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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미국사 4 : 글로벌 시대의 미국

새 미국사 4 : 글로벌 시대의 미국

: 냉전 시대부터 21세기까지

새 미국사-0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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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153*224*15mm
ISBN13 978894607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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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1970년대는 ‘포스트’의 시대였다. 포스트 시민권 운동, 포스트 위대한 사회, 포스트 뉴딜 리버럴리즘, 포스트 베트남, 포스트 워터게이트 등은 모두 1970년대의 비관적인 침체된 분위기를 생각나게 하는 용어이다. 하지만 인류 역사상 표면적으로는 침체기 또는 반동기라 보였던 시대가 나중에 돌아보면 실은 새로운 전회나 비약을 위한 준비 단계였던 적이 결코 적지 않다.
--- p.19

레이건의 압승은 적어도 공화당이 정치강령에서 제시한 우파 노선이 전후 처음으로 국민에게서 신임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뉴라이트와 종교 우파를 비롯한 열렬한 레이건 지지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레이건의 당선은 단순히 전 정권의 실정에 반발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벌여온 장기간의 운동이 결실을 맺은 혁명과 다름없었다. 혁명이라는 용어가 타당한지는 일단 제쳐두고, 레이건 정권의 등장으로 미국에서는 장기간 불모의 이데올로기로 폄하되었던 정치적 보수주의가 처음으로 백악관을 지배하게 되었다.
--- p.66

오바마와 트럼프, 이렇게까지 대극적인 두 사람이 이처럼 단기간에 연이어 대통령에 선출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사이 미국 정치사회가 크게 변화했음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 변화의 의미를 묻는 데서 2008년에도 2016년에도 처음에 대통령선거에서 유력시된 인물이 힐러리 클린턴이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이러한 그녀가 백악관에 마지막 한 걸음을 남기고 들어가지 못한 이유는 … 그녀가 대표하고자 했던 연방정치의 기본 노선이 2008년 이래 미국 정치사회의 실정과 맞지 않았다는 경위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 p.201

클린턴 정권이 남긴 개혁의 성과는 보수와 신민주당원의 초당파적인 합작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이 성과를 인계받은 아들 부시 정권은, 앞 절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레이건주의를 순화하고 더욱 원리주의적인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철저하게 실시하려 했지만 거꾸로 국내외에서 실정을 거듭했다. 2008년은 레이건에서 클린턴을 거쳐 아들 부시에 이르는 보수적 컨센서스가 한계를 드러내고 파탄의 낭떠러지에 선 시기였다. 미국 정치는 1970년대 이래 재편되는 시기를 맞고 있었다. 이것이 예측 불가능한 2명의 아웃사이더 대통령이 등장하도록 촉진한 배경이었다.
--- p.202

내정과 마찬가지로 오바마 외교가 지녔던 반기득권적 성격, 즉 실용주의적인 이상주의, 범세계주의, 다국간주의, 군사에 대한 외교 중시 등에서 전제로 삼았던 것이 미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해졌다는 근본 인식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오바마가 없었다면 과연 트럼프가 등장할 수 있었을까? 트럼프에게 백악관으로 향하는 길을 열었던 사운드바이트 ‘미국을 다시 위대한 국가로’는 무엇보다 희망이 없는 미국 쇠퇴론을 전제로 했던 것이 아닐까?
--- p.249

1980년이나 2016년 모두 미국의 통치체제는 커다란 전환기에 있었다. 거의 한 세대의 시간을 두고 레이건과 트럼프는 미국의 쇠퇴가 우려되는 유사한 상황에서 백악관으로 입성하려 했다. 두 사람은 동일한 슬로건으로 기존의 레짐에 대한 대담한 도전자 이미지를 제시하고 각각의 레짐 아래에서 잊힌 사람들의 불만과 분노를 환기했다. 이를 통해 그들을 자신의 지지기반으로 교묘하게 유도함으로써 백악관을 수중에 넣었다. 다만 레이건에게는 쇄신해야 할 미국의 레짐이 뉴딜이었던 데 반해, 트럼프에게 쇄신해야 할 미국의 레짐은 레이건 혁명에 의해 착수되었던 글로벌한 신자유주의 체제였다.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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