긴 머리와 흰 피부가 인상적이었지만 예민해 보였다. 그리고 그 지나치게 아름다운 외모가 어쩐지 인형처럼 인위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미유키도 예전에 그 회사에서 근무했고 나오토와 사내 커플이었다고 들었다. 두 사람이 결혼하고 미유키가 퇴사한 건 히로코가 입사하기 전의 일이다. 미유키가 회사로 찾아온 날, 사무실에는 미유키를 아는 직원이 적지 않았다.
미유키는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온 김에 인사차 들렀다고 했지만 그건 핑계에 불과했다. 미유키는 히로코를 만나러 온 것이었다. 히로코를 향한 눈빛에 시퍼런 질투의 불꽃이 타올랐다. 미유키는 히로코와 나오토의 사이를 의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놓고 물어본 적은 없었다.
나오토가 말하길, 미유키는 매사에 조심스러운 성격으로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히로코를 만났을 때도 남편이 늘 신세 지고 있다면서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그리고 히로코도 웃으며 답했다. 나중에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 p.59

저주라니……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다니, 직접 겪지 않았다면 히로코도 믿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괴이한 일들에서 미유키의 악의가 분명히 느껴졌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사에 가서 액막이를 해봤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나아지기는커녕 날로 더 심해졌다. 히로코는 나오토에게 울면서 토로했다.
“주임님의 아내가 저한테 이상한 짓을 하고 있어요. 저를 죽이려고 해요.”
물론 나오토는 히로코의 착각이라고 주장했다.
“내 아내가 무슨 괴물인 것처럼 말하는군.”
나오토가 부장의 성추행에서 히로코를 구해주기 몇 주 전부터 두 사람 사이에는 연인이 되기 직전의 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가끔 단둘이 점심을 먹으러 가기도 했는데 그때 미유키 이야기가 나왔다.
나오토는 한껏 어두운 눈빛으로 예전부터 아내에게 약간 기이한 구석이 있어서 이따금 겁이 난다고 말했다. 자기가 내뱉은 말에 자기가 혼란스러웠는지 고개를 가로젓고 금세 화제를 돌리긴 했지만 말이다.
나오토는 자신이 했던 말 때문에 히로코가 미유키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됐다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자기 아내를 괴물 취급하는 것에 대한 나오토의 불쾌함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히로코는 착각이 아니라 정말로 미유키가 자신을 저주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런데 죽었다고? 이하라 미유키가 정말 죽었다는 말인가? 정말 죽었다면 이제 히로코를 저주하거나 괴롭힐 수 없을 것이다. 아까 카페에서 컵이 네 조각으로 깨진 일은 정말 우연이었나?
--- pp.75-76

“당신, 요즘 이상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
“아니요!”
히로코는 가시 돋친 말투로 내뱉으며 라이터를 낚아챘다.
사기꾼 영능력자의 뻔한 수법이다. 심각한 표정으로 요즘 이상한 일이 없냐고 물으면 누구나 불안을 느끼기 마련이다. 히로코는 그 수법에 걸려들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전혀요. 나는 댁 같은 사람의 말을 믿지 않으니까 관둬요.”
“잠깐 기다려!”
발길을 돌리는 히로코를 다이몬이 불러세웠다.
“당신한테 사악한 게 붙어 있어. 아직은 약하지만 그냥 두면 걷잡을 수 없이 강해지겠지. 그게 당신을 죽일 거야.”
“닥쳐요!”
히로코는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 다이몬은 금박 입힌 명함을 내밀었다. 졸부 취향의 수상쩍기 그지없는 명함이었다. 히로코는 잠시나마 가슴 졸인 자신이 부끄러워서 애써 태연한 척 웃으며 명함을 받았다.
“제 명함은 마침 다 떨어졌네요. 그리고 나는 당신이랑 할 이야기 따위 없습니다.”
“괜한 고집을 부리는군. 당신은 나한테 오게 되어 있어. 언제든 상관없으니 연락해.”
“제가 워낙 바빠서요. 찾아뵐 시간이 없을 겁니다.”
“꼭 와. 안 그러면 영문도 모른 채 죽을 수도 있어. 당신한테 붙어 있는 그 사악한 것이 당신을 죽이겠지. 나도 이제껏 본 적 없는 무시무시한 놈이야. 더 강해지기 전에 퇴치해야 해.”
--- pp.102-103

