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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정체

슬픔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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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91쪽 | 128*188*20mm
ISBN13 9791193669006
ISBN10 119366900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무작정 너에게 뛰어들었다. 낯설고 익숙한 감정으로 번쩍인다. 가까운 먼 곳의 너와 나. 하나의 입자가 무한 속도로 퍼져가고 이동하면서 변형의 환희가 된다. 행복은 기쁨과 동시에 고독이 되는 같은 시간을 거슬러 기억이 어떤 궤도를 벗어난 듯하다가 너와 나에게 이끌린다.

그 공포의 감정에 벗어나기 위해서 ‘제이’는 가장 안전한 감정을 불러와야만 했다. 그것이 어떤 이탈의 감정이 되기도 하고 보호의 감정이 되기도 했다. 미묘하고 찬란하며 환희를 품은 마음의 정체 뒤에 그 무엇. 그것은 사랑이었다. ‘제이’는 마음이 조각난 두려움에서 살아내야만 하는 본능적 감정을 불러와야만 했다. 두려움도 사랑도 모두 제이가 불러온 기억의 파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제어할 수 없는 상태의 자신을 보게 되었다.

마음은 감정 위에 자꾸 덧바른 슬픔이었다. 슬퍼도 슬펐다.

모든 것을 외면하고 하나를 잃고 하나를 얻는다 해도 모든 것을 버리고 모든 것을 얻을 수 없는 자신이 되었다. 그렇게 어떤 흐름에 자신을 잃었다. 덩그러니 세상 속에서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자신이 되었다. 그런 자신의 소용돌이 안에서 ‘케이’는 자신의 마음을 가혹하게 학대하고 멈추지 않는 삐딱함으로 버티고 있었다.

무수한 시간이 거슬러 우연과 필연을 반복한다. 상관없이 스쳐가다가 운명처럼 마주하는 삶이 되었다. 모든 연결을 내포한 삶이 꺼지지 않은 불씨로 서로에게 잠재적인 영향을 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파리에서의 생활은 풍요롭고 다채로웠지만 마음은 텅 빈 공허였다. 쓸쓸하고 때론 아픈 마음의 끝을 매달고 있었고 무엇인가 잃어버린 사람같이 초조하고 불안하기도 했다. 그것은 이방인에게 던져지는 암묵적인 소외였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소외감을 풀어냈다. 태양이 빛나던 어느 날, 투명한 공기 안에서 슬픔조차 감출 수 없었고 얼굴의 미세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순간, 그때를 기억하는 하늘과 땅이 풍요로웠다.

프랑스 살롱전에 출품한 그녀의 작품은 세 남자였다. 그녀의 인생에 끼어든 남자는 각기 다른 표정과 마음의 양면성을 승화시켜 표현했다. 그것은 ‘엘’이 바라보는 관점이자, ‘엘’이 원하는 그들의 모습이 표현된 그림이었다. ‘엘’에게 세 남자는 인생의 시작이고 인생의 끝이기도 했다.

다시 불빛은 점등을 하듯이 연결되어 이곳저곳에서 밝혀진다. 황푸강 주변 상해의 밤은 빛의 제국으로 들어섰다. 큰 건물에 불이 들어오자 하늘에 반사한 누군가의 찬란한 기억이 퍼지고 퍼졌다. 그렇게 ‘제이’가 불러들인 마음속에 과거의 여자가 숨어 있었다. 그곳은 현실을 점등해 놓은 많은 감정이 있었다. 우리들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빛이 나야만 하는 정체의 연결에 가끔 끼어들었다.
---본문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부. 슬픔의 순간

