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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중남미소설 69위 | 스페인/중남미소설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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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132*209*20mm
ISBN13 9791167374608
ISBN10 116737460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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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우리가 물려받는 것은 낡은 침대와 울분이 전부다. 원망(怨望)과 밤에 누워 자는 곳, 이 두가지만 이 집에서 물려받을 수 있다.
--- p.11

그건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이 실제로 천사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세상의 모든 화가들은 협잡꾼들이었고, 나는 그들이 꾸며내는 거짓말에 진절머리가 났다.
--- pp.27~28

옷장 문은 여전히 열려 있었다. 그 안에서 골짜기나 저수지의 안개처럼 싸늘하면서도 축축한 공기가 흘러나왔다. 남자는 내 귀에 들리지 않는 웅얼거림에 홀린 듯 옷장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는데, 나는 그곳에 무언가가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 p.37

그것들은 벽돌의 모르타르와 벽에 바른 석회에 뒤섞여 있다. 이 집의 터와 기와, 바닥과 대들보에도 있다. 온 세상이 굶주림과 먼지로 변하고 죽은 자들과 산 자들을 구별할 수 없던 3년의 전쟁과 전후 40년 동안, 그것들은 이 집을 안전하게 지켜주었다.
--- pp.40~41

이 집은 하나의 저주다. 아버지는 이 집으로 우리에게 저주를 내렸고, 그 안에 갇혀 살도록 만들었다. 우리는 그때부터 여기 살아왔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썩어 문드러질 때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계속 여기 머물게 될 것이다.
--- p.41

결국 아버지는 집 안의 또 다른 어둠의 그림자로 변해버렸다. 어머니는 그로부터 다섯 달 뒤에 나를 낳았다. 나는 바로 여기, 벽들이 내 아버지를 집어삼킨 방에서 태어났다.
--- pp.60~61

복도에 감돌던 안개가 걷히자, 익숙하고 오래된 분노와 증오만이 벽과 바닥에 부스럼 딱지처럼 달라붙어 있었다.
--- p.72

이 집안 여자들이 결혼하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들은 손으로 아무리 열심히 비벼 빨아도 사라지지 않는 얼룩만 침대 시트 테두리에 남기고 사라졌다. 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이 집은 남자들이 죽을 때까지 속을 말려버린다고 했다.
--- p.117

그녀는 고통스러워하는 듯한 그의 모습을 볼 때마다 빙긋이 웃었다. 확인을 마치고 나면 벽돌을 제자리에 끼워놓고 옷장을 벽에 밀어붙인 다음, 성호를 그었다. 저자가 살면서 겪어야 했던 고통을 죽어서도 겪게 하소서.
--- p.119

하기는 그런 불행한 여자가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치겠는가 평생 하나도 이룬 것이 없고 아무것도 가진 적이 없는 여자가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 그런 여자가 무슨 수로 아이에게 자신의 분수를 알도록 가르치겠는가 그런 여자가 무슨 수로 아이에게 성공과 돈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겠는가 항상 짓밟히며 살아온 여자가 무슨 수로 아이에게 남을 짓밟는 법을 가르치겠는가.
--- pp.139~140

하지만 더 나쁜 것은 어둠의 그림자들이었다. 그것들은 우리의 발목을 잡아 넘어지게 하고, 옷자락을 잡아당겼으며, 머리카락에 매달리는가 하면, 옷장 안에 있던 접시와 유리잔을 꺼내 우리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 p.158

이 징글징글한 집구석에는 아무것도 찾아오지 않는다. 여기서 나가는 것도 없지만, 오는 것도 없다. 물론 죽은 자들만 제외하고. 그들은 슬픔과 고통을 문턱까지 질질 끌고 와서 문과 벽과 선반과 우리들의 머리카락과 발목 등 아무것이나 닥치는 대로 붙잡고 늘어진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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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환시와도 같다. 이 환시에 등장하는 두 여성, 할머니와 손녀는 집에 깃든 다른 존재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거룩한 성인이 그려진 성물로도 막을 수 없는 어둠의 그림자들이다. 대체 이 집에 어떤 일이 있었기에 어둠의 그림자들이 깃들어 있는 걸까. 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두 여성의 목소리를 번갈아 엮은 환시는 이 집을 배경으로 스페인과 한 가족의 역사를 보여주며 계급과 차별 등 현실 속 여러 문제를 직시하게 한다. 빛을 점점 꺼뜨리고, 분노로 어둠을 타오르게 만든다. 영적 체험과도 같은 몰입감을 느끼면서 이야기의 끝에 도달하면, 우리는 복수라는 매혹적인 제안을 받게 된다. 여기서 우리의 고민이 시작된다. 이 환시는 신의 참된 계시일까, 아니면 악마의 유혹일까. 이 환시를 체험한 우리는 성인이 될까, 아니면 마녀가 될까.”
- 김이삭 (소설가)
시와 복수로 지어진 여성들과 유령들의 집. 긴장감 넘치고 오싹한 이 소설은 마치 저자가 마녀들에게 이 명쾌하고 끔찍한 악몽을 받아쓰게끔 지시받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망령, 계급투쟁, 폭력과 외로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 마리아나 엔리케스 (소설가)
“독특하게 기이하며 음산하고 소름 끼치는 이야기는 날카롭고 빠른 속도의 문장으로 분노와 고독에 관해 풀어낸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마르티네스는 계급적 분노와 악의 잔류라는 더 큰 주제를 탐구한다. 이 근사한 데뷔작은 세대 간 트라우마와 괴이한 비-존재들을 동시에 주목하고 있다.”
- 뉴욕타임스
“세대를 이어 전해진 트라우마, 폭력, 여성혐오, 계급 문제에 관한 생생한 탐구를 통해 고전적인 유령의 집 모티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 독자들은 이 놀라운 이야기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마르티네스의 산문은 위협적인 으르렁거림과 함께 정직하게 나아간다. (…) 그 밑에는 흥미로운 역동성이 끓어오르고, 특히 상속받은 트라우마, 불평등, 억압에 대한 예리한 감각이 놓여 있다. (…) 해골 뼈와 죄의 더미로 가득한 가족의 옷장에 묻혀 있는 괴담.”
- 커커스 리뷰
“《나무좀》은 에드거 앨런 포와 셜리 잭슨과 같은 장르의 아이콘을 오마주하면서도, 20세기 스페인의 계급과 정치 역사에 대한 특정 상황을 파고들어 국제적 관객과 공명할 보편성을 이끌어낸 대단히 깊은 스페인 소설.”
- 사우스웨스트 리뷰
“페르난다 멜초로의 《태풍의 계절》의 집에서 문학적 블록 아래로 몇 개의 문을 거치면 라일라 마르티네스의 《나무좀》이 있을 것이다. 이 스페인 작가의 데뷔 소설은 세대의 비밀, 유령들의 복수, 그리고 허접한 남자들이 만든 끝없는 난장판을 청소하려는 화난 여성들에 관한 몰입감 넘치고 으스스한 작품이다.”
- 〈파월스 북스〉서점원 리뷰
“세대 간 공포, 여성적 분노, 권력의 전유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 스타일리스트
오싹하고 매혹적인 이 소설은 기억하려는 여성과 망각하는 남성에 대한 이야기이며, 자본이 괴물들을 번성하게 만드는 사회구조를 향한 유령의 노여움을 다룬다.
- 조슈아 리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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