나오토는 발소리를 죽이고 방을 나섰다. 이대로 나오토도 다시 잠자리에 들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까 땅 아래서 움직인 ‘그것’의 정체를 확인해야 했다.
계단을 내려가 다시 거실로 향했다. 다리가 후들거려 걸음을 옮기기가 어려웠다. 도중에 몇 번이나 다리를 주먹으로 두드리며 간신히 유리문 앞에 도착했다. 나오토는 유리문을 열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미유키, 당신이야?”
대답은 없었다. 곧바로 나오토는 자신이 바보 같은 질문을 했음을 깨달았다. 흙더미는 꼼짝도 하지 않았고 마당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아까 움직인 건 두더지였을 것이다. 산이 바로 근처니 마당에 두더지가 있대도 이상할 게 없다.
“하하하!”
나오토는 겁먹은 자기 모습이 우스워서 일부러 크게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러나 그 웃음소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솟아오른 흙더미의 꼭대기 부분이 무너지며 작은 돌들이 굴러떨어졌다. 땅속에서 뭔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숨이 막혔다. 숨 쉬는 것조차 잊고 있던 나오토는 급히 숨을 들이쉬다가 기침을 터뜨렸다.
저 아래 분명 뭔가 있다.
--- p.117

“왜요? 내 뒤에 귀신이라도 있어요?”
“이 세상에 귀신은 없어.”
“스님이 그런 말을 해도 돼요?”
“당연히 되지. 석가모니도 사후 세계가 있다고 말한 적은 없어. 죽으면 모든 게 사라지는 거야. 다 무로 돌아가지. 그러니 귀신을 겁낼 필요도 없어.”
“방송에 나와서 조상의 혼이 저주한다느니 뭐 그런 얘기를 했잖아요.”
“그건 다 거짓말이야. 내 얘기 똑똑히 들어. 인간은 죽으면 아무것도 못 해. 귀신이니 유령이니 하는 건 전부 살아 있는 인간이 만들어내는 거야. 누군가 목매달아 자살한 호텔 방에 귀신이 나온다고 치자. 그 방에 묵는 사람은 반드시 한밤중에 숨이 막혀서 잠에서 깨고 방 한가운데서 목맨 귀신을 본다는 거야. 자살자가 있던 방이라는 얘기를 미리 들었다면 누구나 불길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꿈이나 환영을 보게 될 가능성이 있지. 만약 그런 사실을 몰랐던 사람이 귀신을 봤다고 하면 마치 귀신이 정말 존재하는 것 같겠지만 그것도 믿을 게 못 돼. 호텔 직원이나 그 동네 사람들은 자살이 일어난 방이라는 사실을 알잖아. 그 방을 배정받은 손님이 있으면 ‘누가 자살했던 방인데 괜찮으려나. 그런 방에 묵다니 불쌍하네. 아무 일 없어야 할 텐데’ 하고 생각하겠지. 그런 상념이 악몽과 환영을 불러오는 거야. 모두 살아 있는 인간의 짓이지. 인간이 없는 곳에는 증오나 귀신 따위가 없어. 진짜 무서운 건 살아 있는 사람이야.”
히로코는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5년 전 히로코를 괴롭힌 것 역시 귀신 따위가 아니라 살아 있는 인간, 미유키였다. 다이몬은 정말 그런 존재를 느낄 수 있을까? 마야가 분명 미유키는 죽었다고 했다. 죽은 자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지금 자신을 따라다니는 존재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pp.138-139

“작작 좀 해! 난 그때의 내가 아니야.”
이불을 젖히고 바닥에 있던 카메라를 집어 들어 전원을 켜고 어깨에 얹었다. 재빨리 카메라를 왼쪽으로 돌려 시계를 찍고 떨리는 음성으로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 불현듯 히로코는 자기가 겪은 기이한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카메라맨이 되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가시와바라가 만드는 방송을 오컬트 방송이라 폄하했지만 히로코는 사실 자기가 겪은 일을 영상으로 기록해서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엄밀히 말하면 가시와바라의 방송처럼 흥미 위주 콘텐츠가 아니라 진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기에 사기꾼이 판치는 오컬트 방송을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
히로코는 문득 깨달았다. 나는 지금까지 이 순간을 기다려왔구나. 더 이상 떨고 있을 수 없다. 자, 나올 테면 나와라. 난 이제 두렵지 않아!
히로코는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카메라로 집 구석구석을 찍으면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상한 현상을 계속 중계했다. 그때 갑자기 공기가 살짝 달라지더니 텔레비전 화면이 바뀌었다. 히로코가 카메라를 텔레비전으로 돌리자 화면에는 젊고 예쁜 아나운서들이 나란히 앉아 근황을 나누며 웃는 모습이 나왔다.
어느새 그들의 웃음소리가 방을 채우고 고막을 찢을 듯이 울려 퍼지던 기묘한 소리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온몸에서 힘이 빠지자 카메라가 갑자기 무겁게 느껴졌다. 히로코는 다리가 풀려 주저앉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이번에는 지지 않아.”
--- pp.156-157

