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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꽃밥

: 제133회 나오키상 수상작

[ 양장 ]
리뷰 총점8.6 리뷰 47건 | 판매지수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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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1월 0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130*190*30mm
ISBN13 9788927411208
ISBN10 892741120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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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자, 그 해골 같은 할아버지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후미코의 어깨를 잡으려 하고 있었다. 부모 자식 간이란 모습이 바뀌어도 금방 통하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노인은 후미코가 자기 딸의 환생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챈 듯했다.
“너, 기요미지 내 딸 기요미 …… 맞지”
후미코는 커다란 눈망울에 눈물을 글썽이며 노인을 올려다보았다. 그러더니 그 눈이 당혹스럽다는 듯 순간적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손대지 마세요!”
나는 노인과 후미코 사이로 파고들었다. 거의 내 정신이 아니었다.
“얘 이름은 후미코라고요! 내 동생이에요. 당신네들과는 아무 상관도 없어요!”
나는 있는 힘껏 후미코를 껴안았다.
오빠란 이 세상에서 가장 손해가 큰 역할이다. 언제 어디서든 동생을 지켜 줘야 한다.
58~59쪽, 꽃밥 중에서

당황해서 밖을 내다보자, 정호가 바다 같은 지붕 위를 즐겁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휙 휙 피리 소리 같은 소리를 내면서 이 지붕에서 저 지붕으로 날아다녔다. 그 움직임이 슬로모션처럼 아주 느긋해 보였다.
나를 본 정호는 신이 난 듯 공중제비를 돌았다. 입고 있는 러닝셔츠가 바람에 부풀어, 나는 그가 거기에 있다고 실감할 수 있었다.
‘아, 그랬구나.’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깨달았다.
정호는 누구를 원망하는 것이 아니었다. 몸이 자유로워진 것이 기뻐서 신 나게 놀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 집에 돌아가는 것도 잊은 채 정신없이 놀러 다닌 것이었다. 지겹도록 내리는 비에 갇혀 있던 아이가 오랜만에 맑게 갠 하늘 아래로 뛰쳐나가는 것처럼.
101~102쪽, 도까비의 밤 중에서

그 골목길에서 튀어나온 여자가 내 앞을 종종걸음으로 지나갔다. 빨간 바탕에 노랑과 보라색 꽃무늬가 있는 원피스 차림이었다. 소맷자락이 초롱처럼 넓게 퍼져 있었다. 짧은 치맛자락 밖으로 드러난 맨다리가 가을 햇살 아래 눈이 부시도록 하앴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녀의 미소 띤 얼굴이었다. 하얀 이가 드러나 보이고 예쁘게 손질한 눈썹으로 치장한 눈은 촉촉하게 젖어 반짝거렸다. 즐겁고 신 나는 일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리라.
‘아, 엄마 …….’ 그 여자는 엄마였다.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에 금방 못 알아봤지만, 일단 엄마라는 것을 알자 어느 모로 보나 틀림없는 우리 엄마였다.
엄마는 커다란 빨간색 가방을 들고 있었다. 그 가방도 본 적이 있었다. 아빠가 지붕에서 떨어져 며칠 동안 입원했었는데, 그때 병원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 갔던 가방이었다. 가방이 그때 보다 훨씬 빵빵했다.
159~160쪽, 요정 생물 중에서