상해, 서울:’제이’는 밀어내지 못한 사랑에 대한 감정을 치유하기 위해 상해로 왔다. 거기서 과거의 여자를 만나게 된다. 과거의 여자는 어떤 사물에 깃들어 ‘제이’에게만 보이는 상념 같은 것이었다. ‘케이’의 고민과 상념의 집중이 어떤 환상과 환각처럼 펼쳐진다. ‘제이’가 사랑했던 ‘케이’는 장애인 여자친구 ‘와이’는 자살했고 그에 대한 두려움으로 애도의 시간이 없이 ‘제이’를 사랑하게 된다. 그것은 사랑보다 ‘케이’의 도피처와 같았다. 하지만 ‘제이’는 첫사랑인 ‘케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케이’는 모든 죄책감과 사랑의 좌절에서 제대로 사랑한 것이 아님을 인식하게 된다. 그런 죄책감이 방황을 하게하고 그런 자신에게서 벗어나길 원했다. 그래야만 자신이 살 수 있고 사랑한 이들도 사랑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다른 삶을 선택한다. ‘제이’는 결국 받아들여야 했고 자신만의 방에 갇힌 사랑에 번민하게 된다. 상해로 간 어는 호텔 방에서 ‘제이’는 과거의 여자를 만나게 된다.

2부. 슬픔의 기억

파리, 조선, 상해: ‘엘’과 ‘비’의 정략결혼 후 파리로 갔다. ‘엘’의 파리 생활은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비’가 독일로 공부하러 간 사이 ‘엘’은 파리에서 생활하고 그림을 그렸다. 그러던 중 파리에서 ‘민’과 ‘디’를 만나게 된다. ‘엘’과 ‘민’은 결혼을 한 상태지만 둘은 첫눈에 호감을 가지며 사랑하게 된다. 또한 ‘디’도 ‘엘’을 사랑했지만 마음으로만 품게 된다. 그 후 조선으로 돌아온 후 ‘엘’은 ‘민’의 정부가 된다. ‘엘’이 이혼하고 ‘민’의 죽음으로 ‘디’는 ‘엘’에게 적극적인 마음으로 구애한다. ‘엘’과 ‘디’는 상해로 가고 ‘엘’은 상해서 그림을 그리고 부유층 여자들과 사교모임에 자주 참석한다. ‘엘’은 마약을 하게 되고 결국 중독되어 죽게 되자, ‘디’는 ‘엘’이 그린 그림을 팔지 않고 전시를 한다.

베네치아: 화가 ‘미바’를 사랑한 조수‘모라’는 자신 모델이 되어주고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미바’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의 무아지경을 사랑한 것이지 ‘모라’를 사랑한 것은 아니다. 결국 자신의 아이를 죽게 하자, ‘모라’는 광기의 분노로 미쳐서 죽게 된다. ‘미바’는 더 이상 그때만큼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 ’모라’와 ‘미바’에게서 넘겨진 마음이 떠다니다 넘겨진다. 상념들이 흘러 무리 속에 모라는 ‘엘’이 되었고 ‘디’는 ‘미바’가 되어 스쳐가고 합쳐지고 있었다. 다시 달려오는 빛의 속도 너머에 전진하는 무리에는 ‘디’의 모습이 ‘케이’와 겹쳐지고 흩어지면서 사라지고 있다. 그 뒤에 ‘와이’와 ‘민’의 모습이 이어지고 ‘엑스’와 ‘비’가 무리를 지어 별빛 속에서 합쳐지고 다시 보이다 사라진다. 그 모든 것이 하나의 파편. ‘케이’가 과거의 ‘디’였고 과거의 여자가 ‘엘’이었다는 것이다.

3부. 슬픔의 카타르시스

서울, 상해: 그들은 인간이 만든 형상 속에 인간의 사념대로 사물에 깃들어 숨어 있었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사물에는 인간의 마음이 계획한 구성물이다. 그것을 통해 인간의 영혼은 깃들어 있을 수 있었다. 다시 상해로 간 ‘제이’는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기로 했다. 그래야만 모든 그것들의 위로가 자신의 위로임을 알게 된다. 결국 모든 것이 하나의 시작점이었고 끝지점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그런 시기마다 등장한 바퀴벌레도 모습을 보이다 점점 사라지고 있자 누군가의 시선에서 포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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