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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의 이해

바그너의 이해

살림지식총서-50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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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1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164g | 163*255*20mm
ISBN13 9788952230799
ISBN10 8952230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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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서정원
서울에서 영문학과 미학을 공부하였고 서울 바로크 합주단, 한국바그너협회, 통영 국제 음악제에서 일하면서 클래식 음악 공연기획자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또 음악을 좋아하는 지인들과 어울려 오페라 감상 모임에서 활동하면서 어깨 너머로 수많은 오페라를 배우고 즐겼다. 독일 베를린과 함부르크에서 학업과 일을 병행했고 함부르크국립음대에서 문화미디어경영(예술 경영)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클래식 공연 기획과 예술 경영 강의, 일반인을 위한 클래식 음악 강의를 꾸준히 해왔고 매년 여름 유럽의 주요 음악 페스티벌을 꾸준히 방문하여 견문을 넓혀왔다. 지난 2013년 한국바그너협회 실행위원으로 KBS교향악단과 함께 [바그너 탄생 200주년 기념 특별공연] 실무를 맡았고, 한국바그너협회 창립 20주년 기념 기념문집 [바그너와 우리] 편집을 맡아 국내외 바그너 관련 글들을 정리하였다. 현재 클래식 공연기획사 서울컬쳐노믹스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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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바그너는 오페라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작곡가의 한 명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생애 내내 그는 작곡가이기 이전에 시인이자 예술 이론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했다. 즉 작곡가와 이론가로서의 중요성을 넘어서 극작가, 무대 감독, 소설가, 수필가와 가극 대본 작가이기도 했던 것이다. 토마스 만은 그의 [니벨룽의 반지] 강연(1937년)에서 “바그너의 시인성을 의심한다는 것은 나에게 언제나 모순이었다.”라고 했다. “지그프리트와 보탄의 관계, 그의 파괴자를 향한 신(神)이자 아버지다운 조소와 냉연(冷然)한 애정, 영원한 젊은이를 위해 사랑을 품은 채 낡은 권력의 보좌에서 퇴위하는 것보다 시적으로 더 아름답고 더 심오한 것이 있을까? 여기에서 음악가가 발견하는 그 경이에 찬 소리를 그는 시인에게 힘입고 있다.” 바그너에 있어 음악과 문학은 서로 긴밀한 관계 속에 있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바그너의 경우』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바그너는 그의 음악을 ‘그것이 중요한 어떤 것을 의미하고 있으므로’ 진지하게 받아들이도록, 깊이 받아들이도록 온 세상을 설득시키기 위해 문학을 필요로 했다. 그는 평생토록 그 ‘이념(理念)’의 주석자였다.”
--- p.21~22

하지만 바그너의 반유대주의는 모순된 측면이 많다. 그는 열렬한 반유대주의자였던 것 같은데 생애 내내 유대인 음악가들을 동료로 곁에 두고 그들과 서로 협조하며 살았다. 합창 지휘자 하인리히 포르지나 유명한 지휘자 헤르만 레비 등이 그들이다. 바그너 음악의 최고의 연주자 중 상당수의 음악인들이 유대인이었고 지금도 다니엘 바렌보임, 제임스 레바인 등 유명한 유대인 지휘자들이 바그너의 최고 해석자들이다. 물론 바그너 생애 당시 그 주변에 유대인 동료들이 많았던 것은 그가 유독 유대인을 가까이 했다기보다는, 2등 국민 취급을 받았던 유대인들 중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해 직업 연주자의 길을 택했던 이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
--- p.48

바그너의 열 작품 모두 빼어난 수작이지만 바이로이트를 특별하게 만드는 오페라는 역시 [니벨룽의 반지(이하 [반지])] 4부작과 [파르지팔]이다. 인류가 만든 공연 예술 작품 중 가장 방대한 걸작으로 꼽히는 [반지]는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 4편으로 이루어져 4일 동안 공연하게 되어 있고 바이로이트 오페라 극장을 위해서 만들어졌다. 특히 본편인 [발퀴레]부터는 공연 시간이 3시간 반이 넘기 때문에 공연 후 반드시 하루를 쉰다. 그래서 바이로이트에서 이 [반지] 4부작을 보려면 6일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간과 우주의 대서사시에 비견되는 [반지]를 바이로이트에서 본다는 것은 오페라 팬들에게는 생애 가장 소중한 감동의 시간이요 황홀한 1주일로 기억된다.
--- p.58

바그너의 작품들도 결국 오페라로 분류된다. 다만 바그너의 작품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이전의 오페라 작품들보다는 좀 더 많은 사전 학습이 필요하며, 두텁고 장대한 음악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감성이 요구된다. 어느 작곡가치고 나름의 개성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작곡가가 있을까마는 바그너의 경우는 그 개성의 정도가 특히 심하다는 게 필자의 느낌이다. 또한 극과 음악의 결합을 누차 강조하고 있는 만큼 바그너의 오페라들을 내용의 파악(또는 더 나아가 독일어 대본의 이해) 없이 감상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하겠다. 차분하게 끈기를 가지고 작품들에 다가갈 때 우리는 한 천재 예술가가 평생을 통해 이룩해 놓은 놀라운 업적을 벅찬 감동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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