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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선의 글스토랑

: 가족이라 쓰고 행복이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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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178*251*20mm
ISBN13 9791193607602
ISBN10 1193607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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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끔 포복절도합니다. 인생이 재밌기 때문입니다. 가족이 재밌고 만남이 재밌고, 아니 세상사의 모든 상황이 해학 넘쳐 저는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이 웃음을 터트려야 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 깊어 가는 이 시대에, 저는 이 해학 미사일로 세상에 막강한 공격을 퍼부어야 할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28년산 부부의 인생살이와 에피소드, 그리고 저의 상상력과 삶의 익살스러운 장면들은 독자 여러분을 웃음과 감동, 그리고 깊은 사색의 세계로 인도할 것입니다. 부부, 가족 그리고 인생사에 티키타카하며 만들어 내는 일상의 맛과 다채로운 삶의 모습들은 저출산이라는 현시대의 과제에도 긍정적인 시너지로 작용되길 소망해 봅니다.

제 인생에 중요 포인트 중 하나는 설악산 공룡능선입니다. 1994년 7월, 룸메이트의 달콤한 꼬임에 넘어가 공룡능선에 도전하게 됩니다. 고향 앞산도 제대로 오른 적 없었는데, ‘별거 아니야’란 룸메이트의 말만 듣고 ‘덜컥’ 공룡능선이란 전선을 넘게 됩니다. 비선대에서 출발, 마등령에서 1박하고 공룡능선을 넘어 시흥각 휴게소에서 1박하고 내려오는 대장정입니다. 호기 있게 출발했지만, 첫날 마등령을 오르는 코스는 지옥의 레이스였습니다. 공룡 아가리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30kg 넘는 배낭도 한몫했지만, 정말 힘들었던 것은 끝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과 내리막입니다. 제 상식으론, 산은 올라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설악산은 가파른 봉우리를 셀 수 없이 오르내리며 전진해야 했습니다.

2시간쯤 오르자, 저는 탈진하여 배낭을 집어 던지고 깊은 후회의 늪에서 허우적거려야 했습니다. 다시는 설악산을 쳐다보지 않는다고 하면서, 룸메이트에게 으르렁댔습니다. 보통 등산인이 4시간 가는 코스를 우리는 8시간 넘게 악전고투하며 정상 언저리에 들어섰죠. 앗,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왔던 길을 되돌아보니 설악산이 어쩌면 그렇게 멋있는지, 무릉도원이었습니다. 아니 무릉도원이 있다고 해도 이에 감히 비교할 수 있을까요? 수많은 봉우리가 펼쳐내는 장관을 표현한다는 것은 저의 글쓰기로는 불가해한 일입니다. 특별히 제가 힘들고 절망했던 그 지점이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절경을 만들어 내더군요.

가정이라는 산은 설악산보다 더 많은 봉우리를 가진 거친 산입니다. 기쁨, 행복이란 오르막을 오르다 스트레스와 실패의 내리막을 경험하기도 하고, 수많은 봉우리를 통과해서 우리는 미래를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합니다. 아내와 티격태격하던 그 지점, 아들 문제로 갈등하던 코스는 정말 힘들고 모든 짐을 다 던져버리고 싶었던 지옥의 레이스였지요. 그러나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고 어느 정도의 세월이 흐른 후, 지나온 날을 돌이켜 보니 추억이 되고 행복이 되고 멋진 절경이 되더군요. 특히 제 인생의 쓴맛을 경험했던 그 지점들은 반짝이는 보석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가족이 특별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의 가정과 비슷하게 많은 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합니다. 대부분 사람이 추구하는 행복과는 결이 다를 수 있지요. 그러나 행복의 기준이 어디 있을까요? 보리떡 하나 먹어도 감사와 행복을 느끼는 이가 있는가 하면, 산해진미 앞에서도 한숨 쉬며 스트레스와 MOU를 맺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 가정의 성공담이 아니라, 승리의 방정식을 풀어내는 도깨비방망이가 아니라, 평범함에 숨어있는 행복입니다. 많은 이가 행복이란 파랑새를 찾아내기 위해 온 세상을 뒤집고 다니지만, 틸틸과 미틸이 보여준 것처럼 행복이란 파랑새는 가정이라는 환경에서 가장 잘 자랍니다.

