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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처럼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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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광활하고도 지루한 세상에서 최고의 글쟁이가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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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7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339g | 140*225*15mm
ISBN13 9788959062614
ISBN10 895906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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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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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진서의 글로 돌아가 보자. “사람들은 대체로 글을 난삽하게 쓰는 병이 있다.” 참으로 공감이 가는 문장이다. 전자제품이나 내복약 사용 설명서를 보고 도무지 사용법을 익힐 수 없었던 경험은 없는가?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이런저런 종류의 세금 납부 업무를 안내하는 글을 읽다가 포기하고 세무사를 찾아갔던 경험은 없는가? “잠시 후 상당한 양의 강우가 예상된다고 말하는 비행기의 기장은 비가 올 것 같다고 말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진서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물론 군더더기를 걷어낸 명료한 문장은 쓰기 어렵다. 따라서 카메론의 글이 그랬듯이 진서의 글 역시 결코 쉽게 쓰였을 리 없다. 거듭되는 퇴고를 거치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명료한 문장이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써라」

내가 아는 한, 아무리 뛰어난 상상력을 가진 작가라도 몸소 경험한 것 외에는 잘 쓰지 못한다. 특별한 예외가 있을지 모르지만, 다양하고 진지한 경험만이 글 속에 보석처럼 빛난다. 도입 단락은 독자들에게 글에 대한 첫인상을 심어주는 중요한 단락이다. 빛나는 보석을 놓아두고 다른 무엇을 보여주겠는가? 도입 단락 쓰기의 성패 여부는 글의 내용과 형식에 맞춰 얼마나 적절한 보석을 기억해내느냐에 달려 있다. 필요하다면 보석을 보여주지 않는 것, 그것도 보석을 보여주는 중요한 한 가지 방법이다. ---「개인적 경험을 써라」

실제로 요즘은 사회적 사건을 다루는 글이 일반 시민에 의해 쓰인 경우가 늘고 있다. 인터넷이나 SNS 덕분이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글에서마저 기성 언론인들이나 사이비 지식인들의 구태---舊態)가 보이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양식 있는 시민이 글쓰기 주체가 될 수 있는 요즘 같은 시대가 오기까지 얼마나 높은 산을 넘고, 깊은 강을 건넜는지, 그 처절한 역사를 생각해보라! 사회적 사건을 도입 단락으로 쓰는 일은 쉽다. 아니 어떤 글을 쓰든 도입 단락을 쓰는 일은 쉽다. 하지만 그 도입 단락을 책임지는 글을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쓰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언론인이든 지식인이든 일반 시민이든, 글쓰기 문화의 다양한 주체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더 바람직한 일은 누가 글을 쓰느냐가 아니라 누가 자신이 쓴 글에 대해 책임지느냐다. ---「신중하게 주장하라」

아무리 뛰어난 사전일지라도, 우리가 ‘정의’로 한 단락을 쓰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정의란 어쩔 수 없이 불완전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글 어디에선가 특정한 용어나 개념을 정의했다면, 어디까지나 그 정의의 한계 내에서만 그 용어나 개념에 대한 논의를 전개해야만 한다. 즉, 다른 사람에 의해 다른 정의가 이루어질 경우, 다른 글이 쓰일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용어의 정의를 익히는 일은 글쓰기뿐 아니라 책읽기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친절한 입문서의 저자는 굳이 용어를 구사하지 않으면서 쉽게 글을 쓰고, 반드시 용어를 써야 할 경우는 상세한 주석을 달아 그 용어의 뜻을 정의해주며 독자를 배려한다. 하지만 제법 수준이 되는 책에서는 그런 배려를 하지 않는다. ---「정의하라」

겉으로 보기에는 분명한 주장인데, 그 주장에서 글쓴이가 설득하려고 안달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마무리 단락이 있다. 이런 단락으로 마무리하는 글은 대체로 글 전체가 그런 성격을 띤다. 글쓴이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충실하게 대면서 기어코 자신이 주장하는 바에 독자들이 설득당하기를 희망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부질없는 일이다. 과학 논문이 아니라면---어쩌면 과학 논문도 포함해서), 대부분의 주장은 글쓴이가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기에 적합한 근거들만을 들이민다. 그런 면에서 설득을 의도하지 않는 주장이 도리어 가장 설득적이다. ---「독자들이 공감하게 하라」

글쓰기 세계에서는 그러한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어느 날, 혹은 어느 시절을 회상하고 그날 그 시절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일에 성공도 실패도 없다. 회한만이 남은 그날, 그 시절, 그 만남, 그 헤어짐, 그 인연일지라도 활자화되는 순간 운명의 여신이 내리는 무서운 마법이 풀린 듯이 우리는 위로 받는다. 위로 받은 우리가 쓰는 글이 타인에게도 위로가 되어준다. 내 인생의 어느 날 어느 시절은 그렇게,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처럼, 피천득의 수필처럼 아름다운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라」

한 단락이나 한 편의 짧은 글에 뭔가 대단한 것을 담을 수는 없다.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는 자신이 무슨 내용을 어떤 방법으로 이 부족한 글 속에 담았는지 겸손하게 되돌아보아야 한다. 다른 글에서 다시 논의되어야 할 것 같으면 그러겠노라고 약속하고, 변변치 못한 글을 이렇듯 성의 없이 마무리하는 일이 부끄러우면 독자들의 도움을 청해야 할 것이다.
---「욕심을 부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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