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셀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책을 드라마에 넣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출판사가 비용을 대고 간접광고를 의뢰하는 식이다. 드라마 제작사가 간접광고 형식으로 수억 원대의 제작 지원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2014년 8월 SBS에서 방영된 수목 미니시리즈 [괜찮아, 사랑이야]의 제작사가 몇몇 출판사에 넣은 제안서는, 제작 지원금 5억 원에 (해당 책이나 출판사 관련) 에피소드 5회, 간접광고 전全회, 주-조연의 직업으로 설정, 메인 배경 사용, 제작 지원 표기, 보도자료와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 제작사는 출판사에“출간할 책의 표지를 먼저 주면 그 표지를 드라마에 노출한 후, 종영 뒤 출간을 하게 되면 홍보가 조금 더 극대화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이미 정해진 큰 틀의 주제는 있으나 출판 예정인 책의 스토리대로 변경은 가능”하다며 책 홍보를 위해 드라마 내용까지 바꿀 수 있다고 했다. 드라마셀러에 대한 출판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독자층이 생기고, 다른 책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져 책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 반면, 출판 시장이 드라마에 종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드라마셀러」중에서
병맛 콘텐츠를 10∼20대가 쉽게 받아들이는 것도 병맛 대중화의 한 이유다. 정석현은 “병맛 코드에는 일단 권위가 없다. 그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고, 오히려 못할 수도 있다는 일종의 안도감이 즐기는 마음에 자리잡는다”며 “완벽하지 않은 모양새로 누구나 참여해 만들 수 있는 요소가 젊은이들과 잘 맞는 것 같다. 기존 체제의 관념을 아예 허무는 예측불가의 특성도 장점”이라고 했다. 잉여족의 증가에 따른 잉여 문화의 확산과도 관련이 깊다는 분석도 있다. 이택광은 병맛은 “한마디로 우성학적으로 밀려난 지질한 사람들이 즐기는 자기 비하와 B급 정서가 조합된 코드”라고 정의하는데, 그래서 병맛을 “잉여 문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온라인 게시판에서 말꼬리를 잡는 ‘댓글 놀이’로 시간을 보내고, 1차원적 개그로 가득 찬 웹툰을 보는 이른바 잉여족들의 문화가 병맛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병맛」중에서
김지호는 “사실 관종이라는 개념이 SNS를 통해 새롭게 생겨난 건 아니다. 검증 못하는 배경이나 사실 등에 대한 과장을 일삼는 이들은 원래 있었는데, 다만 SNS가 나오면서 사회적 파급력이 더 커진 것이다”라며 이렇게 말한다. “관종의 가장 큰 특징은 반응에 집착한다는 점이다. 심하면 망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SNS뿐 아니라 포털에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꾸준글’을 게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그들은 집착 망상이 있다기보다는 그저 반응을 원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요즘 시대가 ‘소통 시대’ 혹은 ‘열린 시대’라고들 말하지만 보통 관종은 소통의 범람 속에서 더 고독감을 느끼는 편이다.” 온라인상에 넘쳐흐르는 있는 명예훼손과 모욕 등의 악성 글과 허위 사실 유포도 관종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해석도 있다. 김효정은 “정보를 조작해 관심을 받거나 ‘어그로’를 끌어 주목받는 ‘관심 종자’들의 행위는 결국 특정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관심 종자와 관심 글은 집단 양극화 현상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행위라고 말한다. ---「관종」중에서
2013년 11월 미국『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요인 암살을 위해 후원금을 모으는 사이트의 존재가 드러나 관계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전문가들은 이들의 배후 세력이 인터넷 사각지대인 ‘다크넷’을 운영하는 무정부주의 성향의 인터넷 해적 집단이라고 분석했다. 2014년 트렌드마이크로는 2015년 보안 예측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2015년에는 다크넷과 전용 포럼을 통해 사이버 범죄에 쓰이는 악성코드 공유와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2014년 12월 11일 런던에서 열린 ‘온라인 아동 성 학대 방지 국제회의’에 참가한 각국 정부와 23개 인터넷기업, 9개 비정부기구 대표자들은, 이행 선언문을 통해 인터넷에서 아동 성 학대 영상과 이미지를 제거하고 범죄자 색출과 피해자 보호를 위한 국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회의 연설에서 “인터넷 아동 학대 범죄가 갈수록 산업화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인터넷의 불법 지대인 ‘다크넷’에 대한 정보기관의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아동을 표적으로 한 음란 통신 행위도 형사 처벌하겠다. ---「다크넷」중에서
자신의 건강과 행동을 개선하기 위해 일상적 활동에 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말한다.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이용한 미래 예측이라 할 수 있다. 이용자가 누구와 교류하는지, 어디를 가는지, 그리고 무엇을 하는지 등 사람의 활동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갖고 있는 스마트폰의 데이터와, 특별한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람과 그의 행동에 대한 상세하고 예측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예컨대 카네기멜론대학의 한 연구팀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수면 패턴이나 사회적 관계 변화를 추적함으로써 우울증이 언제 시작되는지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으며,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값비싼 시장조사를 할 필요가 없도록 값싼 센서들을 장착하는 제품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자기 측정」중에서
