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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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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11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79쪽 | 396g | 153*224*20mm
ISBN13 9788932016498
ISBN10 8932016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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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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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테오도어 슈토름
1817년 북독일의 항구도시 후줌에서 태어났다. 변호사인 아버지와 예술에 조예가 깊던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나 청년기까지 괴테의 시와 실러의 희곡을 즐겨 읽었으며 음악과 외국어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킬 대학과 베를린 대학에서 법률을 전공하는 한편 몸젠 형제 및 아이헨도르프, 뫼리케 등 독일 문학의 거장들과 교류했다. 1843년에 고향인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에서 변호사로 개업하고 같은 해 학우였던 몸젠 형제와 함께 40여 편의 시가 실린 첫번째 작품집 『세 친구의 노래Liederbuch dreier Freunde』를 발표했다.이 무렵 덴마크의 지배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의 무력 항쟁에 가담하여 싸우다가 변호사직을 박탈당하고 오랜 시간 타지를 떠돌게 된다. 발간과 동시에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서정적인 작품 『임멘 호수Immensee』(1852) 이후 『저 멀리 황야 마을에서Drau쬮n im Heidedorf』(1872),「후견인 카르스텐Carsten Curator」(1878), 「에켄호프Eckenhof」(1879), 「한스 키르히와 하인츠 키르히Hans & Heinz Kirch」(1882), 「도플갱어Ein Doppelg둵ger」(1886), 『어떤 고백Ein Bekenntnis』(1887) 등을 발표하며 연대기 소설 및 추리소설, 연애 소설, 사회 참여적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시도했다. 소재 면에서도 당시로서는 드물게 빈민, 화가, 음악가, 인형극 연희자, 수공업자들의 삶을 다채롭게 펼쳐 보였다. 북독일의 향토적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 ‘전원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1887년 사망 직전에 발표한 「백마의 기사Der Schimmelreiter」로 19세기 독일 사실주의 문학의 거장이자 국민적인 작가가 되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때 제방 저편에서 무엇인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사방은 쥐죽은 듯 고요했지만 반달이 희미한 빛을 내보내자 거무스름한 형체는 점점 뚜렷해졌다. 가까이서 보니 그것은 다리가 긴 깡마른 백마 위에 앉아 있었다. 어깨 언저리로 짙은 외투를 펄럭이며 내 곁을 휙 스쳐가는 그의 창백한 얼굴에서 타는 듯한 두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였을까? 여기서 뭘 하는 거지?’ 그제서야 나는 내가 말발굽 소리도 말의 헐떡임 소리조차도 듣지 못했다는 사실에 생각이 미쳤다. 말과 기사가 바로 곁을 스쳐갔는데도! 의혹에 잠긴 채 나는 계속해서 말을 달렸다. 그러나 오래 생각할 틈도 없이 그가 등 뒤에서 나타나 나를 다시 스쳐갔다. 이번에는 휘날리는 외투가 몸을 스치기까지 한 것 같았지만, 그는 역시 처음처럼 소리없이 지나갔다. 그리고는 점점 멀어져가던 말과 기사의 그림자가 갑자기 제방 안쪽에서 어른거리는 듯했다.
나는 다소 주춤하며 그들의 뒤를 쫓아 말을 타고 내려가 보았다.
--- p.
“잘 있거라, 얘야! 착하게 지내고 어머니, 아버지께 고맙다고 인사 전해드리거라!”
“안녕! 안녕!”
리자이도 외쳤다. 말이 달리기 시작하자 목에 달린 방울이 쩔렁거렸다. 리자이의 작은 손이 내 손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기 무섭게 그들은 먼 나라로 사라져갔다.
나는 다시 언덕길을 올라가 먼지를 일으키며 모래 속으로 사라져가는 작은 마차를 꼼짝 않고 바라보았다. 방울 짤랑거리는 소리는 점점 희미해져갔다. 흰 수건이 다시 한번 궤짝 위에서 펄럭이더니 서서히 모든 것이 가을 안개 속으로 사라져갔다.
그러자, 억누를 수 없는 공포감에 나는 심장이 털썩 주저앉는 것 같았다.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을 거야! 다시는!’
“리자이!”
나는 큰 소리로 불러보았다.
“리자이!”
그러나 그와는 아랑곳없이, 길이 구부러지는 탓인지 그나마 안개 속에서 너울너울 춤추는 점처럼 보이던 마차도 내 눈 앞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나는 미친 듯 그 길을 따라 뛰고 있었다. 바람에 모자가 날아가고 장화 안으로 모래가 가득 들어왔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도 보이는 것은 나무 한 그루 없이 거친 황무지와 그 위로 드리워진 냉랭한 회색 하늘뿐이었다.
저물 녘에 겨우 집에 이르자 시 전체가 죽어버린 것 같았다. 그것이 바로 내 인생의 첫 이별이었다.
--- p.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백마의 기사」 줄거리