유리문 쪽에서 건너다본 마당 광경을 확대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화면을 이동시키면서 보니 마당 한쪽 구석만 흙 색깔이 달랐다. 다른 곳은 건조해 보이는데 그 부분만 축축한지 색이 짙었다. 자세히 보니 색이 짙은 그 부분이 작은 산처럼 볼록하게 솟아 있었다. 물뿌리개로 그 흙더미에 물을 주는 것일까? 대체 왜? 물이 필요한 뭔가가 묻혀 있을지도 모른다. 꽃씨를 심었나? 아니, 꽃이라면 흙을 저렇게 높게 쌓을 필요가 없을 텐데…….
흙더미를 클로즈업하고 화면을 다시 느리게 재생했다. 아주 천천히 영상이 재생되자 히로코는 등줄기가 얇게 벗겨지는 느낌에 몸을 떨었다. 흙더미 표면 일부가 미세하게 흔들리며 흙이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었다.
급히 화면을 되돌려 다시 느리게 재생했다. 한 컷 한 컷, 찰나의 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화면에 눈을 고정했다.
흙 속에서 확실히 뭔가가 움직였다. 그 부분을 디지털 줌으로 더 확대했다. 과도한 확대로 픽셀이 깨지면서 화면은 모래밭처럼 거친 상태가 되었지만 흙더미의 갈라진 틈 속에서 뭔가 반짝 빛나는 것이 보였다. 픽셀이 깨진 부분을 보정하는 동안에는 구슬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정체를 확인한 순간, 온몸의 피가 거꾸로 도는 듯했다.
눈이다. 그건 눈알이었다.
--- p.198

“죽여버릴 거야.”
마야가 억지로 소리를 짜내듯이 말했다.
“……뭐?”
“그 여자를 죽일 거야. 내 사람을 빼앗으려는 그 여우 같은 년을 죽여버릴 거야. 그 사람은 아무 잘못이 없어. 그 사람한테 내가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유혹한 그 여자 잘못이야. 죽일 거야. 죽여버릴 거야. 절대 용서 못 해.”
마야의 입에서 저주의 말이 흘러나왔다. 그 증오심이 방 안에 가득 차 숨이 막힐 정도였다. 마야는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 같았다.
“마야, 잠깐 진정해봐. 와타세 씨가 정말 바람을 피우는지 아직 확실하지도 않잖아. 그런데 상대 여자를 죽이겠다니, 그런 무서운 말 하지 마.”
“아니, 죽여버릴 거야. 엄청나게 잔혹한 방법으로 실컷 괴롭힌 다음에 목숨을 구걸하게 만들 거야. 그리고 그 꼴을 비웃어주면서 벌레처럼 죽여버리겠어.”
히로코가 달래보려고 애썼지만 도통 말이 통하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해도 지금 마야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히로코는 공포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다.
그때 주방 쪽에서 피리 소리가 길게 울렸다.
“잠깐만. 물이 다 끓었나 봐. 지금 차 내올게.”
타이밍이 적절했다. 밑도 끝도 없는 마야의 저주와 원망의 말을 끊고 주방으로 향했다. 주전자 불을 끄고 무심코 현관을 본 히로코는 왠지 모르게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뭐지? 뭔가 이상한데…….
점점 짙어지는 위화감의 원인을 알아챈 순간, 히로코는 온몸의 피가 빠져나가는 듯했다. 현관에 히로코의 신발만 놓여 있었다. 당연히 있어야 할 마야의 신발이 보이지 않았다.
--- pp.23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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