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란 형태적 변화(X-ray 등 방사선 검사, 내시경 검사), 혈청학적 변화(각종 혈액 검사)와 생리학적 변화(심전도) 등 몸에 나타난 변화의 결과들을 적절한 검사 도구를 활용하여 측정하는 것이다. 즉 검사를 통해 발견되기에는 현재 몸의 변화가 그리 크지 않거나, 검사 도구의 기술적 한계로 미세한 변화를 찾아낼 수 없다면 몸 안에서 무언가 문제가 있더라도 검사로는 감지되지 않을 수 있다. (…) 대부분의 검사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 중에 있는 우리 몸을 특정한 한 시점에서 측정하기 때문에 변화하는 과정 중의 방향,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다. 필연적으로 검사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 pp.20-21
최근 ‘만성염증’이 의학계에 중요 화두가 되고 있다. 예전에는 각기 다른 부위에서, 제각기 다른 원인과 발병 과정을 통해 생긴다고 생각했던 질환들이 ‘만성염증’이라는 동일한 과정을 통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고혈압, 협심증 등의 심혈관 질환, 대사 문제로 인한 비만과 당뇨병, 아토피, 천식 등의 알레르기 질환, 심지어 정서 문제인 우울증이나 퇴행성 신경계 질환인 치매, 그리고 난치성 질환인 암까지 다양한 부위의 각기 다른 질환들의 이면에 ‘만성염증’이라는 얼굴이 숨어 있다.
--- p.29
일반적으로 음식에 대해 얘기할 때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 등 함유된 영양소를 언급해왔다. 그런데 이제 영양소뿐만 아니라 그 식품이 ‘어떻게 생산되었는가’라는 안전성까지 고려해야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제대로 말할 수 있다. 건강 문제는 개인의 선택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식품 안전과 관련된 사회적, 제도적 문제로까지 확대된다. 식품의 안전성을 규제, 관리하는 사회적,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그 식품들로 이루어진 각 가정의 식탁이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 p.94
이제 무언가를 더 먹는 플러스 건강법에서 무언가를 덜 먹는 마이너스 건강법으로 바뀌어야 한다. 자신의 식습관과 생활 습관에서 건강에 좋지 않은 요소들을 살펴보고 군더더기를 빼는 것, 단순해지는 것, 덜 먹는 것, 이것이 바로 마이너스 건강법이다. 개개인마다 식습관과 생활 습관에서 빼야 할 것이 다르기에, 이 방법을 실천하면서 자연스럽게 개인 맞춤형 식습관 처방이 된다.
--- p.98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들은 자신은 기름진 고기도 안 먹는데 왜 살이 찌는지, 콜레스테롤 수치는 왜 떨어지지 않는지 억울하다는 듯 문의를 해온다. 고기를 안 먹는데, 즉 기름이라곤 입에 대지도 않는데 살이 빠지지 않고 혈액 검사 결과는 매번 달라지지 않으니 억울할 만도 하다. 그런데 과연 고기를 안 먹으면 기름, 즉 지방을 안 먹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탄수화물 식품이라 생각하는 빵이나 쿠키 등에 식물성 유지의 형태로 엄청난 양의 지방, 즉 기름이 숨어 있다. 흔히들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콜레스테롤 함유 식품을 많이 섭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새우나 달걀을 먹지 말아야겠구나’라고 결심하는데 새우나 달걀의 콜레스테롤보다 빵과 쿠키의 트랜스지방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 p.163
오메가 3와 오메가 6 지방은 모두 불포화지방으로 세포의 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문제는 균형이다. 실제 한국인은 오메가 6 지방을 오메가 3 지방보다 훨씬 많이 섭취하고 있다. 오메가 6와 3의 섭취 비율이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오메가 3 지방은 대사 과정을 거쳐 우리 몸에 염증은 줄여주고 혈관을 확장시키며 혈전 생성을 억제해주는 이른바 항염증 물질로 전환된다. 오메가 6 지방은 반대로 우리 몸의 염증을 높이고 혈관을 수축시키며 혈전 생성을 촉진해주는 이른바 염증 유발 물질로 전환된다. 어떤 기능이 좋다, 나쁘다 할 수 없고 우리 몸에는 둘 다 필요한 기능인데 문제는 현대인의 식사 패턴에는 오메가 6 지방이 과잉되어 균형이 깨지다 보니 몸에 염증 유발 물질이 항염증 물질보다 많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이는 염증과 관련된 질환,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토양이 될 수 있다.
--- pp.176-177
채소보다 맛있다고 비타민과 미네랄을 과일로만 섭취하려 할 경우 당분 섭취가 많아서 오히려 장 안에 유해균과 곰팡이가 과잉 성장할 수 있다. 꼭 기억하자. 내 몸 안의 유해균과 곰팡이는 나 못지않게 단 음식을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즙을 내기보다는 통째로 먹거나 통째로 갈아서 식이섬유까지 한꺼번에 섭취해야 당 지수를 낮출 수 있어 항염증 효과를 높일 수 있다.
--- p.210
굳이 조기 교육을 한다면 1순위로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스스로 몸에 좋은 음식을 선택하고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건강관리능력이 아닐까 한다.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스스로 좋은 음식을 요리해 먹을 수 있는 능력, 직접 만들 수 없다면 자신을 위해 좋은 음식을 고를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 p.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