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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침대 2

은행나무침대 2

: 단적비연수

(주)강제규 필름 원작 / 조재영 저 | 초록배매직스 | 2000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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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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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14쪽 | 471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671225
ISBN10 89846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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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조재영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한국방송대학 국어국문과 졸업. 199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으로 시인 등단. 방송과 미디어 관련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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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마친 수는 핏기 없는 창백한 얼굴로 말끔히 정대하고 일어났다. 수는 허리띠와 머리띠를 두르고 단정하게 매무새를 갖추고 앉아 막 태어난 핏덩이를 내라다봤다.

그녀의 눈빛은 새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가진 어미의 눈빛이 아니었다. 오로지 야욕에 사로잡힌 눈이었다. 그녀는 깊고 거칠게 심호흡을 하더니 차가운 표정으로 아기를 내려다봤다. 이마에 땀이 맺혀 있었다.

'이제 시간이 되었다.'

수는 천천히 일어나 벽에 걸린 장검을 꺼내 들고는 아이를 품에 앉고 한 걸음 한 걸음 처소 밖으로 나갔다. 다리 사이로 붉은 핏물이 흘러 내렸지만, 방금 전 출산한 여자라고 믿어지지 않는 당당한 걸음걸이였다. 자신감에 찬 의연한 몸짓으로 수는 무사들을 향해 외쳤다.

"이제 매족의 족장인 나, 수는 신단으로 간다. 이 핏덩이의 영혼을 거두어 천검을 이루리라. 신산의 정령을 영원히 멸하리라!"

만월로 환한 숲길, 횃불을 든 매족 무사들의 장엄한행렬이 이어졌다. 부치를 선두로 아이를 안은 수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고, 무사와 병정들이 수를 호위하며 산길을 올랐다. 삼엄한 경계였다. 긴장된 숲길에서는 밤 부엉이조차 숨을 죽이고 이들을 호위했다.
--- pp.2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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