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시절 저는 9월 이후 치러진 모의고사들에서 연속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받아 들었습니다. 당시 제가 느꼈던 압박감과 부담감, 그로부터 우러나왔던 절박함은 말할 필요도 없겠죠. 그러나 그때의 저는, 그 절박함을 오히려 공부를 하기 위한 원동력으로 활용했습니다.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했고, 더 많은 양의 문제지를 풀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결국 서울대학교에 현역 정시로 진학하게 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제가 성적 상승을 이루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수험생 여러분도 가지고 있는 힘입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절박함. 여러분이 지금 느끼고 있는 불안감과 두려움, 그로부터 우러나오는 절박함을 공부를 해 나가기 위한 원동력으로 승화시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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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요즘처럼 수능에 관해 혼란과 불확실성이 큰 경우에는, 더더욱 대응 방안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이 중요하겠죠. 시험지의 형식 외에도 정답을 효과적으로 찍는 법 또는 각 파트에 시간을 분배하는 법,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의 대처법 등 시험과 관련된 문항 외적인 요소들도 전부 행동 영역의 마련을 통해 대비할 수 있습니다.
정답을 효과적으로 찍는 법의 경우에는 ‘객관식 답 개수를 모두 세어 본 뒤 가장 안 나온 번호로 찍기’ 또는 ‘㉠㉡㉢ 문제는 선지의 구성을 살펴보고 찍기’ 등의 행동 영역을, 각 파트에 대한 시간 분배는 ‘비문학 40분, 문학 25분, 선택과목 15분 할애하기’ 등의 행동 영역을,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경우에는 ‘1분 이상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이후 문제로 넘어가기’ 등의 행동 영역을 마련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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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 문학은 그 특징상 내용에서 ‘큰 줄기’로 다뤄지는 사건이 있는데, 그 사건이 진행되는 양상을 중심으로 글을 읽어 나가는 게 좋습니다. 만약 그 사건에 대한 설명이 보기에서 주어졌다면 지문에서 현재 읽고 있는 내용이 보기에서 설명한 사건의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를 중점으로 읽어 나가면 되며, 주어지지 않았다면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파악에 중점을 두어 지문을 읽어 나가세요.
--- p.101
물론 어느 과목에서나 스스로가 가진 약점을 찾아 그를 보완하는 공부를 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특히 영어라는 과목에 있어 이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영어를 구성하는 각 요소들(어휘·문법, 독해, 문제 풀이) 간의 상호 연관성이 다른 과목에 비해 유의미한 수준으로 크기 때문입니다.
국어의 경우에는, 만약 누군가가 비문학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그가 반드시 문학, 선택과목에서도 약한 모습을 보이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영어에서는 어휘·문법이 약하면 필연적으로 독해가 약해지고, 독해가 약해지면 필연적으로 문제 풀이도 약해지는데, 이는 앞에서 언급한 영어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상호 연관성 때문입니다.
--- p.139
수능은 8시 10분까지 입실해 8시 40분에 첫 시험이 시작되고, 마지막 시험은 16시 37분(또는 17시 45분)에 마무리되기에 학생들에게 상당히 큰 체력적 부담을 안겨 줍니다. 물론 중간중간 휴식 시간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날 하루에 인생 전반이 결정되는 시험이 치러지고 있는 만큼 이 시간 동안에도 마음 편하게 휴식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은 0에 수렴합니다.
8시간 27분 동안 벌어지는 인생을 건 사투, 이 긴 시간 동안 버틸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하는 것은 수능을 치르는 학생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 시간 동안 정신을 멀쩡하게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몸이 해당 시간을 ‘원래도 몸이 깨어 있어야 하는 시간’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p.258
1. 파본 검사를 하면서 약한 유형(제 경우에는 도형)이 어느 번호대의 문제에 출제되었는지를 확인하기
2. 약한 유형이 4점 중반부 이후 번호대에 출제되었을 때에는 가장 마지막에 풀기
3. 제시된 순서대로 문제를 풀어 나가되, 문제의 발상이 1분 이상 떠오르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 문제는 일단 넘어가기
4. 문제의 발문을 정독하면서 제시된 정보를 하나하나 면밀히 체크하기(문제를 제대로 읽지 않아 발생하는 실수를 줄이기 위함)
--- p.334
수능 시험은 11월에 치러지는데, 그 시기 날씨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추울 겁니다. 발이 시리면 시험에 집중이 어려울 테니,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양말 하나 정도는 더 챙겨 가는 게 좋죠. ‘히터가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히터로 인해 데워진 따뜻한 공기는 다 위로 올라가서 바닥에는 여전히 차가운 공기만 남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신체 부위에 비해 발이 더 시립니다. 때문에 저는 여분의 양말 하나를 더 챙겨 가는 걸 추천하는 편입니다.
--- p.349
순응이 곧 끝납니다. 여러분이 제대로 찍기를 응원합니다. 정답을 찍는 것만이 아닌, 이 순응의 체계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2막의 이야기를 써 나가기를 응원합니다.
여러분이 제대로 붙기를 응원합니다. 대학에 붙는 것만이 아닌, 여러분을 억누르는 모든 것들과 제대로 한 판 붙기를 응원합니다.
순응이 곧 끝납니다. 이제 여러분에 대한 모든 구속에 불응할 수 있는, 멋진 성인이자 대학생이 될 수험생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p.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