가난한 측량 기사의 아들 하우케 하이엔은 어려서부터 수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지만 지식인도, 한갓 농민도 될 수 없었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과 같은 삶을 살아갈까봐 그가 더 공부를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하우케는 마을의 제방 감독관 집의 하인으로 들어가 수학적 재능을 살리게 되고 타고난 끈기를 발휘해 곧 중요한 제방 일들을 제방 감독관을 대신해 도맡게 된다. 제방 감독관의 딸 엘케와 사랑에 빠진 하우케는 감독관이 죽자 그녀와 결혼하게 되고 이어 제방 감독관의 위치에 오른다. 제방 감독관이 된 하우케는 자신이 가난한 집 출신이라는 열등감과 아내를 잘 얻은 덕에 제방 감독관이 되었다는 이야기에서 벗어나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곧 새 제방 공사를 시작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마을 사람들의 반대에 부닥친다. 제방 공사 중에 한 필의 남루한 백마를 사들이게 된 그는 곧 이 말을 훌륭히 키워 타고 다니며 자신의 위용을 드러내어 마을 사람들 사이에 ‘백마의 기사’로 불리게 된다. 새 제방이 완성되고 모든 것이 평화와 안정을 찾아가는 듯 보일 무렵 하우케는 새 제방에서 작은 흠을 발견하게 되고 제방을 잘못 건설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진다. 커다란 태풍이 몰려올 거라는 소문은 마을 사람들 사이에 퍼지는 불길한 미신들과 겹쳐 하우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결국 태풍이 가져온 물난리로 인해 옛 제방이 무너지고 만다. 태풍 속에서 하우케를 찾으러 나온 엘케와 그들의 아이가 탄 마차는 바닷속으로 사라지고 그 광경을 본 하우케도 바닷속으로 뛰어든다.

「꼭두각시패 폴레」 줄거리

수공업 장인인 파울 파울젠은 ‘꼭두각시패 폴레’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어린 시절 마을에 공연을 하러 찾아온 인형극 연희자 텐들러 씨 가족과 알게 된 파울은 인형극의 황홀한 세계에 깊이 빠지게 되고 텐들러 씨의 딸인 리자이와도 친구가 된다. 그들 가족의 소중한 인형인 카스퍼를 망가뜨린 일, 리자이에게 책을 읽어준 일, 파울의 어머니가 리자이에게 겨울 코트를 만들어주신 일 등 인형극 연희자 가족은 파울에게 소중한 추억과 아쉬움을 남기고 다시 유랑 생활에 들어간다. 성장한 파울은 아버지의 대를 이어 수공업 장인이 되기 위해 외지로 나와 일을 하던 중 우연히 억울한 누명을 쓴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젊은 처녀를 발견하게 되고 그녀가 옛날의 리자이임을 알게 된다. 파울은 리자이와의 결혼을 결심하고 그녀의 아버지까지 모시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리자이를 위해 파울을 따라온 장인이었지만 그는 끝내 인형극을 포기하지 못하고 어느 날 새로이 인형극을 공연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옛날의 영화를 되찾지 못하고 늙은 연희자의 인형극은 소동 속에 막을 내리고 신분 차가 나는 인형극 연희자와 결혼한 파울에게도 ‘꼭두각시패 폴레(‘파울’의 저지 독일어 발음)’라는 모욕적인 언사가 따른다. 힘을 잃은 장인은 소중히 간직했던 인형마저 다 팔아버리고 이어 죽음을 맞게 된다. 이 모든 일을 슬픔과 아름다움으로 간직한 파울 파울젠 부부는 평화로운 나날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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