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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진짜 농업 경제 이야기

: 기아와 미식 사이, 급변하는 세계 식량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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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538g | 150*220*23mm
ISBN13 9791189797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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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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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농업은 그다지 목가적(牧歌的)이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거대하고 조밀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의 합에 가깝다. 그리고 그 안에는 자본의 탐욕과 국제 정치 논리, 기아와 미식 사이의 원초적 욕망이 들끓는다.
흔히 식량을 수출하는 국가가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지구상에서 반도체를 수출하는 나라가 우리나라와 미국, 대만 등 몇 곳 되지 않는 것과 똑같다. 충분한 물량의 식량을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호주, 러시아, 우크라이나, 브라질, 캐나다, 인도 등 몇 나라 되지 않는다. 수입하는 나라는 훨씬 많다. 그리고 양과 종류는 다르지만 식량을 전혀 수출하지 않는 나라는 거의 없다. --- 「프롤로그」 중에서

최근 농업과 농촌을 다루는 방송들은 대부분 예능이나 먹방으로 농업, 농촌을 희화화하거나 도시의 삶과는 동떨어진 제3의 공간으로 분리해 보여준다. 농업 농촌이 도시나 2, 3차 산업과 연결되지 않은 채 독립적으로 존재하거나 며칠 놀러 가는 공간 정도로 이격된 것이다. 하지만 농업과 농촌 공간은 희화화하거나 분리된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도시와 농촌, 농업과 제조업은 긴밀하게 연결된 한 몸이며 그래야 우리가 살아갈 수 있다. 농업은 산업인 동시에 기반이다. 반도체나 자동차처럼 산업의 성격도 있는 동시에 국방이나 의료처럼 사회를 지탱하는 기반의 성격도 있다. 농업 전체를 해외에 의존해서도 안 되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농업의 많은 문제는 다른 산업과는 달리 철학과 선택의 문제로 귀결된다. 보통의 기업들처럼 매출이 선(善)인 산업과는 다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과학기술 중에서 10억 명을 살릴 수 있는 기술은 농업과학기술이 거의 유일하다. 우리의 인식과 달리 농업과학기술의 연구 과정과 결과물들의 기술적 복잡성과 난이도는 달 탐사나 반도체 산업에 뒤지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20세기에는 반도체, 정보통신, 자동차 등 엄청난 과학적 업적이 쏟아져 나왔지만, 수십억 인류를 굶주림에서 해방시킨 농업기술은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기술로 칭송받을 자격이 있다.
--- 「1장 굶주림과의 투쟁, 식량에서 산업이 되기까지」 중에서

전 세계 곡물의 80%는 ABCD로 불리는 거대 곡물 메이저 기업에 의해 교역이 이루어진다. ABCD는 세계 농업 및 곡물 시장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대형 기업 그룹으로 모두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ABCD는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미국)’, ‘벙기(Bunge, 미국)’, ‘카길(Cargill, 미국)’, ‘루이 드레이퓌스(Louis Dreyfus, 유럽)’의 앞 글자를 따온 것이다. 이들 기업은 농업과 곡물은 물론 가공, 운송, 금융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펼치며 세계 식량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ABCD 기업들은 모두 설립 초기에 큰 창고를 지어 곡물을 사들이고 이를 여러 곳으로 보내 교역하고 가공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곡물의 운송, 교역, 가공 중 한 곳에 특화되어 시작하다 점차 리스크는 줄이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오늘날의 거대 농업 기업의 모습을 갖추었다.
--- 「2장 치열하게 돌아가는 글로벌 식량 산업」 중에서

대체로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어가면 그 나라 국민들은 농업 노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대신 자국민들은 농업 경영자의 위치로 이동한다. 자국민들에게는 농업 노동 이외에도 다른 노동 대안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농업은 동남아 사람들, 미국 농업은 멕시코를 포함한 히스패닉 사람들, 네덜란드 농업은 폴란드 사람들, 스페인 농업은 알제리 사람들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식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글로벌 식량 공급망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농업과 식량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서 충분한 식량 생산은 최소한의 필요조건에 지나지 않는다. 식량 생산이 충분하더라도 글로벌 식량 공급망이 교란되는 이유는 얼마든지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생산에 문제가 없어도 식량 공급망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다양한 사례를 확인시켜주었다.
--- 「3장 왜 어떤 나라는 풍족하고 어떤 나라는 굶주리는가」 중에서

통일벼가 포니 자동차라면 지금 우리 논에 심어진 벼들은 제네시스다. 통일벼가 64K D램이었다면, 지금 논에 심긴 벼들은 6세대 HBM 경쟁에 들어가 있다. 우리 눈에 똑같아 보일 뿐이다. 매일 최고급 쌀을 먹고 있지만 한국의 치열한 농업 연구 성과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삶의 일부가 되어버려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 농업이 지나온 길은 어찌 보면 기적에 가깝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농업 압축 성장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다. 한국 농업은 선진국 이 수백 년에 걸쳐 완성한 농업의 생산성을 광복 이후 불과 70여 년 만에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 「4장 한국 농업의 숨가쁜 발전사」 중에서

