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든 성직자든 상위 계급이 생산적 노동을 면제받는다는 법칙은 거의 예외 없이 지켜졌다. 노동의 면제야말로 상위 계급에 속한다는 것의 경제적 표상이었다.
--- p.16
문화 진화의 과정에서 유한계급은 사유재산제와 같은 시기에 출현했다.
--- p.39
재산 축적이 능력의 증거로 인정되면, 부의 소유는 존경을 확보하는 유일한 결정 요인이라는 성격을 갖는다. 당사자의 노력에 의해 스스로 확보한 것이든 상속으로 받은 것에 불과하든, 재산 소유는 명성을 약속하는 요인이 된다.
--- p.45
부가 아무리 널리 또는 균등하게 또는 ‘공평하게’ 분배되더라도, 공동체의 부가 전반적으로 늘어가는 것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욕망은 재산 축적에서 타인을 능가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 p.47
생산적 노동에의 종사는 빈곤과 복종의 상징이기 때문에 그 사회에서 평판을 받을 근거가 되지 못한다.
--- p.56
유한 신사로서는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도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시간에 대해 설득력 있는 설명을 준비하고, 비생산적으로 보낸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 p.61
이론상으로나 실제로나 생산 담당자이자 남성의 유체 재산이었던 아내는, 낡은 제도가 진화한 결과 남성이 소비하는 재화를 생산하는 역할에서 남성이 생산하는 재화를 의례적으로 소비하는 역할로 바뀌게 된다.
--- p.97
타인의 일상생활에 무감각한 사람들에게 재력을 각인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불 능력의 부단한 과시뿐이다.
--- p.100
도시에서는 재력의 증거에 대한 반응이나 그 일시적 효과가 훨씬 더 강하기 때문에 과시적 소비가 더욱더 빈번하게 행해진다.
--- p.101
어떤 생활양식이 사회적으로 체면이 서고 명예롭다고 인정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유한계급의 역할이다. 사회에서 허용되는 생활양식의 이상적인 모습을 자신의 언동으로 나타내는 것도 그들의 역할이다.
--- p.117
생산성이 향상되어 노동이 감소되어도 바로 노동이 줄어들지 않는다. 생산량의 증가분은 결국 과시적 소비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사용된다.
--- p.122
그러한 물건의 소유자에게 효용이란 본질적 아름다움보다도 그 소유나 낭비를 통해 존경받거나 경멸을 불식시키는 데 있다.
--- p.141
소비자에게 완벽하고 불만이 없는 재화가 되려면 허영심을 만족시킬 수 있는 요소를 갖춰야 한다.
--- p.164
과시적 소비 법칙의 작용이 특히 명백하게 인정되는 것은 의복이다. … 의복 비용은 그 사람의 재정 상황을 누구에게나 한눈에 보여준다는 점에서 다른 대부분에 비해 뛰어난 예시다.
--- p.177
부유 계급이 충분한 규모로 발전하고, 충분한 유한을 가지며, 낭비의 미묘한 증거를 찾아내는 눈을 기르게 되었을 때 과시의 방법은 고도로 세련되어진다.
--- p.194
부유한 유한계급의 관습, 행동, 의견이 다른 계급에게 일종의 행동 규범으로 변하게 되면, 그 계급의 보수적 영향력은 더욱 강해지고 그 범위도 넓어진다.
--- p.208
현대사회의 경쟁 대부분은 약탈적 성격 특성에서 유래하는 자기주장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약탈적 특성은 평화롭게 전개되는 현대의 경쟁에서는 어느 정도 고급의 태도로 변모하지만, 여하튼 약탈적 요소를 갖는 것은 문명인의 생활에 거의 필수적이라고 말해도 좋다.
--- p.264~265
겉으로는 사심 없는 공공 정신을 내세우는 사업 대부분이 사실은 발기인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거나, 나아가 이익을 얻기 위해서라는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 p.337
빈민층의 생활에 정통하면 저급하다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고 많은 사람이 그것을 회피하며, 이는 곧 관례나 선례가 된다.
--- p.342
그녀가 귀여움을 받고 당연한 보호자인 남편의 대행으로 화려한 소비를 과시하는 것은 허용되어 있다기보다, 도리어 요구되고 있다. 그녀는 비천하고 유용한 일을 면제받고 있다기보다, 도리어 금지당하고 있다. 필연적인 경제적 보호자의 세속적 명성을 보호하기 위해 여가의 대행 역할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 p.351
유한계급의 이상이 미치는 영향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의 교육, 특히 고등교육에서다.
--- p.359
고전과 교양의 지식이 결여된 사람은 제대로 된 학문을 하지 못한다고 보는 관점은, 지극히 평범한 학생들을 그러한 지식의 습득으로 향하게 하고 시간과 노력의 과시적 낭비를 강요한다.
--- p.385
‘고전’이라는 말에는 언제나 이러한 복고주의와 낭비의 울림이 있다.
--- p.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