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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읽는 창세기

미술관에서 읽는 창세기

리뷰 총점9.0 리뷰 4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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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9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90g | 160*220*15mm
ISBN13 9788934113980
ISBN10 8934113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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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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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겔은 바벨탑을 야훼의 시선에서 묘사하였다. 우리가 앞서 살핀 대로 “한 언어”에 대한 강조는 결국 정치권력의 체제 유지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브뤼겔의 그림 아래쪽에 등장하는 임금과 그 아래 마치 예배하듯 엎드린 사람들, 그리고 임금의 오른쪽 뒤쪽에서 힘에 부치는 노동에 지친 사람들의 모습은 한 언어를 통한 지배욕을 비웃고 있는 듯하다. 웅장하게 건설되고 있는 탑을 보면서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 암벽을 깨뜨려 쌓아나가야 하는 이 미완성의 탑은 결국 이룰 수 없는 인간의 꿈을 느끼게 하지 않는가? 더욱이 반으로 나누어 왼쪽은 그럴 듯하게 완성되어 있지만, 오른쪽은 그 이룰 수 없는 완성이 어둠에 가려진 채 방치되어 있다. 심지어 항구에서 올라가는 문을 지나면 짙은 어둠 속에 붕괴의 흔적이 방치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게다가 미완성의 암벽 부분 여기저기에 집들이 보인다. 아무리 봐도 인부들의 집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이미 미완성을 감지했거나, 성경 본문대로 소통의 단절로 애초 목적과는 달리 탑에 정착한 사람들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이 모든 것들이 미완성에 머무르고 말 탑의 운명을 예고하는 듯하다.
브뤼겔의 이 그림에서 거대한 탑을 지으려는 사람들은 정작 도구에 지나지 않는 듯 작게 그려져 있다. 인간들이 꿈꾸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야훼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를 역설적으로 말해 주는 듯하다. - 85~86pp-

우리는 여기서 다시금 성경 본문으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겠다. 소돔과 고모라가 왜 멸망했는가? 18장에서 말한 대로 “의인”의 부재였다.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의인이란 어떤 사람인가? 하나님은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시지 않는다. 스스로 결정하는 자유를 주셨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분은 “율법” 곧 “토라”를 주셨다. “토라”는 “가르치다, 가리키다”라는 뜻의 “야라”라는 동사에서 왔다. 그러니 이 말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 안에서 살아가는 의인이 되는 “길잡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율법의 목적은 사람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길을 안내하는 것이다. 롯과 그 가족에게 뒤돌아보지 말라고 한 명령도 그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이 안내와 길에서 벗어나는 것이 죄다.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를 통한 성적 타락의 문제는 그 자체에 대한 금지를 가르쳐 주는 동시에 의인과 불의한 사람들을 구분해주는 반면교사이기도하다. -125p-

그런데 한 가지 더 궁금한 점을 언급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이야기가 왜 요셉 이야기 사이에 끼워져 있을까? 물론 이 유다의 자손에게서 다윗까지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이야기 자체의 정당성은 수긍할 수 있다. 그런데 왜 하필 이 자리인가? 이 질문은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요셉과 유다가 제각각 차지하는 의미에서 찾아볼 수 있겠다. 요셉의 두 아들은 에브라임과 므낫세로 분열 이후 북 왕국의 주된 세력이었던 지파이다. 그리고 유다는 당연히 남 왕국을 뜻한다. 이렇게 본다면, 긍정적으로 그려진 요셉의 이야기와 부정적으로 그려진 유다의 이야기는 새롭다. 결국 늘 옳다고, 의롭다고 여기며 북 왕국을 늘 싸잡아 매도하던 남 유다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반성하도록 촉구하고 있지는 않은가?
샤갈은 바바에 대한 모든 마음,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드러내며 반성하는 뜻으로 유다와 다말의 이야기에 자신을 대입했던 것은 아닐까? 샤갈의 이 그림에서, 그리고 본문 이야기에서 우리 스스로를 들여다보게 된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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