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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 양장 ] SEOMIAE COLLECTION 서미애 컬렉션-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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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544g | 128*188*25mm
ISBN13 9791141607265
ISBN10 1141607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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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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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 달의 마지막 날. 이번 달은 삼십 일밖에 없다. 매일매일 가계부에 채워넣은 붉은 글씨가 오늘까지 꼭 서른 개다. 그녀는 가계부를 뒤적이며 자신이 적어놓은 붉은 글씨들을 어루만지듯 읽어보았다.

- 욕실용 슬리퍼.
밑창이 미끄러운 걸로. 욕실에서 넘어진 남편이 뇌진탕을 일으킬 확률은?
단지 가능성만 생각했던 것이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 테이프.
코와 입을 한꺼번에 막을 수 있는 게 좋겠지?
남편이 가늘게 코를 골며 자는 모습을 지켜보다 그녀는 유혹을 참지 못하고 그의 코와 입을 손으로 막아보았다. 남편은 잠결에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돌아누웠다. 그걸로 충분했다. 그 역시 숨이 막히면 견딜 수 없는 생명일 테니까.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중에서

처음 남편이 여행 가자는 이야기를 꺼냈을 때, 나는 습관처럼 거절의 대답이 나오려는 것을 재빠르게 억눌렀다. 머릿속이 갑자기 반짝하더니 오랫동안 생각해오던 그 일을 치를 기회가 왔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다니, 나는 하마터면 남편의 목에 팔을 감고 매달릴 뻔했다. 물론 그렇게 했더라도 남편은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여행을 가게 된 것이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아내의 모습으로 비쳤을 테니까.
남편이 커피 한 잔을 부탁했을 때 나는 그의 커피를 타면서 증거가 남지 않는다는 약품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 약품 이름이 무엇인지 알면 그가 마시는 커피에 알맞게 타서 줄 텐데……
---「살인 협주곡」 중에서

나의 목적은 간단하다. 연쇄살인범의 손에 살해당하는 것. 그러면 하린이 앞으로 육억이라는 보험금이 지급된다. 수혜자를 변경했다는 사실을 알고 아내는 이를 갈겠지만, 내 목숨의 대가를 누구에게 줄 것인지 정도는 내가 정해도 되는 일 아닌가? 물론 보험금을 꼬박꼬박 낸 것은 아내지만, 십 년이 넘는 지난 세월을 내 덕에 아무 걱정 없이 잘 먹고 잘살았으니 그 정도 보답은 해야 계산이 맞는다.

아내의 서랍에서 보험증서를 발견한 뒤, 며칠 동안 그 보험증서가 뜻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했다. 아내에게 물어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덮어두기로 했다. 노숙자 생활 이 년 동안 터득한 게 있다면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거리에 누워 사람들의 발에 시선을 두고 있다보면 사는 것 역시 그리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반가운 살인자」 중에서

“내가 그랬지? 마음만 먹으면 네가 가진 거 뭐든지 뺏을 수 있다고.”
남자들은 모른다. 여자들의 우정에는 경쟁심이라는 것이 독버섯처럼 자란다는 것을. 그래서 가장 친한 친구가 때로는 가장 무서운 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을. 왜 그랬냐고? 그건 나 역시 선경과 마찬가지로 마음만 먹으면 그녀가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뺏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선경은 민우를 자기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했을까? 그렇다면 난 그녀에게 두번째로 소중한 것을 훔쳤다고 해두자.
---「잔인한 선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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