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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작부인은 다섯 시에 죽었다

남작부인은 다섯 시에 죽었다

: 볼테르가 수사하다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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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7월 14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57g | 128*188*20mm
ISBN13 9788997680108
ISBN10 89976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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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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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프레데릭 르노르망Frederic Lenormand
1964년 수학 교수인 아버지와 가족계획자료센터 소장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술품 수집가였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찌감치 폭넓은 문화와 문학, 동양의 신화들을 접했다. 파리 정치대학(Science Po.)과 소르본 대학에서 수학한 뒤 1988년부터 마드리드와 뉴욕, 로마 등지에서 체류하며 소설을 쓰기 시작해 프랑스 문인협회 티드 모니에 상, 아카데미 프랑세즈 프랑수아 모리악 상 등을 받으며 문단으로부터 주목 받는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프레데릭 르노르망의 초기 작품은 주로 역사소설들로서 그는 특히 18세기, 프랑스 대혁명, 공포정치 시대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그에게 대중적인 작가로서의 명성을 안겨 준 것은 2004년에 발표한 ‘티 판관의 새로운 수사’ 시리즈이다. 중국에 실존했던 천재 수사관 적인걸(狄仁傑, 630~700)에게서 영감을 받은 이 시리즈는 역사적 고증과 추리물의 재미를 잘 살려 낸 덕분에 대중적 인기를 얻었고,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체코어, 불가리아어 등으로 번역, 소개되었다.
2011년 프레데릭 르노르망은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18세기 프랑스 역사로 돌아와 ‘볼테르가 수사하다’라는 새로운 추리물 시리즈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남작부인은 다섯 시에 죽었다_볼테르가 수사하다' 는 프레데릭 르노르망의 전문 분야인 18세기 프랑스 역사 추리물로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생생하고도 매력적인 캐릭터들, 특히 프랑스의 자랑인 철학자 볼테르와 그의 실제 연인이자 여류 과학자인 에밀리 뒤 샤틀레 콤비의 유쾌하고도 지적인 사건 해결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지는 추리소설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최고의 추리소설에 주어지는 문학상 ‘아르센 뤼팽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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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에게 물린 것 같은 몰골이구먼.”
르네 에로가 중얼거렸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흡혈귀들은 카르파티아 산악 지대를 좀체 떠나지 않으니까요.”
볼테르를 바라보던 에로가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미신을 적으로 삼는 당신 같은 사람도 흡혈귀의 존재를 믿습니까?”
“나는 우리나라 사제들이 퍼뜨리는 쓸데없는 소리를 믿지 않을 뿐입니다. 머나먼 다른 나라에서는 흡혈귀 신앙도 소박한 민중 신앙일 뿐이지요. 흡혈귀들이 파리 교구에서 봉록을 받는 것도 아닌데 내가 무슨 상관을 하겠습니까. 우리에겐 얀센주의자들과 예수회가 있으니 발라키아에도 그들의 고혈을 빠는 흡혈귀들이 있겠지요.”
“뱅티미유 추기경 예하께서는 그런 것들을 믿지 않으실 것 같군요.”
“교회가 믿지 않으니 우리가 믿을 여지가 있는 겁니다. 그러니 ‘흡혈귀에 의한 살인’이라고 기록하시고 사본을 노르트담에 제출하시지요.”
에로가 손뼉을 쳤다. 한 남자가 여태껏 복도에 서서 대기하고 있었는지 곧바로 진홍색 가죽이 덮인 궤짝 하나를 들고 나타났다.
“고인은 독실한 신자였나? 부인이 교구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는지?”
볼테르는 이런 질문은 하인들에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나 보좌관은 즉시 궤짝을 열고 서류를 꺼내며 말했다.
“3년 전 크리스마스 이후로는 미사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총감님.”
“어떤 이들은 스스로에게 온갖 호사를 허락하지. 신을 믿지 않는 호사까지 포함해서 말이야.” 경찰총감이 단정 짓듯 말하며 볼테르를 바라보았다.
“그러면 품행 문제로 넘어가 볼까. 당신이 어떻게 이렇게 호사스럽게 살게 됐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시지요, 아루에 씨.”
수사관이 관심 있게 여기는 문제는 남작부인의 품행이 아니라 볼테르의 품행이었다. 볼테르는 샤틀레의 감시망에 걸려들었음을 직감했다.
“나는 부자가 아닙니다! 복권에 당첨됐을 뿐이지요!”
“아, 그래요, 나도 기억합니다. 당신은 당첨금을 두둑이 챙기기 위해서 가명으로 엄청난 양의 복권을 사들이는 그 양심 불량 단체의 일원이었지요. 재산의 출처로는 참 떳떳하기도 하지요! 퐁텐 마르텔 부인은 이미 연로했고, 그러니 다른 여자와 손잡고 이 노부인의 재산으로 호의호식할 마음이 들었을 수도 있겠군요…….”
“지금 장난하시오? 이 집에 들어오려는 남자는 모두 고자가 되어야 할 판국이군!”
“아, 그렇습니까?”
철학자의 낯빛이 시뻘겋게 변했다.
“나는 문학에 바친 몸이오!”
“우편물!”
에로가 고함을 지르자 가죽 궤짝을 든 보좌관이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내가 읽어 드리지요. ‘그녀는 항상 누군가 자기 목을 찔러 죽이고 자기 돈을 오페라 여가수 따위에게 주지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그러니 열아홉 살의 리낭이 부인 마음에 들지 생각해 보시지요!’”
볼테르는 그 종이를 보여 달라고 했다. 자신의 필적이 아니었다. 볼테르는 자신은 이런 편지를 쓴 적이 없노라고 말했다.
“당연히 당신 글씨가 아니겠지요. 내가 늘 사람을 시켜 당신 편지를 잘 베껴 놓은 후에 원본을 수신인에게 전달하게 했으니까요.”
확실히 ‘목을 찔러 죽인다’는 말을 가벼이 넘길 수는 없었다. 경찰총감은 그 리낭이라는 사람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볼테르는 그 문장이 생생함을 더하기 위한 일종의 표현법에 지나지 않으며 문제의 리낭은 성직자라고 설명을 해야만 했다. 이제 글을 쓰는 시간보다 그 글에 대해서 설명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었다. 에로는 자고새를 덤불숲에 몰아넣은 사냥꾼 같은 얼굴로 대꾸했다.
“그래요? 돈 많고 명 짧은 귀부인 집만 골라가며 유숙을 하는 겁니까?”
볼테르는 자신은 부인의 상속자가 아니라고 분명히 짚고 넘어갔다. 누구라도 부인의 상속자가 될 수 있었지만 그는 아니었다.
---「남작부인이 죽었다가 살아나는 모습을 하룻밤에 다 보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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