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딕-칸의 이와 같은 엄청난 상상력과 지혜가 지금 아메리칸 드림의 허브이자 자동차 문화의 상징인 뉴욕을 그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자동차가 영원한 도로의 주인이 아닐 수도 있으며, 그 도로가 얼마든지 사람과 나누어 쓸 수 있는 공공 공간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그녀는 뉴욕을 자동차 없는 도시로 만드는 꿈을 꾸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_ 34쪽
“보행자를 위한 공공 공간의 중요성은 측정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더 넓은 보도, 보행자 거리, 더 크고 좋은 공원이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지 수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고, 게다가 얼마나 더 행복하게 하는지는 증명할 수조차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좀 더 고민해본다면, 삶에서 중요한 대부분의 것들 역시 측정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 좋은 예로 우리는 행복 이외에 우정, 아름다움, 사랑과 충성심 등을 들 수 있지요.” _ 62쪽
런던 위생 및 열대 의과대학(London School of Hygiene and Tropical Medicine)의 공중보건학 교수인 이안 로버츠(Ian Roberts)는 이라크 전쟁이 불가피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31 그는 이 전쟁이 1920년대에 이미 북미 계획가들에 의해 결정되어 있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미국이 경제적 기반시설을 고도로 자동차의존적으로 만들어 석유에 병적으로 탐닉할 수밖에 없게 된 것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전쟁의 계획자가 군사계획가가 아니라 도시계획가(또는 교통계획가)이며, 전쟁의 원인도 자동차 의존에 있다고 본 것이다. _ 90~91쪽
우리는 새롭게 도로 건설을 하거나 도로 면적을 넓히는 것이 교통정체라는 질병을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생각하는 그릇된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허리띠를 늦춘다고 비만이 해결되고 코를 넓힌다고 코막힘이 치료되지 않듯이, 복잡한 도로에 수용능력을 늘려준다고 실제로 차량 흐름이 빨라지거나 개선되지 않는다는 실례를 현실 속에서 무수히 많이 발견할 수 있다. _ 130쪽
우리가 꿈꾸는 참된 도시는 승용차가 절대군주처럼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괴물 같은 도시가 아니다. 반대로 대중교통, 자전거, 보행 등의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주거 지역과 상업 지역에 대한 접근성을 제고하면서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고 이용 수요를 극대화할 수 있는 도시가 우리가 꿈꾸는 도시다. 동시에 교외화에 의한 도시의 평면적 확산을 억제하고 도심 공동화를 방지할 수 있는, 작은 행성에 더욱 적합한 유형의 도시가 우리가 꿈꾸는 도시다. _ 131쪽
“사람들이 가난으로 인해 시장에서 소비자가 될 수 없더라도 그들은 여전히 시민이다. 이에 대비하여 시장 실패를 바로잡는 것은 시정부의 의무다” _ 161쪽
이제는 우리나라의 도시들도 파편화된 먹거리 정책에서 벗어나 도시농업, 로컬푸드, 학교·기관급식, 식품안전, 영양보장, 먹거리 교육 및 실습 등에 대해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시민들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시민들을 존경하고 안락한 삶을 보장하는 21세기형 인간도시의 참 모습일 것이다. _ 176쪽
자본주의의 원리에 따른 이윤과 효율을 추구하면서도 평등과 참여민주주의의 이념을 최대한 살린 경영으로 노동의 소외를 극복해온 몬드라곤 방식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_ 241쪽
쿠바가 의료천국으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패밀리 닥터’로 대표되는,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1차 진료조직의 완벽한 확립에 있을 것이다. 98% 이상의 국민을 담당하는 전국적인 1차 진료조직이 국민의 건강 파수꾼 노릇을 하며, 치료보다 예방을 중시하는 선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쿠바는 현재보다 미래를 내다본다는 생각으로 과학과 의료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허브와 동양의학 등 대체의학의 연구·개발에도 역점을 기울여 석유 없이도 약품 생산이 가능한 영역을 개척하면서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고 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