감성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기업은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매장 장식부터 시작해 전 세계 어느 매장에서든 똑같은 자신들만의 매장 음악, 직원들의 서비스, 매력적인 커피 향 등으로 구성된 스타벅스만의 분위기를 파는 감성 마케팅으로 오늘날 세계적인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했다. 복합쇼핑몰의 인기를 감성 마케팅의 성공적인 사례도 보는 시각도 있다. 소비자들은 과거와 달리 단순히 목적 지향적인 소비가 아니라 감성과 가치관을 충족시키는 개성적 소비를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데, 복합쇼핑몰이 쇼핑을 문화 활동과 결합한 일종의 놀이로 간주하는 ‘몰링족’의 감성을 제대로 공략했다는 것이다. ---「감성 마케팅」중에서
허원순은 “공포 마케팅은 비관론과 절망감을 묘하게 상품화한 것이다. 그러면서 미래 비즈니스를 가장한다”면서 “당장 힘들수록, 앞길이 어두워 보일수록 공포 마케팅 효과는 자연 극대화된다. 시장의 불투명성이 그 자체로 호재”라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공포 마케팅은 불안감 조장 마케팅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미국의 정치학자 더글러스 러미스는 공포는 경쟁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기본적인 정서라고 했는데, 그래서일까? 한국에서 공포 마케팅 현상을 자주 발견할 수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대학 입시 시장과 사교육 시장이다. 안석배는 “대한민국 학원이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가 ‘공포 마케팅’”이라면서 이렇게 말한다. “학교의 교육과정을 훨씬 앞서는 어려운 문제를 주고‘이 정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상급 학교에 못 간다’고 겁을 준다. 처음엔 흔들리지 않으려고 하는 엄마, 아빠들. 그런데 친구의 아들, 딸을 보니 어렵다는 과정을 잘 따라가는 것 같다. 사교육이 만들어놓은 공포 마케팅 프레임에 부모들이 낚이는 순간이다.” ---「공포 마케팅」중에서
한정판 마케팅은 이른바 ‘속물 효과snob effect’를 겨냥한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 즉 희소성이 있는 재화를 소비함으로써 더욱 만족하고 그 상품이 대중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하면 소비를 줄이거나 외면하는 행위를 일러 속물 효과라 한다. 한정판 마케팅이 지금 당장은 이익을 가져다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의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허경옥은 “한정판이라고 하면서 과도하게 비싸게 판매하는 것은 문제”라며 “한정판이라는 게 정말 한정판인지 모르겠다. 소비자들에게 정보 공개가 투명하게 되는 것이 아닌 상황에서 너도나도 한정판이라고 마케팅을 하면 소비자들의 신뢰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정판 상품이 폭발적 인기를 얻으면서 중고 시장 등에서는 해당 물건의 몸값이 크게 치솟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으며, 그런 현상에 기대어 한정판을 가지고 재테크를 하는 사람도 등장했다. ---「한정판 마케팅」중에서
자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어떤 목표를 세웠을 때 자신의 결심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면 그 결심을 끝까지 고수하며 실천할 확률이 높아지는 효과를 말한다. 금연이나 금주 계획을 세운 사람들에게 전문가들이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공개 선언을 하라고 조언하는 것도 바로 이 공개 선언 효과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공개 선언 효과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힘으로써 뱉어낸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려는 원초적 본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기반하고 있는데, 미국의 심리학자 스티븐 헤이스가 이를 증명함으로써 널리 알려졌다. 헤이스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목표하는 시험 점수를 공개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목표 점수를 공개한 집단의 시험 점수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공개 선언 효과」중에서
생존자 죄책감이라는 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수용소에서 구출된 생존자의 심리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오기 시작한 1960년대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당시 이들의 심리 치료를 맡았던 전문가들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자신만 살아남았다고 책망하고 죄책감을 느끼면서 우울증과 악몽, 대인 기피 등의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생존자 죄책감은 대형 사고의 생존자는 물론이고 비상시에 투입되었던 구조대원, 의료진에게도 발견된다.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당시 살아남은 안산 단원고 학생들도 생존자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5월부터 안산 단원고 생존 학생들의 심리 치료를 도운 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는 이들의 심리 상태가 “2차 세계대전 당시 포로수용소 생존자들과 비슷하다”며 “이런 죄책감은 진짜 책임자보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 나타난다”고 했다.
---「생존자 죄책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