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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친 최애음식 매장위원회 (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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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210*297*20mm
ISBN13 979113064862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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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헤이 생일 선물로 준비한 커플 시계예요. 역시 부담스러운가요? 커플 세트로 육만 칠천 엔, 너무 부담돼요? 원래는 들뜬 마음에 까르띠에를 지를까 했는데 너무 비싸다고 정색할까 봐 이걸로 골랐거든요. 나도 나름 자제했다고요. 사 년이나 사귀었는데 이 정도는 쓸 수 있잖아요? 네? 내가 이상한 거예요? 부처님께선 뭐라고 하시나요?”
“부처님은 커플 시계 같은 건 안 차지 않을까요?”
“그런가……. 부처님도 모르시는 거면 별수 없네요…….”
“뭐, 그렇지만.”
빡빡이 씨는 머쓱한 듯 짙은 눈썹을 긁적이며 말했다.
“그 정도 큰 금액에 더군다나 커플 아이템이라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 않을까요?”
“역시나!”
나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무엇이 정답이고 무엇이 오답인지 점점 더 헷갈린다. 빡빡이 씨는 ‘그렇지만 제 말은 별로 귀담아듣지 않으시는 게……’ 하고 중얼중얼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마치 먼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처럼 아스라이 느껴졌다.
나의 사 년이…….
--- pp.20~21

“상처받기를 미루면 나중에 이렇게나 힘들어지는 거구나.”
눈물을 흘리며 억지 미소를 지어 보려 했지만 마키코 씨의 얼굴은 점점 심하게 일그러졌다. 나는 덥석 그녀를 끌어안았다.
고마워. 이 한마디를 남긴 후 마키코 씨는 숨죽여 울었다. 나도 울었다.
--- pp.142~143

“엉망인 마음은 엉망인 채로 둬도 돼요.”
점장님이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본다.
“고하루 씨가 그랬다면서요.”
“그랬지. 그건 맞는데.”
“뭐 어때요. 이목구비가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돼 있는데. 마음속은 좀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요?”
--- p.275

“당신은 결혼하고 싶어요?”
“……네, 하고 싶어요. 근데.”
“근데?”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스스로가 별로라는 마음도 있어요.”
“후후.”
“왜요?”
“아니, 왠지 이해가 돼서.”
결혼 같은 거 안 해도 행복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면, 주변 사람들과 똑같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때 했던 선택에 후회는 없어요.”
기쿠노 씨는 아침 해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한테는 역시 일이 소중해요. 육 년 전 밸런타인데이로 돌아간다고 해도 분명 일이 더 중요하다고 답할 거야. 그런데도 한 번씩, 정말 가끔이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 pp.332~333

항상 누군가, 혹은 좋아하는 사람의 눈치를 보는 버릇이 생겨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원하는 모습으로 있고 싶었다. ‘교헤이가 마음에 들어 하는가?’라는 예비 시험에 통과하지 않으면 내 기분을 내세워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유키 씨? 왜 그래요?”
의아하다는 듯 바라보는 점장님과 구로다 씨를 향해 아니에요, 하고 고개를 저었다.
매장하자.
나 사랑해? 내가 만든 음식 맛있어? 나 네가 좋아하는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지? 문득문득 묻고 싶어지는 나랑 이제 이별하는 거야. 괜찮아. 최선을 다했잖아. 괴로워하면서, 발버둥 치면서 제대로 살아 냈어. 그러니 이제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이거, 맛있죠? 무지하게 맛있잖아요. 그래, 진짜 맛있어!”
---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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