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래리 크랩의 『영적 가면을 벗어라』를 읽고 에리히 프롬의 『소유나 존재냐』를 읽었을 때만큼이나 영혼의 큰 흔들림을 경험했다. 우리의 ‘신앙’이 어떻게 우리를 수술하시려는 하나님의 칼을 막는 갑옷이 될 수 있는지, 영적 자기방어 기제가 될 수 있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금 당장의 행복을 약속하는 모조 복음에 속지 말고 진짜 그리스도인의 삶 속으로 뛰어들라고 초청한다. 정직하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거기 있는 탄식과 환멸과 고통을 대면하고, 그때 알아차려지는 깊은 영적 갈망의 안내를 따라 참된 변화의 여정을 떠나라고 호소한다. 지난 30여 년간, 특별히 복음주의 문화권 사람들에게 내적 ‘갈망’의 세계에 눈뜨게 하고 심리적 성숙으로서의 영적 성장의 길을 도전하고 응원한 대표적 저자가 있다면 바로 래리 크랩일 것이다. 많은 이들이 래리 크랩의 책을 읽고 눈빛이 깊어지고 표정이 투명해졌다. 하나님 그리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이웃과 진실하고 깊은 관계를 맺고자 하는 지향이야말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한 가지 훈련이며, 우리를 참되고 가득한 삶으로 인도해 주는 좁은 문이다. 이 책은 그리스도 중심적 ‘존재’ 형성이라는 드문 길로 우리를 안내해 주는, 지금도 여전히 귀한 책이다.
- 이종태 (서울여자대학교 교목실장)
“영적 가면을 벗어라!” 이 문장은 내게 책 제목 그 이상이다. 젊은 날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그때, 내 심장에 화살처럼 꽂힌 사랑의 메시지였다. 벌써 30여 년 전의 일인데, 흐릿해질지언정 사라진 적은 없는 불화살의 흔적이다. 그 시절을 떠올리자 바로 얼굴에 열감이 느껴지고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보니 나의 회심 체험이었지 싶다. 모태 신앙으로 태어나 빠르게 신앙의 행위들을 배우고 내면화하며 자랐다. 태어나 보니 한국 사람이었던 것처럼, 태어나 보니 기독교인이었고 목사의 딸이었다. 나의 첫 번째 정체성이었고 자부심이었다. 자부심은 열정을 낳았다. 교회 공동체와 후배들을 위해 시키지 않는 희생과 헌신을 자처하며 열정을 냈다. 그렇게 젊음을 불태우던 시절에 래리 크랩의 『영적 가면을 벗어라』를 읽었다. 아니, 그 책에 나를 읽혀 버렸다. 자부심이었던 그것들이 영적 포장지라는 진단을 받았고, 부끄러움과 충격으로 책을 읽는 내내 얼굴이 화끈거리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영적 포장지가 벗겨진 실체는 ‘이만하면 됐지, 나만큼만 해라’는 바리새적인 자부심과 특권 의식이었다. 공동체를 위해, 사람들을 위해 그렇게 열정을 다하는 나이건만, 왜 자꾸만 크고 작은 갈등에 휘말리며 평화를 누리지 못하는지도 설명이 되었다. 입에 쓴 책이었다. 써도 보통 쓴맛이 아니었다.
그러나 쓴맛에 그치지는 않았다. 가면 너머의 초라한 민낯을 마주하는 일은 말할 수없이 수치스러웠고 고통스러웠지만, 끝은 아니었다. 열심히 한 신앙생활의 대가로 잘되고, 복 받고, 이름을 얻고 싶은 죄된 욕망이 전부는 아니었다. 내 마음 깊은 곳에는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있었다. 사랑의 예수님을 흉내 내는 것으로는 다다를 수 없는, 예수님처럼 될 때만 행복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래리 크랩이 일깨우려 했던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거룩한 행동이 아니라 거룩한 존재가 되고 싶은 내 안의 갈망이 깨어났다. 그러니 “영적 가면을 벗어라!”는 책 제목에 그칠 수가 없다. 내 안의 빛과 그림자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수용하는 영적 여정을 안내하는 이정표 같은 문장이다. 그렇게 오래전 이 화살을 맞았건만 나는 또 래리 크랩이 책에서 예언한 그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았다. 이런 충격적 경험과 회심 체험으로 나는 단번에 변화되지 못했다. 태어나자마자 그리스도인이 된 운명인지, 일찍 만들어 쓰고 오래도록 썼기에 이 가면은 거의 피부에 달라붙어 있다. 가면이 나인지 내가 가면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 가면 뒤에 숨어 밖을 바라보며 외적인 행위에 매인 습관을 당장 떨쳐 버리지 못하고, 어느 순간 더욱 세련된 영적 가면을 개발하고 살았던 것 같다. 래리 크랩의 책이 번역될 때마다 가장 먼저 찾아 읽고 그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였는데, 그 첫 만남 이후 십수 년이 지나 나는 ‘신앙 사춘기’ 또는 ‘영혼의 어두운 밤’을 길게 겪었다. 내적인 삶을 돌아보지 않으면 삶과 신앙이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래리 크랩이 경고하는 바로 그 일을 겪었다. 신앙 사춘기를 통해 다시금 “영적 가면을 벗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롭게 들어야 한다.
영성 생활은 ‘과정’이다. 영적 ‘여정’이라 부를 수밖에 없음이다. 영적 가면을 인식하고 벗기 위해 정직한 기도로 나아가는 것은 한 번 체험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러니 이번 개정판의 출간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심지어 내게는 마땅한 일이다. 언젠가 이 책으로 영성 생활에 도움받았던 이들이라면, 오늘 이 자리의 삶을 개정판으로 쓰는 의미의 일독이 되었으면 좋겠다. 열정을 다하는 신앙생활이지만 뭔가 빠진 것 같은 헛헛함이나 삶과 유리된 분열감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뒤통수를 때리는 망치가 될 것이다. 얻어맞아 아플수록 더 큰 사랑에 안기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영적 가면을 벗어라』는 이 책이 처음 출간된 36년 전보다 오늘 더욱 필요한 책이다.
- 정신실 (정신실마음성장연구소 소장)
래리 크랩의 책은 야구에서 적시타와 같다. 그가 타석을 밟을 때마다 우리들은 홈으로 전진하게 된다. 당신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변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통찰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라.
- 맥스 루케이도
래리 크랩의 책을 통해, 그가 성숙하고 정직한 영성을 향하여 자신의 여정을 계속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내가 아직 밟아 보지 못한 영역을 모험하는 그가 정말 존경스럽다.
- 필립 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