국가가 부유해지면 국민의 입맛도 변한다. 후진국에서는 칼로리의 대부분을 곡물 위주의 탄수화물로 흡수하지만 소득이 높아지면 식단의 서구화와 다양화가 빨라진다. 칼로리의 주원천도 탄수화물에서 육류 단백질로 옮겨간다.
선진국이 될수록 땅을 갈아 경작해 수확하는 경종의 비중은 줄고 축산의 비중이 늘어난다. 세계 최고의 시설원예 강국으로 알려진 네덜란드도 생산액만 보면 축산 국가다. 산지가 90%로 경종을 위한 농지가 턱없이 부족한 스위스도 축산 중심의 농업을 전개한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추세다. 1984년 한국인 1인당 쌀 섭취량은 130kg이었지만 2023년에는 56kg까지 떨어졌다. 2023년 한국인의 3대 육류(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소비량은 60.6kg으로 쌀 소비량보다 많다. 한국인은 더 이상 밥심으로 사는 민족이 아니라 고기 힘으로 사는 민족이 되었다.
--- 「6장 투뿔한우와 삼겹살, 치킨의 경제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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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으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옛날 어딘가의 농촌 풍경에 멈춰 있는 우리 머릿속의 농업과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생생한 산업 리포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을 것이며 이 분야를 그동안 제대로 몰랐구나 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 이주량 박사만큼 농업을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전문가도 없을 것이다. 농업 이야기뿐 아니라 인류 문명사까지 넘나드는 지적 즐거움은 덤이다.
- 장태평 (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현 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장)
원고를 받자마자 모두 읽어버렸다. 인류학부터 생태학, 농업경제학, 외교, 산업 인프라 등 경제 전반에 대해 다루고 있는 이 놀라운 책은 단단한 지혜와 산업적 통찰을 제공한다. 먼 인류의 이야기부터 현재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식량 이야기를 예리하게 큐레이션해 농업 지식뿐 아니라 사회 정치 경제 전반에 걸쳐 해상도를 높여준다. 당신이 어떤 분야에서 일하든 이제 농업을 모른다면 대단히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 허태웅 (전 농촌진흥청장, 국립경상대 교수)
연예인들이 TV에 나와 쇠고기의 맛을 도축업자처럼 이야기하는 시대지만 한편으로 한국에서 농업은 몰라도 되는 분야가 되어버린 듯하다. 이처럼 지적 불균형이 커진 한국 사회에서 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여줄 좋은 책이 나왔다. 금융의 역사와 전기차 배터리를 공부하듯 우리는 농업을 공부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식량 전쟁을 불구경하듯 보고만 있다간 하루 세 끼도 보장할 수 없는 시대가 목전에 와 있기 때문이다.
- 이진우 (MBC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 삼프로TV 부대표)
인류 역사상 가장 먹거리가 풍부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건강하고 맛있고 가치 있는 먹거리를 찾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걸 식품 유통업에 종사하는 종사자로서, 맛있는 걸 좋아하는 소비자로서 동시에 느끼는 요즘이다. 인류 역사가 바뀐 주요한 이벤트의 중심에 먹거리 문제가 있었던 것을 돌아볼 때 전례 없는 기후변화와 전쟁을 겪고 있는 요즘, 이러한 이슈들이 어떻게 농업과 먹거리를 바꾸고 우리의 삶을 바꿀지를 돌아볼 때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농업이 인류의 역사를 관통하며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통찰력 있게 설명하고 동시에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길에 대해서도 제시한다. 이 책을 읽으며 농축산물을 고르고 판매하고 소비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아이디어와 깨달음을 얻었다. 삶의 근간인 먹는 것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 싶은 업계종사자, 소비자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F&B는 기획과 마케팅이 중요한 산업이지만 성패는 결국 맛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모든 맛은 농업에서 탄생한다. 이 책을 통해 비로소 농업 분야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는 것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F&B 업계에서 일한다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아이디어가 계속 떠올라 마음이 바빠질 것이다.
- 최연미 (팀홀튼, 블루보틀 커피 전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진짜’라는 수식어에 질린 사람이 책 제목에 거부감을 느낄까 봐 말한다. 이 책은 다르다. 저자는 농업 현장에서 시간을 보내며 연구 경력을 쌓았다. 한국과 세계, 과거와 첨단의 농업 사례도 모았다. 감성 호소가 아닌 이성을 깨우는 방식으로 농업의 중요성을 말한다. 데이터를 토양 삼고 논리를 씨앗 삼아 농업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를 수확한다. 현장의 디테일과 거시적 철학이 함께 하는 책은 많지 않다. 그 주제가 농업인 책은 더 흔치 않다. ‘진짜’ 귀한 책이다.
- 박찬용 (콘텐츠 에디터, 『모던 키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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