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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한번은 파리를 만나라

일생에 한번은 파리를 만나라

: 와인 향을 따라 떠나는 파리문화기행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이동
리뷰 총점9.0 리뷰 2건 | 판매지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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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7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58g | 138*210*20mm
ISBN13 9788950960728
ISBN10 89509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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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민혜련
새로운 일에 대한 모험을 주저하지 않고, 열정과 여유가 넘치는 삶을 추구하는 프랑스 문화 전문가다. 성신여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고, 프랑스 캉(Caen)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또한 와인의 신비로움에 매료되어 뒤늦게 생물공학과에서 와인 발효로 공학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그녀는 유학시절 10여 년간 파리지앵으로 살면서 프랑스인들의 자유로운 사상과 격조 있는 인생철학을 내면 깊숙이 체득했다.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며 주어지는 모든 것에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녀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경험을 통해 전공분야에 대한 깊이를 더하는 르네상스적 T형 인간이 되고자 지금도 미지를 향한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삼성, 현대, 네이버 등의 기업체와 많은 대학에서 프랑스 문화를 강의해왔으며 프랑스 회사인 생고뱅(Saint-Gobain) 계열사에서 일했고, 루이까또즈(LOUIS QUATORZE) 국제담당 이사로 활약했다. 또한 프랑스 요리 전문 레스토랑인 ‘작은 프랑스’를 경영하기도 했다. 현재 프랑스 계열 전시 · 박람회 대행사인 MD Planet 대표이다.

저서로는 『한 번쯤, 파리지앵처럼』 『관능의 맛, 파리』 『민혜련의 파리 예술 기행』 『장인을 생각한다 이탈리아』 『르네상스』『프랑스 음식문화』 등이 있으며, 『푸드 스타일링』 『알기 쉬운 와인 테이스팅』 『와인디바의 와인이야기』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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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내를 다니다 보면, 여성들이 참 날씬하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여성들뿐 아니라 남자들도 살찐 사람들이 별로 없다. 물론 비만한 사람도 가끔 눈에 뜨이지만, 그 비율은 우리나라처럼 아주 작다. 미국 대도시에서 너무도 자주 마주치는 그 거대한 엉덩이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미국의 첫인상은 “예쁜 여자들은 모두 할리우드에만 있구나.”라는 거였다. 온통 햄버거로 자신의 세포들을 사육시킨 것처럼 부푼 거대한 뚱보들이 부끄러움 없이 육체를 반쯤 내놓은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한국과는 달리, 그런 육체도 햇빛 받을 권리를 인정해주는 사회가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

같은 서양인이면서도 식생활이 화려하기로 이름난 프랑스에는 이런 미국 엉덩이들이 없는 것이 참 이상했다. 오죽하면 거위의 목에 억지로 모이를 집어넣어 간에 지방이 끼게 해서 잡아먹을까!* 그런 요리에 비해 파리 여자들은 얄미울 정도로 날씬하다(지방에 가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파리는 지중해식 채소나 올리브는 잘 쓰지 않는다. 낙농의 천국인 노르망디에 근접해 있어 치즈, 버터, 크림이 주로 요리에 쓰이고 스테이크와는 튀긴 감자를 한 접시씩 즐긴다. 그래서 프렌치 프라이드 아닌가. 고기도 생선도 버터에, 그것도 아주 커다란 덩어리를 녹여 구운 뒤 농후한 크림소스를 얹어 먹는다. 그것도 모자라 식후에는 지방이 40~50퍼센트나 들어간 치즈를 종류별로 먹고, 몸서리치게 단 디저트를 한 접시 날름 해치운다. 다이어트 한다는 여자들도 디저트 거르는 건 거의 못 보았다. (…)

식생활 패턴을 비교하며 추적하고 또 추적하던 미국인들은 그 정점에 와인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와인 성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고, 고대에 ‘생명의 물(Aqua Vitae)’이라 일컬어지던 와인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다. 한동안 우리나라의 건강쟁이들에게도 커다란 감명을 주어 레드와인 사재기 열풍이 불었다. (26쪽)

사실 처음 파리에 간 사람들은 패션에 대한 감흥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왜 파리가 패션의 도시란 거야?’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한국에서 완벽하게 화장하고 최신 유행의 스타일로 차려입은 여성들에게 익숙해진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면 파리만의 독특한 패션이 문득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즉 “파리에는 유행이 없다.”라는 독특함이다.

카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 사람도 비슷한 스타일의 옷을 입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디서 사 입었는지 지난 세기의 모든 스타일의 옷이 돌아다닌다. 그것도 전혀 촌스럽다거나 어색하지 않게, 입고 있는 사람과 온전히 한 몸이 되어 있다. 게다가 색에 대한 놀라운 감각까지. 이는 파리만이 줄 수 있는 색감이다. 어쩌면 이 도시가 주는 배경에 덕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꼭 그것만이 아닌, 오래 학습되어 유전자에 각인된 감각이라고 할까. (…)

우중충한 도시의 뒷골목에서 마주치는 구질구질한 노숙자들의 옷매무새가 가끔 나를 놀라게 하는 때도 있다. 다 떨어진 회색 오버코트에 핑크색 머플러를 하고, 함께 다니는 커다란 개(파리의 노숙자들은 커다란 개와 많이 다닌다. 자기 먹을 것도 없을 텐데 그 개는 어떻게 먹여 살리는지 의아했다. 게다가 살집도 좋은 개들)의 목에도 핑크색 리본을 달고 있다든가 하는. 어떨 때는 누더기를 기운 헝겊 조각이 너무 조화로워 놀랐던 기억도 있다. 갈색 옷에 하늘색 천을 덧대다니, 어디서 배운 감각인 거야?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한국에서는 대형 마트에서조차 비싼 와인을 손에 들고 취해 있다는 사실이다. (30쪽)

서울 거리를 걷다 보면 하루에도 수십 개의 루이비통 모노그램을 만난다. 그중에도 3분마다 하나씩 마주친다 하여 ‘3분백’이란 별명이 붙은 스피디는 이제 시장에서도 볼 수 있는 국민가방이다. 이태원에 이어 이젠 중국에서부터 흘러 들어온 짝퉁들로 이 모노그램은 어느덧 생활 속의 한 풍경이 된 것 같다. 시골 할머니들도 들고 계시니 태극기보다 더 정겹다. 루이비통 총매출의 60퍼센트 정도가 아시아 시장에서 일어나는데, 그중 으뜸이 일본, 그 다음이 한국이라고 한다. 짝퉁만큼 진품도 많이 돌아다닌다는 의미다. (51쪽)
___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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