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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거나 미치거나 1

빛나거나 미치거나 1

: 현고운 장편소설

리뷰 총점8.6 리뷰 30건 | 판매지수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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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2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400g | 130*190*18mm
ISBN13 9788994300313
ISBN10 899430031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현고운
내 글 안의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언제나.
그래서 내 글을 읽어주는 분들이 행복했으면…….
그 역시 언제나.
그렇게 나까지 행복하길 원하는 참 욕심 많은 작가…….
나 역시 언제나.

소설
《1%의 어떤 것》《나를 위한 모든 것》《사자’s 러브》《마녀와의 사랑》《유령과 토마토》《운명 사랑하기》《인연 찾기》《불타는 우리 집》《나와 함께 채송화》《하늘에 이르는 남자 건달》《잘 쓰고 잘 노는 남자 한량》《지금은 전쟁 중》《봄날의 팔광》《아내를 구하는 4가지 방법》

드라마
MBC 일요로맨스극장 〈1%의 어떤 것〉
MBC 주말연속극 〈인연 만들기〉 극본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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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왜 혼인을 안 하겠다는 것인지 이유를 대 보거라.”
“아바마마는 그리 혼인을 많이 하시니 좋으셨습니까?”
“그거야…….”
표정 없는 얼굴로 되묻는 왕소의 날카로운 지적에 29명이나 되는 부인을 두고 있는 황제는‘끙’ 하고 낮은 신음을 삼켰다.
한시도 조용한 날 없이 시끄러운 황궁을 돌아보면 황제 또한 그리 할 말이 없는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p.16

“잘못 알고 계십니다.”
“뭐가 말이냐”
“호족들 따위가 뭐라 난리를 치는 것은 두렵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내가 후회한다 하는 것이지”
“제가 만인지상의 자리에 오른다면, 저는 절대 공신들과도, 호족들과도 타협하지 않을 생각이니까요. 황제의 작은 권력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고, 백성의 어떤 것도 빼앗아 가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절 그냥 두겠습니까, 아니면 제가 그들을 그대로 두고 보겠습니까?” ---p.23

어쨌거나 다 필요 없다. 어느 놈인지 아무나 걸리기나 해라. 제발 한 놈만. 어디 보자. 저놈은 너무 늙었고, 저 녀석은 또 어리고, 쟤는 중원 사람이구나. 그 많던 사내 녀석들이 다 어디 가고. 인물이 없어, 인물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백묘와 장백산의 눈빛이 매서워지고 급해지고 있었다. ---p.35

“넌 누구지?”
“어쩌면 그쪽 신부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요.”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그녀가 빠르게 대꾸했다.
어림없는 소리. 신부라니.
너울을 걷어 보지 않아도 눈앞의 신부는 아직 여인이 되려면 한참이나 기다려야 할 꼬마였다. ---p.41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는 건지 우리도 좀 압시다.”
“소 황자께서는 황제 서열 두 번째이십니다. 그런 분이 너무 정치와 가까우시면 오해를 받기 딱 좋으시지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사시는 게 황제 폐하를 돕는 길입니다.”
지몽의 대답에 대신들을 바라보는 황제의 얼굴이 서늘해졌다. 멍청한 것들은 바로 너희들이라는 듯이. ---p.72

계곡물 소리가 귓가에 요란하게 들려온다. 이놈의 물이 웬수다. 태어날 때부터 물에 던져지더니만 결국 물에 빠져 죽는구나 싶은 순간, 차가운 물이 발끝에 닿기도 전에 누군가 그녀를 감싸 안았다.
어, 경인가? 그새 도착한 건가?
다행이다 싶어서 눈을 뜨자, 경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마주해야 했다. 신율은 눈을 깜박였다. 자신을 바라보며 환히 웃고 있는 남자는 분명 여섯째 황자였다. ---p.88

“제가 아무리 마마님을 목 놓아 외쳐 불러도, 아무도 마마님으로 보지 않을 것입니다요.”
누가 저 낡아 빠진 장포를 걸치고 덜렁 검 하나만 메고 있는 사내를 황자로 볼 것인가. 많은 황자 중에서 왜 하필 이렇게 시커멓게 괴상하고 희한하게 어두운 넷째 마마의 시종이 되었는지, 길한 복만 잔뜩 가지라는 길복이라는 이름과는 상관없이 참으로 박복한 팔자인가 보다. ---p.106

“입도 좀 벌려 보거라. 치아는 어떤가. 엉덩이도 탄탄하니 괜찮고.”
신율이 손에 들고 있는 부채로 ‘툭툭’ 하고 그의 엉덩이를 쳐대자 왕소는 피식 미소를 삼켰다. 어이없는 이 시간들이 왠지 재미있어진다. 어린 사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 것도 같았다. ---p.113~114

“빛 광. 사람(人)의 머리 위에 불(火)이 있으니 어찌 그 머리가 제 역할을 하겠습니까.”
“그렇다면 내가 미치기라도 한다는 뜻인가?” ---p.208

“여러 가지로 불공평하구나. 너는 나를 아는데 나는 너를 모르고, 난 궁금했는데 넌 그렇지 않았다니.”
그래, 그것은 불공평한 것이야.
나 혼자 궁금하고, 나 혼자 알고 싶고, 나 혼자 보고 싶었다. 참으로 희한하게 말이다. ---p.244

하지만 무슨 해괴한 마음인지 아무리 기녀들이라도 신율의 몸을 허락 없이 더듬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말도 안 되는 독점욕이 가슴 한구석에서 모락모락 뭉쳐지고 있었다.
“나와 술 먹을 때는 내게 집중하거라. 다른 짓거리는 나중에 해야지.”
“진작부터 집중하고 있었는데요.”. ---p.261

황자의 눈썹이 삐딱하게 치켜 올라갔지만 신율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환히 웃어 보였다. 달보다 더 고운 모습이었다.
사내 녀석이 어찌 저리 웃음이 흔한 것인지.
덜컹,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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