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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김영희 | 행성B | 2024년 10월 2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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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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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10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296g | 128*188*18mm
ISBN13 9791164712724
ISBN10 116471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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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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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환자나무의 이름을 간단히 푼다면 ‘환자가 없다’라는 뜻이 되겠지요. (중략) 학명은 사핀두스 무코로씨Sapindus mukorossi였습니다. 저의 흥미를 끈 것은 바로 속명 ‘사핀두스’였습니다. 라틴어 사포sapo와 인디쿠스indicus의 합성어로 ‘인도의 비누’에서 유래된 학명이지요. 열매 껍질에 비누 성분이 있어서 예부터 인도에서는 세탁할 때 사용했다고 합니다. 뭐든지 글로만 확인하면 재미가 덜하지요. 비누 성분이 있다고 하니 거품이 나려나? 궁금증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 「무환자나무│사람을 살리는 듬직한 나무」 중에서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당귀속 식물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러나 그중에 ‘당귀’라는 정명을 가진 식물은 없습니다. 참나무속 식물 중에 참나무라는 이름을 가진 나무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이름이 가장 비슷한 것이 참당귀입니다. 물론 ‘참’을 빼고 당귀로 부르기도 합니다. 갈참나무나 졸참나무를 그냥 참나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경우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채소로 먹는 당귀는 어떤 식물일까요? 엄격히 말하면 ‘왜당귀’로 일본이 원산입니다.
--- 「참당귀│천사 같은 참당귀, 천사 같은 사람」 중에서

식물에게 이름을 지어줄 때는 내 마음대로 짓는 것이 아니라, 이 식물의 속명(소속)을 찾아 붙여 주어야 합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성씨’라고 할까요? 이 식물의 소속은 ‘현호색’입니다. 그렇다면 이 ‘현호색’은 무슨 뜻일까요? 현호색 속명 해석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중국식 표기인 ‘현호색[색깔이 오묘해 ‘현玄’, 흉노와 거란 등 지역에서 유래해 ‘호胡’ 그리고 더듬어 찾는다는 뜻의 ‘색索’]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의견과 당시 조선에서 부르던 향명이라는 기록도 있다고 하지요.
--- 「쇠뿔현호색│혼자만의 꽃에게 이름을 지어줄 때」 중에서

이른 봄, 눈이 녹기도 전에 꽃이 피는 복수초가 있습니다. 복수초는 복 복福자와 목숨 또는 오래살다를 뜻하는 수壽를 쓴 아주 복된 이름인데 사람들은 흔히 원수를 갚는 복수復讐를 먼저 떠올리거나 그렇게 오인하기도 합니다. 그렇다 보니 눈을 뚫고도 피는 꽃을 뜻하는 ‘눈색이꽃’이나 얼음 사이에서도 핀다고 해서 ‘얼음새꽃’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불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복수초는 일부 지역에서 아직은 겨울이랄 수도 있는 설날 즈음에 꽃이 피기도 합니다.
--- 「큰개불알풀│멋쩍은 본명 대신 붙여 준 예쁜 예명」 중에서

율곡 선생은 호 덕분에 밤나무와 관련 있는 설화에 자주 등장합니다. 이야기들은 다양한 방향으로 흐르지만 어쨌든 밤나무라고 외치는 누군가 덕분에 생명을 건지는 내용으로 끝이 납니다. 율곡 선생의 생가는 오죽헌입니다. 강원도 강릉에 있지요. 그 지방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너도밤나무도 나도밤나무도 살지 않습니다. 너도밤나무는 한반도에서 울릉도가 유일한 자생지입니다. 울릉도를 벗어나면 자생 상태의 너도밤나무는 없으며 육지의 너도밤나무는 모두 심은 나무입니다. 주로 수목원이나 식물원에 가야만 한두 그루씩 겨우 볼 수 있지요.
--- 「너도밤나무·나도밤나무│‘너도’와 ‘나도’가 모이면 가족일까」 중에서

