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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고래 1

붉은 고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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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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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4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30g | 150*220*20mm
ISBN13 9788932312262
ISBN10 893231226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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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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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미술관의 맨 마지막 자리를 지키는 작품 앞에 서서 나는 극렬한 고통에 휩싸였다. 고흐를 기리는 공간에는 그의 생의 최후를 암시하듯 그 자리를 ‘뿌리째 뽑혀 쓰러져 누운 나무’에 맡기고 있었다. 왜 나의 가슴은 그 앞에서 나무뿌리처럼 갈가리 찢어졌을까? 모름지기 그것이 나의 인생을 보여주는 듯했기 때문이다. 붐비는 관람객들 틈에서 나는 이어폰에 나오는 일본어로 그 작품의 해설을 들었다. ‘현실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그토록 발버둥쳤지만 끝내 현실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고흐의 인생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했다. 나는 그만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p. 158
자본이 인간의 혼을 다치게 합니다만, 자본이 없으면 인간의 혼을 지켜주기 위한 어떤 사업도 도모하기 어려운 것이 오늘의 냉엄한 현실적 조건임을 드디어 각성하고 있습니다. 이 각성은 순수성을 해치는 일면을 명백히 가지고 있겠습니다만, 인생이든 역사든 오직 맑은 물줄기로만 흐를 수야 없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더러 불순물이 섞이더라도 항시적으로 지향해야 할 먼 진보를 향하여 올바르고 꿋꿋하게 흘러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p. 221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2001년 회갑이 다 되어가는 주인공 허경욱은 2월 하순부터 3월 하순까지 한 달간 생전 처음 유럽대륙을 여행한다. 영국에서 문학비평을 공부하는 조카 허시우(작은형의 아들)가 동행한 여행에서 그는 자기의 살아온 내력과 조카는 잘 모르는 가족사를 들려주면서, 독일로 ‘그’를 만나러 간다. 그리고 그 모든 회고와 여행의 이야기를 한국으로 돌아온 4월 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출범한 지 80여 년 된 날부터 ‘아비의 기록’으로 엮으면서 아직 열넷, 열한 살밖에 안 된 자녀에게 남긴다.

해거름이면 고래고깃국 냄새가 피어오르는 포항 어느 마을, 삶결 고운 부모 슬하에서 오남매 중 막내로 자란 허경욱.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큰형 허경민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서 사회주의를 접하고 조직 활동을 하며, 귀국 후에도 사회주의운동을 전개해 해방 뒤 쫓기다가 일본으로 밀입국하여 조총련 간부로 일한다. 작은형 허경윤은 형이 빨갱이지만 자기는 군인이 되기를 바란다. 의협심이 강하고 독립적이며 조금은 독단적이기도 한 허경윤은, 매형이자 형의 친구인 이종호의 도움으로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촉망받는 군인이 되고 군사정권의 실력자로 부상한다. 막내 허경욱은 사촌형 허경철의 처참한 죽음, 친형 같았던 왕 서방의 실종과 관련하여 남한 사회에 회의를 느끼고 큰형을 찾아 일본으로 밀입국한다. 큰형 밑에서 조총련 일을 하던 허경욱은 그곳 간부들의 요구에 따라 북한으로 들어가 공부하게 되고, 밀봉교육을 무사히 마친 후에는 남파된다. 이후 고향에 돌아와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붙잡혀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북한에서부터 시작된 사회주의에 대한 회의, 군인인 작은형의 장래 때문에 전향서를 쓰고 정권이 바뀌면서 출소하여 결혼하고 가정도 꾸린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온전한 신분을 얻게 되자, 큰형의 아들인 허기주(북한 외교관)와 독일에서 만나기 위해 유럽으로 떠난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송두율 교수 사건으로 ‘경계인’이란 단어가 우리 사회에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남북한 체제 그 어느 쪽에도 소속하지 않고, 양쪽 다 부정한 채 경계선 위에 위치한 비판적 지식인 허경욱. 그가 겪는 수난의 역정은 파란만장하다. 작가가 말한 바대로 ‘허경욱의 붉음은 사상의 색깔이 아니라, 분단이 발명한 상처의 색깔’인 것이다.


--- 현기영(소설가, 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
한번 쓰겠다 마음먹으면 기필코 쓰는 사람, 선 굵은 이야기를 즐겨 쓰는 사람 이대환! ?붉은 고래?를 읽어나가며 생각했다. 또 한 편의 대작이 탄생했노라고. 일제강점기에서 광복, 전쟁, 분단을 지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길을 가야 했던 삼형제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존재이며 우리 인생은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 새롭게 돌아보게 된다.

--- 방민호(문학평론가, 현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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