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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랜프 1

홀랜프 1

: 거룩한 땅의 수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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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135*200*30mm
ISBN13 9788946422865
ISBN10 8946422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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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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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를 가리던 국제우주정거장이 사라지면서 지구의 온전한 모습이 다시 보인다. 태양에 의해 낮과 밤이 만들어지고 그에 맞춰 생활하는 인간들이 저 둥근 사람 머리 같은 곳 안에서 분주하게 살고 있을 것이다. 엄지를 손안으로 집어넣고 주먹을 쥐어본다. 그 모양이 인간의 뇌와 비슷하다. 그리고 두 주먹을 한데 모아본다. 둥근 지구, 둥근 사람의 머리 같다.
“이렇게 두 개의 뇌를 합치면 지구가 되는 셈이지.”
--- p.9

“정말 저 같은 유전자가 괜찮을까요? 저 엄청 얼빵하고 띨띨한 데다 늘 왕따 당하는 애인데……. 그리고 사교성도 없어서 사람들하고 말도 잘 못 해요.” 서 집사가 말없이 미소를 짓는다. 최 박사 역시 선우필에게 미소 짓고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소외감을 느낄 줄 아는 것도 중요한 감각을 깨우는 일이야. 그런 왕따 경험으로 자네의 생각이 깊어졌을 수 있지. 오늘부로 자네 유전자는 현재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유전자가 될 걸세.”
최 박사가 놀리는 것인지 칭찬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궁금증이 더 많아진 선우필은 입을 웅얼대며 물어본다. 하지만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자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조차 모른 채 잠이 들어간다.
--- pp.92~93

엘리베이터에서 리브 역시 난생처음 보는 최 박사의 모습에 놀라 어찌할 바를 모른다. 다른 아이들도 당황하고 있다. 늘 최 박사의 말을 들으며 그의 말을 따라 행동해왔고 지금까지 순조로운 생활을 해왔다. 그것은 세상이 만들어낸 규칙과 통념을 잘 따르는 생활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런 건 아무 쓸모가 없으며 그저 생사를 오가는 상황이다. 이럴 때 규칙과 통념으로만 살아온 아이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모른다. 늘 답이 있었던 리브조차 지금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때 리브는 누가 자신의 손을 꼭 잡는 것을 느낀다. 레나인가 싶어 무의식적으로 안아주려고 돌아보니 그 손의 주인은 선우필이다.
--- p.126

갑자기 나타난 괴생물체들의 공격에 온 세상이 폐허가 되어간다. 인간들은 영문도 모른 채 괴생물체들에게 죽어간다. 하늘에서 비행하는 대형 괴생물체들은 인간들이 이제껏 지어온 건축물들을 공격하고 파괴한다. 대형 괴생물체 위에 탑승하고 있던 인간과 비슷한 크기의 중형, 인간의 반 크기인 소형 괴생물체들은 지상으로 내려와 인간들을 공격한다. 중형 괴생물체들은 한 손에 총과 비슷한 무기를 들고 알 수 없는 빛을 쏴대고 돌기가 나 있는 날카로운 팔로 사람들을 베어 죽인다. 괴생물체들은 흡사 해파리와 물곰을 섞어놓은 모양이다.
--- p.140

움스크린 안에는 물이 가득 채워져 있고 마치 산모의 배 속을 보여주는 듯 애벌레 같은 태아가 중심에 있다. 작고 투명한 막이 그 주위를 감싸고 있으며 투명한 태아의 속이 다 보인다. 커다란 연필심이 박혀 있는 듯한 검은 두 눈이 어디를 보는 듯 조금씩 움직이고 머리 주위에는 전류가 흐르는 듯 빛이 흐르고 있다. 조그마한 심장이 팔딱거리는 것이 진동으로 느껴지는 듯 태아는 이따금 꿈틀거린다.
--- p.186

“페카터모리가 된 인간들은 홀랜프의 도움으로 잠재력이 빨리 깨어나고 어빌리스 능력치가 월등히 높아져. 지금 세상은 어빌리스를 활용하지 못하면 살 수 없는 세상이니 쉬운 방법에 매료된 인간들이 홀랜프에 붙는 거지. 인간의 본성인 게으름이 나타나는 거야. 훈련으로 어렵게 강해지려 하기보다 쉽고 간단하게 강해지려는 거니까. 페카터모리가 되어 홀랜프를 무찌르겠다는 인간들도 있었지만, 그들 역시 어느새 홀랜프의 하수인이 되었지.”
--- p.317

“하늘의 도시에서는 보통의 사람들이 읽기 쉽게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배포하였고 사람들은 그 책을 예언서라고 부르기 시작했어. 우리는 인류의 계획을 설명한 계획서로 생각했지만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지. 어쩔 수 없이 우리도 예언서라고 부르고 우리 나름대로 해석하기 시작했어. 박사님은 모호한 말을 자주 하셨기에 내용이 애매한 부분이 많아. 우리가 알아서 해석해야 했지. 하지만 모두가 공통으로 믿고 해석한 것이 있어. 바로 자네들과 관련된 부분이야.”
--- p.319

서 집사는 대형 스크린을 쳐다본다. 붉은 픽셀의 사령관은 리브와 이야기하는 동시에 뒤에서 지켜보는 다른 색 픽셀의 사령관들과도 대화하는 듯 계속 움직인다. 저화질인 데다 다양한 색의 픽셀로 되어 있어 얼굴 분석이 힘들다. 어빌리스조차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가까이에 있지 않은 듯하다. 빨간 전화기를 든 리브는 아무 표정 없이 얘기만 듣고 있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표정이다.
--- p.323

“이전 것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났다. 난 나를 속박하던 모든 것에서 이제 자유로워졌다.”
페카터모리 알파가 사람의 머리를 던진다. 죽은 사람의 머리가 사내 앞으로 굴러온다. 입을 벌린 그 표정이 슬퍼 보인다. 울었는지 하얗게 뜬 눈 밑에 눈물이 말라 있다.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고 죽은 표정이다. 사내가 페카터모리 알파를 바라본다.
“인간이었을 때 나의 아버지다.”
--- pp.3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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