금강초롱꽃은 1911년에 검산초롱꽃은 1921년에 명명되었습니다. 남북이 하나이던 시대, 휴전선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 때 명명되었지요. 명명자는 일본인 나카이 다케노신입니다. (중략) 금강초롱꽃속은 한국특산식물속이면서 속명이 하나부사야Hanabusaya로 일본인의 이름이고, 한 종은 남북한에 모두 자생하고 한 종은 북한에만 자생합니다. 일제강점기의 애통함과 분단된 나라의 슬픔을 이렇듯 식물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 「금강초롱꽃·검산초롱꽃│북한에서 발견되고 일본식 학명을 갖게 된 토종꽃」 중에서

〈한림별곡〉 내용 중에 ‘황자장미黃紫薔薇’란 말이 나옵니다. 노란색과 자주색의 장미라는 뜻으로 아마도 그 이전부터 장미는 아주 귀하게 대접받는 꽃이었을 것입니다. (중략) 하지만 이런 화려한 장미 말고 같은 로사Rosa(장미속)라는 이름을 가진 꽃들이 우리나라에도 상당히 많이 자생합니다. 높은 산이나 깊은 숲에 가야 만나지는 인가목이나 생열귀나무가 있고, 햇볕이 잘 드는 곳이나 바닷가에서 땅을 기며 자라는 돌가시나무도 있습니다. 장미와는 사뭇 다른 이름을 가졌지만 이들도 엄연히 장미에 속합니다. 여러 로사 중에서도 대표적이며 누구나 알고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찔레꽃’과 ‘해당화’입니다. 이들은 아주 오랫동안 농부들과 어부들 가까이에서 함께 산 로사입니다.
--- 「찔레꽃·해당화│청순한 들장미와 당찬 바다장미를 아시나요」 중에서

강가의 버드나무들이 봄이면 파릇파릇할 때 그것이 혹시 잎인 줄 아셨나요? 잎이 아닙니다. 봄의 물가를 지배하는 경쾌한 빛깔은 버드나무의 꽃이 좌우합니다. 그래서 시작부터 줄곧 꽃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잎인 줄 아셨다면 지금까지 오해를 하신 겁니다. 버드나무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핍니다. 이것이 버드나무에 대해 흔히 범하는 첫 번째 오해입니다.
--- 「버드나무│버드나무에 대한 세 가지 오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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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름을 안다는 것은 존재를 안다는 것입니다. 한 번 본 식물은 잊어버리지 않는, 평생 숲을 연구한 저자가 엮어낸 이 책은 식물이란 존재를 새롭게 만나게 합니다. 식물 이름에는 스토리와 히스토리가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만나지만 이름을 몰랐거나, 이름은 알아도 지나쳐 왔던 식물들을 새롭게 알게 해 줍니다. 이름의 유래, 이름이 붙은 사연, 이름이 비슷한 식물 구분법 등 식물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말끔히 해소해 줍니다. 식물의 존재와 자연의 신호를 이 책을 통해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전한길 (한국사 일타 강사, 역사 유튜버, 《네 인생 우습지 않다》 저자)
처음 만나면 서로 인사를 나눕니다. 인사란 이름을 주고받는 걸 말합니다. 그 후론 일사천리입니다. 영희야, 태주야 하고 부르며 금세 친해집니다. 책이나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닮은 점이 있습니다. 착합니다. 착하다는 건 지혜롭다는 뜻입니다. 공격적이지 않고 친화적이어야 자연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높으니까요. ‘식물 좀 아는 누나’가 들려주는 식물 이름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지혜로워집니다. 착한 사람들은 눈높이를 맞추고 가장 먼저 이름을 물어봅니다. 네 이름이 뭐니? 무슨 뜻이니? 누가 지어 주었니?
- 림태주 (시인, 에세이스트, 《관계의 물리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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