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이 절차를 거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절차를 거쳐 나온다면 그게 무슨 창의력이냐는 것이 그 이유다. 아마도 절차라는 형식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방해할 수 있다는 막연한 생각 때문인 듯하다.
많은 위대한 발견과 발명이 우연히 탄생한 것처럼 보이곤 한다. 그러나 그런 업적을 이루어낸 사람들에게는 그들만의 절차와 형식이 있었다. 꼭 천재가 아니더라도, 일을 잘하거나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특징 역시 자신만의 목표와 계획을 충실히 따른다는 점이다. 절차를 제대로 알고 단계별로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일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의력을 단계별로 구분하고 그 과정을 이해하려는 이유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_‘창의력은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 탄생하는가’ 중에서
19세기말, 미국 어느 회사의 영업 직원이었던 ‘킹 캠프 질레트’도 고객과 만나기 위해 외모를 깔끔하게 다듬는 일에 신경을 썼다. 그에게 면도는 무척 번거로운 일이었다. 이제는 호러 영화에나 가끔씩 등장하는 것이 전부지만, 질레트가 활동하던 19세기만 해도 대다수의 남자들이 과도 크기의 면도칼을 사용했다. 칼날이 잘 들지 않으면 수염이 잘 깎이지 않았고 피부도 쉽게 손상을 입었다. 칼날을 세우기 위해 매번 연마기에 칼을 가는 일도 번거롭기 짝이 없었다.
영업사원 질레트는 면도칼이 크고 불편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투자하여 일회용 면도기 개발에 착수한다. 면도를 위해 필요한 부분의 칼날만 활용할 수 있도록 일회용 면도날을 고안한 것이다. 질레트가 일회용 면도날을 처음 개발했을 당시, 시장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출시 첫해에는 면도기 50여 개와 면도날 200개도 안 되는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한다. 그러나 이듬해에는 면도기 9만 개와 면도날 1,300만 개를 파는 성과를 이룩한다. 이것이 일회용 면도기 제조회사로 세계적 기업이 된 질레트의 창업스토리다.
_‘관찰하면 예측할 수 있고 예측하면 대처할 수 있다’ 중에서
이 분이 과일 장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벌게 된 것도 메모습관 덕분이었다고 한다. 과일과 야채는 상품의 특성상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고 가격변동 또한 심하다. 그래서 때때로 입도선매 비슷한 예약거래를 하는데, 가격예측이 잘 맞으면 돈을 꽤 많이 벌 수 있는 특성이 있다. 할아버지는 장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매일 매일 그날의 매출상황을 종류별로 메모했다고 한다. 그 메모에는 그 날의 날씨와 고객의 숫자까지 기록되었다. 메모를 주간단위와 월간단위로 정리하여 합계를 낸 뒤에는, 수치들을 그림으로 그렸다. 나름대로 차트를 만든 것이다.
오랜 기간 동안의 메모 습관 덕분에 할아버지는 날씨와 과일 가격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차트를 이용해 시장변화를 읽고 예측하는 직관을 키웠다. 그 결과, 작은 점포 하나 구할 수 없는 어려운 처지에서 장사를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자녀들을 모두 대학교육까지 시키고 집과 점포까지 마련해 주는 훌륭한 결과를 얻게 되었다.
_‘성공하고 싶다면 메모를 축적하라’ 중에서
신규 사업 모델을 평가할 때에는 가장 먼저 고정비와 변동비에 대한 비율을 평가해야 한다. 고정비는 말 그대로 수익이 있든 없든 무조건 발생하는 비용이다. 반면, 변동비는 수익과 함께 발생하는 비용이다. 분식점을 운영한다고 할 때 점포임대료, 종업원 급여, 전기요금, 통신비 등은 고정비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매출이 발생할 때 소요되는 재료비, 가공비, 판촉비 등은 변동비에 속한다. 가장 좋은 비즈니스 모델은 수익이 있을 때만 비용이 발생하는, 즉 변동비만으로 비용이 구성되는 모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런 사업 모델을 만들기는 어렵다. 하지만 신규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면 고정비의 비율이 훨씬 줄어들게 되는데, 이 정상궤도에 진입하는 것이 신규 사업의 성공여부를 따지는 기준이 된다.
사무실이나 매장이 필요한 사업의 경우, 많은 경우 초기 단계의 고정비가 60~70%에 달한다. 이 고정비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매출이 손익분기점이다. 이 손익분기점을 전략적으로 낮추거나 단시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성공적인 신규 사업개발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슷한 성공사례를 철저하게 분석하여 수익구조와 비용구조를 살펴보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성공한 사업 모델들을 분석하다 보면, 업종과 시장 상황 별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비용과 수익에서 일정한 비율의 패턴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_‘비율 패턴을 알아야 자원의 낭비를 없앨 수 있다’ 중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있었던 일이다. 연합군은 사상 최대 규모의 상륙작전을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가설을 수립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당시 연합군의 가장 큰 고민은 미군의 주력모델인 셔먼 탱크를 어떻게 해안에 상륙시키느냐 하는 문제였다. 상륙작전 시 탱크는 병력을 엄호하고 화력을 지원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나 접안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모함이 해안으로 접근하기 불가능했고, 근해에서 해안선까지 탱크를 운반할 운반체도 없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 엔지니어가 투입되었고 수많은 기술과 도구를 융합하는 실험이 반복되었다. 그 결과 탱크에 부력장치를 달고 하단에 프로펠러를 설치하는 아이디어가 채택되었다. 셔먼 탱크를 수륙 양용 장갑차와 비슷하게 만들어서 해안에 상륙시키는 아이디어였다.
테스트 과정에서 셔먼 탱크는 물 위에 성공적으로 부양되었다. 1944년 6월 6일. 드디어 노르망디에서 대규모의 작전이 개시되었다. 그러나 개조된 셔먼 탱크는 부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노르망디 해안의 작전구역은 총 다섯 곳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특히 오마하 작전에서 이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났다. 셔먼 탱크 30대 중 27대가 침수되었고, 단 3대만 상륙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다른 작전지역보다 연합군의 피해가 컸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연합군 상륙장면의 배경이 되었는데, 영화 속 장면처럼 노르망디 상륙작전 중 오마하 지역은 그 어느 전투보다 치열했고 사상자도 많았다. 그렇다면 테스트 과정에서는 탱크를 물에 띄우는 데 성공했지만 실전에서는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관계 검증을 치밀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_‘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싶다면 가설을 수립하고 검증하라’ 중에서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