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 구내식당에서 우연히 마주친 선배 사원과 대화를 나누던 중 민지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서민지 대리는 모르겠구나. 미래전자가 이번에 새로운 스마트홈 시스템을 출시한대. 우리 제품은 이제 구식이 되어버렸어.”
“미래전자요? 우리의 최대 경쟁사 말입니까?”
“그렇지. 게다가 그들에겐 나민호라는 천재 전략가가 있어. 그가 미래전자에 합류하고부터 우리는 계속 뒤처지고 있어.”
민지는 깊은 생각에 빠졌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녀는 휴대폰으로 미래전자의 새 제품에 대한 뉴스를 검색했다. 화면 속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나민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민호…” 민지는 그 이름을 중얼거렸다.
---「1화.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다」중에서
“민지 씨, 이번 달 임원회의 발표를 맡아줄 수 있겠어요?” 주니어 보드 리더인 김 과장이 물었다. 민지는 순간 망설였다. 임원회의 발표라니, 너무 큰 책임이 아닐까? 그녀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고민되나요?” 김 과장이 부드럽게 물었다.
민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과연 그럴 만한 자격이 있을까 싶어서요.”
그날 밤, 민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큰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내가 과연 이런 중요한 발표를 할 수 있을까? 실수하면 어쩌지? 아니면 그냥 무난한 주제로 발표를 준비할까?’
하지만 곧 민지의 마음속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한국전자에 필요한 건 변화야. 누군가는 이 얘기를 해야 해. 내가 아니면 누가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
민지는 창밖을 바라보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그래, 해보자. 한국전자의 미래를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야. 내가 할 수 있어.’
다음 날 아침, 민지는 김 과장을 찾아갔다.
“김 과장님, 제가 임원회의 발표를 맡겠습니다.”
---「1화.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다」중에서
팀원들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마케팅 담당 김서진이 덧붙였다. “그래요! 우리의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활용하면, 고객별로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거예요.”
밤을 새워 준비한 새 전략을 들고 민지는 다시 이사회에 섰지만,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하고 말았다.
“서 대리, 자네 전략은 너무 방어적이야.” 김 부사장이 날카롭게 지적했다. “미래전자는 이미 시장을 선점했어. 우리는 더 과감한 전략이 필요해.”
민지는 식은땀을 흘리며 대답했다. “네, 하지만 저희가 가진 강점을…”
“강점? 지금은 우리의 약점이 더 문제야!” 다른 이사가 끼어들었다. “소프트웨어와 AI 기술이 부족한 우리가 어떻게 승부를 걸겠다는 거지?”
회의는 결국 민지의 전략을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좌절감에 빠진 민지는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때, 강현우 코치에게서 전화가 왔다.
“민지 씨, 오늘 회의 결과 들었어요. 너무 낙담하지 마세요.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건 빠르게 실패하고 배우는 거예요. 지금 카페에서 만날 수 있나요?”
카페에서 만난 강현우는 민지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2화. 새의 눈으로 살피다」중에서
이렇게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주영의 재고 관리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오미자 농장에서 문제를 해결했던 그 열정과 창의성을 이번에도 발휘하기 시작했다. 마치 몸 속에 끓고 있던 마그마가 오랜 시간 동안 숨어있다가 분출되는 느낌이었다.
“사장님, 잠시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박철수 사장은 중간에 한번 나와서 매장 판매 상황과 재고를 점검하고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그래? 무슨 일인데” 의아함과 호기심이 반반 정도 깃든 표정으로 박사장은 주영이 있는 카운터쪽으로 몸을 돌렸다.
“제가 좀 연구해본 바로는 우리 편의점의 매출과 수익을 늘릴 방법이 있을 거 같아요.” 주영이 박사장에게 또박또박 자신감 있게 말을 건넸다.
“오, 그래? 정말로? 어떤 아이디어이길래?” 김 사장이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주영은 자신의 계획을 조곤조곤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에는 오미자 열매처럼 영롱한 빛이 서려 있었고, 그 안에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3화. 오미자 공주와 편의점」중에서
한국전자의 ‘모듈형 맞춤 스마트홈’ 전략이 승인된 지 한 달. 민지와 그녀의 팀은 전략 실행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민지의 책상 위 모니터에 충격적인 뉴스가 떴다.
“미래전자, AI 음성비서 ‘미래야’ 출시… 사용자 만족도 98% 기록”
민지는 얼어붙은 듯 모니터를 응시했다. 그때 강현우 코치에게서 전화가 왔다.
“민지 씨, 뉴스 봤죠? 우리 지금 당장 만나야겠어요.”