영구차 뒤에 쭈그리고 앉은 채 아빠가 조그만 소리로 말했다.
“사람들에게 얼마나 더 폐를 끼쳐야 직성이 풀리겠니. 늘 그런 식으로 제멋대로 굴어서 아버지 어머니 속 터지게 만들고, 내가 너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몇 번이나 고개를 숙였는지 알기나 해. 정말 넌더리가 난다. 저세상으로 가는 마당에서도 이래야겠느냐고”
아빠는 쥐어 짜낸 듯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울기 시작했다. 빈소에서 밤을 새울 때도 울지 않았는데, 아예 어린애처럼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도저히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아키라는 영구차로 달려가, 관의 출입구를 두드리며 외쳤다.
“삼촌, 가오루 아줌마 때문에 그러는 거죠 가오루 아줌마가 보고 싶어서죠, 네 지금 당장 불러올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요.”
그 소리를 들은 아빠가 눈물 콧물이 뒤섞인 얼굴을 들고 물었다.
“아키라, 누구냐. 가오루 아줌마가”
196~197쪽, 참 묘한 세상 중에서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보내는 말만 사용하면 얼마든지 사람을 죽일 수 있잖아요. 본인이 바라든 바라지 않든, 마음대로 삶과 죽음을 조종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보내는 말을 사용하는 인간은 절대 사심이 있어서는 안 돼. 조금이라도 자만하게 되면 그야말로 이 나라 국민 모두를 죽일 수도 있으니까.”
“혹시, 아주머니 …… 누굴 죽인 적 있어요”
나는 조심스럽게 물어봤습니다. 아주머니는 잠시 내 얼굴을 쳐다보더니, 딱 부러지는 말투로 대답했습니다.
“그래, 죽였다. 젊고 건강한 남자 하나를 죽였지.”
고통스럽게 대답하는 아주머니의 눈에서, 콩알처럼 커다란 눈물이 뚝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착각하지 말거라. 나는 그 아이에게 부탁을 받았어.”
253쪽, 오쿠린바 중에서

“왜 바본데”
그때 미와 씨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바보지. 딱 한 번밖에 태어날 수 없는데, 봄인 줄 알고 이런 계절에 태어나다니, 너무 성급했잖아.”
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미와 씨는 집게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콕콕 찌르면서 말했다.
“성급한 건 미짱인 것 같은데.”
“응, 왜”
“저 나비는 지금 태어난 게 아니고, 지금까지 살아 있는 거야.”
“거짓말, 어떻게 나비가.”
“거짓말은, 정말이야. 봄에 태어나서 어디선가 여름, 가을을 보내고 지금까지 살아 있는 거야.”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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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한국 독자 리뷰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서 문학성을 잃지 않고 오히려 청초하게 꽃 피우고 있다

이 책은 여섯 편의 애절하고 기이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신비한 이야기와 그 이야기에 무서워하면서도 매료되었던 순간의 묘한 마음을 잘 담아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줄곧 기이하고 신비한 이야기에 매료되어 왔던 나에게 작가 슈카와 미나토의 소설은 달콤하면서도 쓴 맛을 간직한 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 교보문고 독자 리뷰(ID_red7370) 중

대형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묘한 제목과 책 표지가 눈에 들어와 서서 읽기 시작했는데, 도저히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단편 꽃밥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왜 이리 눈물이 갑자기 흐르는지 …… 일본 소설을 많이 읽어 왔지만 …… 정말 …… 이렇게 마음에 남는 책은 드물었던 것 같다 .
- 예스24 독자 리뷰(ID_chanho75) 중

이 책은 요즘 쉽게 보기 힘든 정서를 다루고 있다. 심오하거나 성취적이거나 코믹하거나 트렌드를 지향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세월을 조심히 들춰 보게 하면서, 사랑받을 수 있어서 또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음을 감사하게 한다. 또한 남은 인생을 관조할 수 있는 기회도 주는 듯싶다. 이 책이 현실과 판타지 사이에서 문학성을 잃지 않고 오히려 청초하게 꽃 피우고 있어서 너무나도 고맙다. 나처럼 과거 회귀적이며 지난 많은 세월들을 부끄러워하며 후회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
- 예스24 독자 리뷰(ID_angle537) 중

유년 시절로의 회귀! 라고 하면 적절할 듯하다. 여기에 소개된 단편들은 하나같이 열두어 살 된 아이의 입을 통해 묘사되고 있다. 아이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은 어쩜 그리도 어른들의 그것과 다를 수 있는지 …… 소설을 읽어 나가다 보면 동심의 세계에 한동안 빠져 있게 된다. 우리가 동창을 만났을 때, 어린 시절 그때로 돌아간 기분을 만끽하듯 성장소설을 읽을 때도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좋은 소설집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편해지게 만드는 것도 소설의 힘이다.
- 알라딘 독자 리뷰(ID_연잎차) 중

