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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부산

: 유산으로 본 부산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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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10g | 141*200*22mm
ISBN13 9791168261198
ISBN10 1168261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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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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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등학교에 이어 대학을 졸업한 후 예순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부산에 살면서, 부산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구나 부산이라는 도시의 역사성과 특수성에 주목하며 2007년부터 ‘열린부산·도시건축포럼’을 이끌어온 필자에게 부산의 미래는 늘 숙제처럼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 p.7

부산의 유산! 그것을 찾아보려 한다. 열세 꼭지의 이야기를 통해 ‘부산의 유산이 부산의 미래다’라는 명제 정립에 도전해 보려 한다. 이 도전의 시간이 부산의 존재감과 부산의 미래가치를 보다 넓고 깊게 우리 역사 전면에 드러낼 수 있기를, 또한 채워가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 p.40

개인적인 바람을 적어 본다.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사일로이자 68개의 저장고를 가진 ‘곡물전용창고(사일로)는 국제적인 대규모 문화시설로, ‘제1부두’는 피란수도 부산의 상징물이자 바다로 열린 역사문화의 광장으로, ‘국제터미널과 연안터미널’은 부산항박물관이나 아카이브센터로, ‘부산공동어시장’은 맨손경매가 이루어지는 영원히 살아있는 수산업의 현장으로, 남항의 ‘수리조선소들’은 살아 약동하는 첨단의 조선소로, ‘봉래동의 창고들’은 MZ세대들을 끌어 모으는 다기능 수변시설로, ‘40살을 훌쩍 넘은 크레인들’은 부산의 신 랜드마크로, 다양한 형상의 ‘계선주들’은 다양한 부산항의 기억장치 등으로 활용되길.
--- p.73

이처럼 피란수도 부산과 부산항은 대한민국 구호와 재건의 시작이며 중심이었다. 이를 토대로 대한민국은 한국전쟁의 위기에서 벗어나 이제는 원조하는 나라로 변했다. 대한민국의 위기 극복과 전후 복구가 부산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은 부산으로부터 다시 시작되었던 것이다.
--- p.102

2000년대 접어들어 부산은 탈산업도시로 변화하였다. 노동자들로 북적이던 공장들은 이제 더 이상 도심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부산은 이제 금융, 물류, 영상, 관광, 컨벤션에서 새로운 미래를 찾고 있다. 이런 변화는 부산의 곳곳에 남아 있는 공간적 서사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의미를 부여하였다. 20세기 후반 부산에 새겨진 생존과 희망의 공간적 서사 중에서 우리는 겨우 감천문화마을 하나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 p.127

이처럼 부산의 흥은 서서히 퍼져가는 물결처럼 시작되어 결국 거친 파도가 되어 삼키려는 듯 달려든다. 이런 흥은 영남지역의 대표적 민요인 옹헤야, 쾌지나칭칭나네 등과 같은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장르로부터 쌓인 흥들이 부산의 흥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궂은 비 내리는 날, 도라지 위스키 한 잔도,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고는 그 아픔을 웃음에 묻는 넉넉함도 모두 부산의 흥일 것이다.
--- p.150

한국전쟁기는 서울과 지역 사이에 존재했던 문화자본과 예술의 격차가 일거에 무너진 시기다. 부산은 한국 문화예술의 중심 지역으로서, 전시담론과 국민형성담론을 가파르게 생산하면서 문화예술의 부흥기를 누렸다. 그러나 정전협정의 체결과 환도는 전중기의 매체 환경을 재편하고, 반공전선의 기지이자 결전 문화예술의 거점이었던 피란수도 부산의 위상과 성격을 급격하게 변화시켰다.
--- p.177

육지에서는 땅의 소유가 너무 중요했기에 명료하게 선을 긋고 여기서부터는 내 땅, 저기까지는 네 땅 하는 방식의 ‘선 긋기(kritik)’가 중요했다면 바다에서는 다르다. 바닷가 도시의 세계관은 차라리 직관적이고 비합리적인 예술의 영역과 더 어울린다. 육지에서는 길을 따라 움직이지만, 바다에서 배는 길을 내면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먼저 지나간 뒤에야 길이 생긴다는 건 근사한 일인데, 바로 거기에 부산의 힘이 있다.
--- p.198

부산 사람의 기질을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많은 사람들의 이동이 빠르게 진행되는 시점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는 일이란 어렵다. 아니 어쩌면 부산 정체성을 찾는 일이 무모할지 모르겠다. 이 글에서는 부산 사람들이 만들어 온 역사를 통해 오늘날 부산 사람들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요소를 가지고 논의해 보려고 한다.
--- p.203

이제 부산은 포용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전 지구적 환경과 인구 감소시대를 맞이하며 집이 어떤 가치를 갖는 변화가 필요할까, 스스로 물어볼 때가 되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싸게 빨리’의 시민에서 ‘더불어 행복’이라는 공동체 살림을 위한 살림집을 위한 부산시민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 p.241

이처럼 부산은 다섯 가지의 독특한 컬러 혹은 독특한 무늬를 가지고 있다. 세계 어느 도시가 이런 다채로움을 가지고 있을까 싶다. 말 그대로 오색찬란한, 오채영롱한 도시다. 이런 다양한 켜가 레이어드 되어 있는 도시에 건축은 어떻게 절묘하게 직조되어야 할까? 도시의 켜에는 하나도 관심 없는 무심(혹은 무식)한 짓기나 표피적 흉내 내기 수준의 질 낮은 짓기는 점차 지양해야 한다. 도시의 켜를 더듬어 살피는 세심한 잇대어-짓기가 당연시되고 보편화된다면, 우리 도시는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며 살고 싶은 매력도시가 될 것이다.
--- p.267

동남권 광역 관광권, 나아가 남해안 관광벨트 구축의 핵심 거점 역할을 통해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새로운 축으로 성장할 때 부산은 명실상부한 국제 관광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울경, 나아가 남부권은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상생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일으키는 파트너이자 동반자라는 인식이 절실한 때이다.
--- p.291

브랜딩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도 무수히 많은 브랜드가 탄생하고 소멸한다. 경험상 3년 이상 브랜드를 알리지 않으면 소비자는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전히 성수동 같은 힙한 공간에서도 무수히 많은 브랜드들이 노출되고 소멸되며 시간 싸움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은 느림의 시간을 감내하면서 브랜딩 활동을 한다. 지역의 매력은 이럴 때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서로를 응원하면서 협력하는 모델들이 발견되고 지속된다면 더욱 빛을 내지 않을까.
--- p.312

부산은 매력적인 도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도시브랜드 평가’와 국회미래연구원이 발표한 ‘시민행복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내셔널지오그래픽은 ‘2023년 숨이 막히도록 멋진 여행지와 체험 장소 25곳’에 부산을 선정해 부산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했다. 민선 8기 부산시는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을 시정의 새로운 가치로 삼고 글로벌 허브도시와 시민행복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p.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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