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마약이며 그중에서도 중독성이 아주 강한 마약이라는 것이 오랜 세월에 걸쳐 세뇌 당한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불편한 진실이다. 다른 마약과 마찬가지로 술도 영혼을 파괴하는 그 덫 속으로 우리를 점점 더 깊이 끌어당긴다. 그러나 AA 같은 금주 자조 단체의 주장과 달리, 또 지구상에서 가장 널리 광고되고 선전되는 마약인 술을 마시지 않고는 인생을 살 가치가 없다는 음주자들의 집단적 믿음에도 불구하고, 술의 덫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소식이 있다. 술을 끊기가 아주 쉽다는 사실이다.
--- 「나도 혹시 ‘알코홀릭’?」 중에서
술을 왜 마시느냐고? 한마디로 말하면 사람들은 술을 마시도록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사회적으로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술이 만들어낸 환상으로 사람들은 음주에 실질적인 혜택이 있다고 믿는다. 슬픈 현실은 그것이 우리 대다수 정체성의 중요한 일부로 굳어졌다는 사실이다.
--- 「우리가 술을 마시는 이유」 중에서
알코올은 기분저하제다. 따라서 많이 마실수록 더욱 우울해진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의학적 사실이다. 알코올이 사람들을 진실로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면 의사들이 왜 술을 항우울제로 처방하지 않을까? 울적하고 외로울 때 홀로 방에 앉아 술을 마시면 행복해지기는커녕 더욱 기분이 가라앉고 비참해질 뿐이다.
--- 「술잔 속에 잃어버린 나」 중에서
흔히 술 마시는 사람들은 자신이 스스로 술을 제어할 수 있으며 자신의 선택에 따라 마시고 가끔씩 과음하지만 문제는 없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자신을 지배하는 무엇을 자신이 지배하려고 끊임없이 싸우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실제로 술을 제어하는지 못하는지 알기는 아주 쉽다. 자신이 술을 제어한다고 큰소리치는 것이 실제로는 술의 지배를 받는다는 표시다.
--- 「술김에 부리는 만용」 중에서
술은 경제적 스트레스, 신체적 스트레스, 정신적 스트레스 그리고 정서적 스트레스를 일으킨다. 아침에 깨어나서 전날 밤 무슨 말을 했고 무슨 행동을 했으며 어떻게 집에 왔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 걱정된다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커진다. ‘그럴 생각이 아니었는데…’라든가 ‘다음 날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서 많이 마시지 말아야 했었는데…’라든가 ‘오늘 아침에는 운전하면 안 되겠어. 아직 술기운이 남아 있어’라든가 ‘어제 내가 술값 얼마를 지불했지? 내 돈이 다 어디 갔지?’라고 생각하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지 걱정이라면 그야말로 엄청난 스트레스 아닌가? 더 당혹스러운 의문도 있다. ‘내가 어떻게 여기 누워 있지?’ ‘당신은 누구지?’
--- 「스트레스 완화는커녕...」 중에서
내가 강조하려는 점은 ‘사교 음주’는 없다는 사실이다. 알코올이 효과를 내면 즉시 사교가 중단된다. 사교적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잘 소통한다는 뜻이다. 술 없이도 얼마든 잘 소통할 수 있다. 술이 우리를 사교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술이 사교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다.
인구의 대다수가 술을 마시는 곳에서는 구타와 성폭행, 폭력, 언쟁, 악의, 감정적 행동이 난무한다.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진정한 용기와 자신감이 술병에 빠져 사라지고 스트레스만 쌓인다. 자살과 살인, 강도가 횡행한다. 파괴된 가정과 비참한 빈곤이 만연한다. 인구의 대다수가 술을 마시면 세상이 그렇게 된다.
--- 「사교를 위한 음주는 없다」 중에서
영국에서 매년 9000명 이상이 술 때문에 사망한다. 그런 통계에도 술이 몸에 좋다고 말할 수 있는가? ‘전문가’들은 40세 이상인 사람들의 심장병 예방에 약간의 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통계에 따르면 45세 이상인 영국인 중 심장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영국은 성인 인구의 80% 이상이 술을 마시는 나라가 아닌가? 알코올이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면 영국이 세계에서 가장 건강한 나라가 되어야 마땅하며, 심장병 환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어야 하지 않을까?
--- 「적당히 마시면 보약?」 중에서
완전한 금주의 큰 기쁨 중 하나는 스트레스를 주는 어떤 순간도 흥미진진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여러분도 이제 알듯이 알코올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유발한다. 술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스트레스를 일으킨다. 이제 나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이전보다 훨씬 나은 상태에 있다. 따라서 어려운 문제가 닥쳐도 타조처럼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고 못 본 체하지 않고 그 스트레스에 용감하게 대처한다.
--- 「술병을 버려야 용기를 되찾는다」 중에서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술을 마시도록 사회적으로 길들여졌다. 부모도 저녁식사를 하면서 열 살짜리 아이에게 작은 잔에 따른 와인 한 잔 정도를 마시게 해도 해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와인 한 모금 정도는 괜찮아”라는 말은 “헤로인을 약간만 하면 괜찮아”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둘 다 마약이고, 둘 다 중독성이 강하며, 둘 다 삶을 망가뜨린다. 둘의 차이라면 헤로인은 그 본질이 무엇인지 눈에 확실히 보이며, 미디어에서 사교 생활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행복하게 해주는 약이라고 선전되지 않는 반면 술은 바로 그렇게 선전된다는 사실이다. 또 헤로인은 불법 마약이고 음주는 합법 마약이다.
--- 「광고와 선전의 위력」 중에서
금주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것이다. ‘딱 한 잔’은 없다. 술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려면 이 교훈을 오해 없이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딱 한 잔’을 거부하고도 박탈감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애초에 우리가 왜 알코올에 중독되었는가? 딱 한 잔만 해볼까 하는 생각이 발단이었다.
--- 「“좋아, 딱 한 잔만?”의 유혹」 중에서
알코올 중독자는 술을 끊으면 세상 전체가 암울해진다고 느끼며 그 느낌은 평생 지속될 수 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라. 술을 끊는 것은 친구를 잃는 게 아니라 삶의 질에 평생 악영향을 끼치는 질병을 제거하는 행위다. 금주함으로써 술의 덫에서 풀려나 대다수 음주자들이 마음속 깊이 간절히 바라던 바를 성취하게 된다. 새로 얻은 자유를 누리며, 그 질병을 굶겨 죽이는 일을 마음껏 즐기기 바란다.
--- 「생애 마지막 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