이 책에 대한 일본 독자 리뷰

인간의 심성에 대한 절묘한 표현이 감동적이다

어린 시절의 색, 냄새, 비밀 …… 정체를 알 수 없는 신기한 책이다. 뭐라 말할 수 없이 신기하고 이상하고 묘한 이야기 여섯 편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일 텐데, 가슴에 절절하게 스며든다. 오사카의 변두리, 골목길의 아이들, 수상한 어른. 그런 설정 속에서 배어 나오는 것은 어린 시절의 ‘비밀’과 ‘신기한 체험’이고, 그것은 ‘죽음’과 관련된 추억이다. 사람의 죽음, 유령, 묘지, 장례식 등 죽음과 관련된 모티프가 인간의 나약함과 절실한 바람, 어떻게 할 수 없는 현실의 무게 등 갖가지 ‘삶’의 모습을 부각시킨다. 도까비의 밤에서는 애처로운 정호에게 가슴에 메었고, 얼음 나비에서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보면서 내가 어른이 되고 말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저 신기한 이야기들이 아니다. 가슴이 찡해지는 느낌이 남는 이야기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sre18a22) 중

걸작 단편집이다. 이야기는 오사카의 변두리를 무대로 각 주인공의 회상 형식으로 진행된다. 나는 오사카 출신도, 간사이 지방과 인연이 있는 사람도 아니지만, 따스한 온천물에 몸을 푹 담근 듯한 여유로운 느낌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유년 시절 살았던 동네로 돌아가게 하는 비밀의 힘을 갖고 있다. 애수가 맴도는 느낌이다. 옛날을 돌아보게 하는 뛰어난 정경 묘사에 감탄했다. 내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그리움에 젖었다. 단편집으로서는 완성도가 무척 높아, 장편을 읽은 듯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 중

빛나는 진주 같은 명작 단편집이다. 그 옛날 오사카의 변두리를 무대로 주인공인 어린 아이들이 경험하는 신기한 일들이다. 특히 단편 꽃밥은 등장인물들의 친절함과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 때문에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 걸작이다. 여운이 오래 남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더 읽고 싶어지게 하는 신기한 책이다. 그 시대를 알지 못하지만 정경이 눈앞에 떠오른다. 허망하고 애처롭지만, 한편 어딘가 모르게 강한 힘도 느껴진다. 오늘날, 우리가 어딘가에 두고 온 인간의 온기를 되새기게 한다.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kororin_00) 중

인간의 심성에 대한 절묘한 표현이 감동적이다. 인간의 나약하고 교활하고 자상한 심성, 집착 등이 절묘하게 표현돼 있어 큰 감동을 받았다. 특히 얼음 나비에서 약해 보이지만 강하게 사는 나비와 등장인물인 소녀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꺼내서 다시 읽고 싶은 소중한 책이다 .
- 일본 아마존 독자 리뷰(ID_あめ) 중

나오키상 심사평

후보작 중에서 가장 인간의 진실에 가까웠다

사람의 미묘한 속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낸 솜씨가 대단하다.
- 하야시 마리코(작가, 심사위원)

슈카와 씨의 작품에는 기품이 있다.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유머도 있다.
- 미야기타니 마사미쓰(작가, 심사위원)

여섯 편 모두 일품이다. 어느 한 편도 빠지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오쿠린바에 감동했다.
- 이노우에 히사시(작가, 심사위원)

후보작 중에서 가장 인간의 진실에 가까웠다. 도까비의 밤은 실감할 수 있는 배경이 있
는 탓인지 무척 자연스럽게 읽혔다.
- 와타나베 준이치(작가, 심사위원)

작가의 글에는 농후한 색채가 있다.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미묘한 인상을 받았다.
- 쓰모토 유(작가, 심사위원)

작품 모두 무서운 얘기는 아니다. 참 묘한 세상의 영구차 얘기는 어이없지만 재미있다.
그러나 인생이 반영돼 있다. 오쿠린바는 유령담은 아니지만 현실과 귀신의 세계가 유연
하게 섞여 있어 흥미로웠다. 특히 오사카 지역의 특색을 절묘하게 포착한 점이 훌륭했다.
- 아토다 다카시(작가,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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