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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 모리 오가이 중단편선

[ 개정판 ] 문예 세계문학선-098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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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152*223*30mm
ISBN13 9788931023725
ISBN10 893102372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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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요즘 가만히 생각해봤는데요, 이제 더는 속지 않을래요. 내가 거짓말하거나 남을 속이지 않는 대신에 저도 남에게 속지 않을 작정이에요.”
---p.59 「기러기」중에서

오다마는 매일 무심결에 창밖을 지나는 학생들을 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가슴속에 무엇인가가 싹트고 있는 것을 느끼고 화들짝 놀랐다. 의식의 문턱 아래에서 잉태되고 형태가 생긴 후 돌연 뛰기 시작한 듯한 상상의 덩어리에 놀랐던 것이다.
---p.82 「기러기」중에서

대체로 여자는 어떤 일을 결심할 때까지는 안타까울 정도로 주저하고 망설이다가, 막상 결심을 하면 남자처럼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고 눈 옆을 가린 말처럼 앞만 보고 달려간다. 사려 깊은 남자가 의구심을 가질 정도의 장애물이 앞에 가로막혀 있어도 여자는 그것을 거들떠보지 않는다. 그래서 남자가 감히 하지 못하는 일도 과감히 해치워서 의외로 성공을 거두는 경우도 있다.
---p.118 「기러기」중에서

만일 재산이 없으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하고 생각한다. 재산이 있어도, 좀 더 많았으면 하고 생각한다. 이처럼 계속 생각해보면, 사람은 어디까지 가도 멈추는 것이 불가능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멈춘다는 것을 지금 눈앞에서 보여주는 자가 바로 기스케라고 쇼베는 생각했다. 쇼베는 새삼스럽게 경이로운 눈으로 기스케를 바라보았다. 이때 쇼베는 하늘을 쳐다보는 기스케의 머리에서 광채가 비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p.147 「다케세부네」중에서

누이는 바닷물을 긷고 남동생은 나무를 하며 하루하루 살아갔다. 누이는 해변에서 남동생을 생각하고 남동생은 산에서 누이를 생각하다 해가 저물기를 기다려 오두막으로 돌아오면, 둘은 서로 손을 잡고 쓰쿠시에 있는 아버지와 사도로 끌려간 어머니가 그립다며 울고, 또 울었다.
---p.174 「산쇼 대부」중에서

가나이는 자연주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작중 인물의 어떤 행동이나 사건에 매번 성적 관념을 연결시키는 것, 또 그 부분을 두고 평론가들이 인간 삶의 모습을 잘 묘사했다고 인정하는 것을 보며, 인생은 과연 그런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어쩌면 자기가 보통 사람의 심리 상태에서 벗어나 있어서 성욕에 냉담한 것은 아닌지, 특히 불감증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상한 성벽(性癖)을 가지고 태어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p.201 「성적 인생」중에서

가나이는 세상 사람이 모두 색정광이 되어버리고 자기만 인간의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게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pp.202-203 「성적 인생」중에서

왠지 남녀 관계가 아름다운 꿈처럼 머리에 떠올랐다. 그것은 그다지 깊은 인상을 주지 않고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런 인상을 받을 때마다 그 아름다운 꿈과 같은 것은 용모가 훌륭한 남녀나 받는 복이지, 나 같은 사람은 도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내게는 고통이었다.
---p.239 「성적 인생」중에서

세상 사람들은 내가 나이를 먹어 정열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소년 시절부터 나 자신을 매우 잘 알고 있다. … 어차피 나는 보통 이상으로 냉담한 사람인 듯하다.
---p.297 「성적 인생」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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