카페에서 만난 강현우는 민지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민지 씨, 우리가 고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 그들이 원하는 게 뭔지 알고 있나요?”
민지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지금까지 자신들의 전략이 고객 중심이라고 생각했지만, 강현우의 질문에 확신이 흔들렸다.
---「4화. 고객의 마음을 사로 잡아라」중에서
‘나민호가 이 카페 단골이었다고?’ 민지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티나지 않게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침착하게 물었다. “그렇군요… 그래서 사장님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김사장은 한숨을 쉬었다. “아직 결정을 못 했어요. 이 카페에 제 청춘을 바쳤는데…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민지는 명함을 돌려주며 결심했다. 나민호의 조언과는 달리, 그녀는 이 카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라 믿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일을 도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사장님,” 민지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괜히 나서는 것 같지만 괜찮으시다면 제가 도와드리고 싶은데요. 사실 저는 월급쟁이지만 경영을 조금은 공부해서 퇴근후 컨설턴트로 활용하실 수 있거든요.”
김사장의 눈이 커졌다. “정말요? 그렇다면… 조언 좀 해주시겠어요?”
민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물론이죠. 함께 이 카페를 멋지게 살릴 방법을 찾아보아요.”
그 순간, 민지의 마음속에는 강한 의지가 솟아올랐다. 나민호씨의 분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카페만의 특별한 가치를 찾아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5화. 쉼표(Shimpyo), 새로운 시작」중에서
강현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그랬군요.. 민지 씨는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본질이 뭐라고 생각해요?”
민지는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음… 미래전자의 공격적인 스카우트 때문에 우리 핵심 인재들이 떠나고 있다는 거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볼 수는 없을까요? 예를 들어, 왜 우리 직원들이 미래전자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걸까요?”
민지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마도… 우리가 그들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해서일 거예요. 단순히 연봉 문제가 아니라, 성장의 기회나 도전, 혹은 비전 같은 것들이요.”
강현우의 눈이 반짝였다. “바로 그거예요, 민지 씨. 문제의 본질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어요. 우리가 우리 직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해요.”
---「6화. 내부에서 답을 찾다」중에서
다시 산행을 이어가던 중, 김회장은 문득 이 상황이 한국전자의 현재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회사도 지금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중이지. 큰 방향은 정했지만, 세부적으론 여러 갈래 길 앞에서 계속 선택해야 할 거야.’
그는 젊은 임직원들의 새로운 목소리를 떠올렸다. 때론 그 아이디어가 김회장 같은 고인물이 보기에는 다소 급진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김회장은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충분히 검토하는 편이었다.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변화를 수용해야 해. 그러한 사람들이 자기의 목소리를 내면서 한 방향으로 가도록 이끄는 것. 그게 바로 내 역할이지.’
산행을 계속하던 김회장은 또 다른 갈림길에 도달했다. 이번에는 세 갈래였다. 그는 직감대로 길을 택하기 전에 먼저 표지판으로 다가갔다.
“역시 익숙하지 않은 길에서는 표지판을 확인해야 해. 가던 방향이 항상 원하는 목적지로 이끄는 건 아니거든.”
표지판을 확인한 후, 김회장은 목적지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걸으면서 그는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을 떠올렸다.
---「7화. 김회장의 산행 교훈」중에서
워크숍 둘째 날, 비전과 미션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우리는 기존의 가전제품 시장에서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강점이에요.” 생산담당 박 이사가 주장했다. “70년간 쌓아온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버릴 순 없습니다.”
“아닙니다.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해요. 스마트홈을 넘어 AI 기반의 생활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젊은 연구원 이주영이 반박했다. “기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입니다. 혁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어요.”
회의실은 순식간에 두 진영으로 나뉘어 격렬한 논쟁이 이어졌다. 민지는 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그때 마케팅팀의 김 과장이 조심스레 의견을 냈다. “두 분 다 옳은 말씀을 하신 것 같아요. 우리의 강점을 버릴 순 없지만, 동시에 변화도 필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합칠 수 있을까요?”
이 말에 민지는 번뜩이는 통찰을 얻었다.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8화.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다」중에서
문을 열고 들어서자 희미한 꽃향기와 함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카운터 뒤에서 꽃다발을 만들던 이수연 사장이 고개를 들었다.
“어머, 강 사장님! 어서 오세요. 벌써 1년이 지났네요.”
강현우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게요. 시간 참 빠르죠. 올해도 역시 아내를 위한 꽃다발을 부탁드릴게요.”
이사장은 꽃다발을 만들기 시작하며 말을 이었다. “요즘은 어떠세요? 회사일은 바쁘신가 봐요.”