저는 메모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일상에서 희로애락이 버무려진 에피소드는 빠뜨리지 않고 기록합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분량이 모아져, 주제별로 분류하던 중 저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카프카Franz Kafka의 말처럼 제 안에 있던 꽁꽁 얼어버린 감성을 도끼로 깨트린 것처럼 말이죠. 전에는 스트레스 범벅이던 에피소드가, ♪가슴 아프게 가슴 아프게♪ 하던 사건이, 시간이라는 소금에 발효되니 추억이 되고 감동이 되고 교훈이 되는, 맛난 이야기로 변한 것입니다. 아픔에 튀겨진 이야기가 각도를 바꾸어 보니 마술을 부려 다른 시각으로 보이는 겁니다. 저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라톤 전투에서 승리한 소식을 알려야겠기에 42km를 전속력으로 달렸던 이름 모를 병사처럼, 저도 알려야 하는 사명감에 불타올랐습니다.

조재선의 글스토랑은 물음표로 끝맺는 에피소드episode 모음집으로,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 등 모든 맛이 고루 섞인 인생 요리책입니다. 저자 개인의, 가족의, 주변에서 생성된 이야기이지만 차근차근 살펴보면 모든 사람이 겪어내는 평범한 이야기입니다. 사람마다 같은 음식이라도 느끼는 맛이 다르듯, 이 책도 독자마다 다른 감동을 전달해 줄 것입니다. 어떤 이에게는 지나치기 쉬운 일상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고, 어떤 이에게는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으로 선뜻 출연해 준 아내와 조연으로 합류해 준 두 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 뜻을 전합니다. 내용을 읽어나가면 부부와 가정, 아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는데도 남편의, 아빠의 비전에 기꺼이 동행해 주었습니다. 가족 이야기가 대부분이기에 여러 번의 가족회의를 하면서 내용, 제목, 구도 등을 같이 세워나갔습니다. 또한, 글스토랑을 서점에 태어나도록 도와주신 행복에너지 출판사 권선복 대표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이 책이 행복이라는 구도를 기초로 하고 있는데, 행복에너지를 충전해서 이 거친 서점가에서 굳건히 자리 잡기를 소망해 봅니다.
---「가족이라 쓰고 행복이라 읽는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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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다가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번개가 친 듯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내 얘기, 아니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것 같아서였습니다.”
『조재선의 글스토랑』을 읽기 시작하면 도중에 멈추기가 어렵습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 중간중간 페이지를 넘기게 하기도 합니다. 곱씹을수록 묵은지 같은 깊은 맛이 우러나기 때문이죠. ‘가족이라 쓰고 행복이라 읽는다’라는 부제를 달았는데, 우리 모두 그 안에 속하면서도 잊고 살아가는 가족의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저 역시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으로 지난날을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상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 속에서 큰 울림이 있는 의미들을 찾아내 전해줍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채 넘겨버리는 사소한 순간들조차 그의 경험을 거치면 큰 감동으로 돌아오는 것 같아서 신기하기도 합니다.

제가 만난 조재선 작가는 평범한 것 같은 우리네 삶에서 다양한 맛과 멋을 찾아내 재치 있게,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한 분입니다.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30년 전 설악산 공룡능선을 오른 게 인생의 중요 포인트 중 하나라고 소개하며, 가정이라는 산은 설악산보다 더 많은 봉우리를 가진 거친 산이라고 했습니다. 기쁨과 행복의 오르막을 오르다가 스트레스와 실패의 내리막을 경험하기도 한다는 것이죠. 아내, 아들과의 갈등이 힘들고 던져버리고 싶었던 지옥의 레이스였지만, 돌이켜보면 추억이고 행복이며, 멋진 절경이 됐다는 얘기는 많은 이의 공감을 얻을 것 같습니다.

작가는 자신은 물론이고 경험조차도 아름답게 꾸미지 않습니다. 수많은 실패담을 현장에서 중계하듯 쏟아냅니다. 그런 솔직한 삶의 고백이 독자를 위로하고 용기를 주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려주는 지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는 아내가 이 책의 주인공이며, 두 아들은 조연이라고 했는데, 그럼에도 ‘조재선의 글스토랑’은 단순한 가족 이야기는 아닙니다. 가정의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을 모두 느끼게 하는 인생의 요리책이라고나 할까요. 딱딱하지도 않고 훈계하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가족을 배려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레시피 같은 책이죠.

이 책은 독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믿습니다. 많은 분이 이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기를 바랍니다.
-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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