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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대체로 누워 있고 우다다 달린다

전찬민 | | 2024년 10월 0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2건 | 판매지수 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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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0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80g | 130*195*17mm
ISBN13 9791158161835
ISBN10 115816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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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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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오늘 어린이집에서 잘 지냈다 하면 신나서 페달을 밟았고, 속상한 일이 있었다 하면 내 자신을 밟듯 페달을 밟았다. … 어학교 사무장님의 말씀이 옳았다. 자전거는 도쿄생활의 필수품이다. 자전거는 나를 응원하고 생활도 지지해주며 새로운 것을 알아가게 만들어주는 멋진 수단이다. 두 발로 온 낯선 땅, 이제는 두 바퀴를 굴리며 낯선 땅 위를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다.
---「도쿄의 필수품」 중에서

담대하자는 문장을 실제로 내뱉으면 붕 떠서 갈 길을 잃었던 마음들이 그 소리에 모여든다. 모여든 마음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잃지 않았음을 알려주었고, 그럼 조급함에 시야가 어두워져 잘 보이지 않았던 소중한 것들이 선명히 드러난다. 그 순간 시련을 넘길 용기도, 기운도 난다.
---「담대합시다」 중에서

작정하고 늦잠을 자던 어느 날 옆집 언니가 화내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 깰 때도 있고 반대쪽 집의 모녀가 악을 쓰며 싸우는 소리에 걱정이 들 때도 있다. 놀란 마음에 투덜대면서도 이 옆에, 여기에 누군가 있구나 싶은 정겨움에 그 소음이 좋다.
---「허술한 틈 사이」 중에서

세상살이, 혼자서는 한계가 있다. 제일 최악이라고 여겨지는 날에도 반드시 나를 붙잡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 도와달라고 내밀어진 손을 뿌리치지 말고 잡아주자. 그럼 언젠가의 어느 날, 씩씩해진 그가 덥석 나를 붙들어줄 거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붙들고 가는 거다.
---「터널을 지나는 법」 중에서

누구도 원하지 않을 죽음을 누구나 업고 사는 일상. 어느 날 타인에게 일어난 비극을 마주하기만 해도 업혀 있던 죽음이 일순간 묵직하게 느껴진다. 불안감에 사로잡힐 때면 초침이 돌아가는 바늘을 떠올린다. 그날 멈추는 줄 알았던 내 시계는 여전히 흐르고 있다. 이렇게 산 사람의 시간은 거침없이 앞으로 흐른다. 우리는 종종 뒤를 돌아보며 우리와 함께하던 이들의 시간을 떠올려주는 것으로 본분을 다해야 한다.
---「묵묵히 흘러가는 시계처럼」 중에서

하지만 온통 의문으로 가득찬 둘의 사랑을 ‘사랑’이라는 큰 그릇에 넣고 보면 또 이해 못할 것도 없다. 사랑은 치사스럽고 구차하며, 미련 속에 구질구질해지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로 설명되는 지긋지긋한 것. 버리지 못한 엄마와 떠나지 못한 성철이 아저씨는 서로를 깊이 사랑했으며, 둘은 부부가 아닌 연인으로 헤어졌다. 내가 두 사람에게서 배운 건 모순적이게도 오직 사랑 하나뿐이다.
---「성철이 아저씨」 중에서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알 수 없지만 어떤 하루였든지 당신은 오늘 하루를 살아가느라 참 고생했고, 이제 그 하루가 끝났으니 안온한 저녁을 맞이하라는 애정어린 말이다. 그 마음을 이해한 순간부터 나 역시 늦은 저녁에는 “오야스미나사이”라고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오늘도 모두 평안한 밤이 되기를 바라면서.
---「평안한 밤 되세요」 중에서

일본에서는 이방인, 한국에서는 해외동포, 이도 저도 아닌 떠돌이들 같다. 이방인으로 존재하는 이상 우리는 평생 내 집 장만은커녕 이 사회에 세 들어 사는 신세다. 그걸 알면서도 이곳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에게 “그런 마음도 있는 거란다. 괜찮다”라고 도닥여주는 이곳 사람들 덕분이 아닐까.
---「결국 이방인일지라도」 중에서

‘뛰다보면 집이 나오겠지.’ … 좌절은 어쩌면 발버둥쳐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서 오는 괴로움이지 않을까. 다리의 방향을 살짝 옆으로 틀어 걷기와 달리기, 내 몸을 움직이게 하는 방향으로만 써본다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진 못해도 버텨내는 힘은 얻을 수 있다. 그렇게 얻은 힘으로 오래 버틸 것도 없다. 딱 다음 날 하루치만 잘 살면 매일이 살아진다. 험한 길이어도 가다보면 편안한 내 집이 나올 테니까.
---「가다보면 집이 나올 거야」 중에서

“민 짱, 살아 있는 게 낭만인 거야. 젊을 땐 낭만이란 더 대단한 것이겠지 생각했지. 그런데 아니었어. 그저 살아 있으면 돼. 그러면 낭만을 매 순간 마주하게 되지. 어제 그곳도 너무 낭만적이었잖아!”
---「늙지 않는 낭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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