“네,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장님, 가게가 예전만 못한 것 같아 보이네요. 무슨 일 있으세요?”
이사장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 눈치 채셨군요. 사실 요즘 장사가 참 어려워요. 몇 년 전부터 점점 안 좋아지더니, 이제는 정말 버티기 힘들 정도예요.”
강현우는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이 가장 힘드신가요?”
이사장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여러 가지가 동시로 오는 것 같아요. 온라인으로 꽃 배달 서비스도 많이들 하고, 젊은 분들은 꽃을 이제 안사려고 하고, 경기도 안 좋고… 그리고 저희 같은 전통 꽃집도 점점 강점이 사라지는 것 같아요. 게다가 매출은 계속 떨어지는데 임대료와 인건비는 오르고… 정말 막막해요.”
강현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의 전문 분야는 아니었지만, 경영 컨설턴트로서의 본능이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이 사장님, 혹시 제가 조금 도와드려도 될까요? 제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함께 고민해보고 싶네요.”
---「9화. 위기의 ‘행복한 꽃집’」중에서
임원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훌륭해요, 서 부장. 이 모델이라면 우리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 부사장이 칭찬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다음 날 아침 민지의 태블릿에서 긴급 뉴스 알림이 울렸다.
“미래전자, 혁신적인 ‘라이프OS’ 발표… 업계 판도 변화 예고”
민지는 충격에 빠졌다. 미래전자가 발표한 ‘써클넷(CircleNet)’은 민지가 구상한 ‘스마트 라이프 플랫폼’과 놀랍도록 유사했다.
“이건… 우리가 준비하던 것과 너무 비슷해.” 민지는 중얼거렸다.
CircleNet은 일상 생활의 모든 측면을 통합 관리하는 AI 기반 운영체제였다.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하고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시스템은 민지가 구상한 ‘스마트 라이프 플랫폼’의 핵심 아이디어와 일치했다. 민지의 마음은 무거워졌다. 그때 김 회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서 부장, 한달 후 임원회의에서 미래전자의 발표 내용 대비 우리의 경쟁력 있는 방향을 설명해주게. 자네를 믿겠네.”
---「10화. 혁신의 대결」중에서
민호는 미래전자의 부스를 둘러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CircleNet의 새 버전은 예상대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 그는 잠시 다른 기업들의 부스도 둘러보기로 했다. 그때였다. 한국전자의 부스 앞에서 우연히 회사 관계자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서로 간단히 가벼운 목례로 인사를 나누던 중, 그의 눈에 들어온 이름표 하나.
‘서민지, 부장, 한국전자’
민호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드디어 그 미스터리한 인물을 만난 것이다. 그녀의 얼굴은 앳되 보였으나 눈빛은 살아있고 자신감있는 미소를 띠고 있었다. 민호는 따로 이름표를 하고 있지 않았다. 오래전 투자 발표 대회에서 멀치감치 보거나 언론 기사에 작게 나온 사진으로 한두번 본 적 밖에 없기 때문에 민지는 앞에 있는 남자가 나민호임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침착하게 다가가 자신을 소개했고, 민지와 명함을 교환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미래전자의 나민호라고 합니다.”
민지는 순간 자신의 최대 경쟁자가 눈 앞에 바로 있음을 알게 되었지만 당황하지 않고 반갑게 인사하며 민호를 찬찬히 살폈다.
---「11화. 전략가와 북극성」중에서
민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네, 회장님.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김 회장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자네에게 맡기는 거야. 자네라면 할 수 있을 거야.”
사무실로 돌아온 민지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경쟁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때 강현우 코치에게서 전화가 왔다.
“민지 씨, 오랜만이에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아, 강 코치님. 마침 잘 전화 주셨어요. 사실 지금 큰 고민에 빠져 있었거든요.”
민지는 김 회장에게서 받은 새로운 미션에 대해 설명했다.
강현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음, 이런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도구들이 있어요. 앤소프 매트릭스와 CPSE 프레임워크는 어떨까요?”
“CPSE요? 처음 들어보는 용어인데요.”
---「12화. 미지의 영역을 향한 도전」중에서
민지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3년 전 한국전자에 첫발을 디딘 그날이 떠올랐다. 그때의 불안하고 초조했던 눈빛은 어느새 자신감 넘치는 눈빛으로 바뀌어 있었다.
“내가 정말 이만큼 변했구나…”
그녀는 회사에서 준 2개월간의 포상휴가 계획을 세우며 지난 시간을 되짚어보았다. 위기의 순간마다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냈던 순간들, 팀원들과 밤새워 전략을 수립했던 기억들. 모든 것이 그녀를 성장시켰다.
---「13화. 내 안의 변화를 마주하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