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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의 미의식

한중일의 미의식

: 미술로 보는 삼국의 문화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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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661g | 160*220*30mm
ISBN13 9788961962476
ISBN10 8961962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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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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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한 나라의 예술 수준 정도로 이해하는 것은 문화를 저급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문화는 한 민족의 세계관이자 인간관이며 기본 성격이라 할 수 있다. 한 개인의 인생관과 성격이 그 사람의 성취를 결정하듯이 한 민족의 기저 문화는 그 민족의 현재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려는 것은 바로 이 기저 문화다. 기저 문화를 파악하는 방법으로 문화적 화석이라고 할 수 있는 옛 미술 양식을 분석하려는 것이다. ---「여는 글」중에서

한국과 중국의 곡선성의 차이는 제작 시기가 비슷한 남당 5대 때의 금강역사상과 신라 석굴암의 금강역사상을 비교해보면 극명해진다. 모두 엄청나게 힘이 센 존재들이지만 지혜도 갖추고 있어 절제된 동작 표현이 중요하다. 신라의 금강역사상이 간결하고 동작이 절제되어 있다면 당나라의 역사상은 석굴암의 역사상보다 동적이다. 몸통이 더 곡선적으로 휘어 있기 때문이다. ---「조각과 회화에서의 곡선성」중에서

골법용필을 중시한다는 것은 감상자가 그려진 그림의 간결하고 능숙한 필치를 통해 그린이의 고졸하고 담백한 성품, 숙련도, 높은 교양 수준을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뜻이다. 반면 응물상형을 중시한다는 것은 그림을 통해 대나무 자체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를 기대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리고 그런 연후에 그린 이의 인품 등을 연상하는 추가적 인지 과정을 가정하고 있는 셈이다. ---「골법용필 대 응물상형」중에서

조선 초상화에 나타난 이런 강박은 일본의 초상화를 보면 더 선명해진다. 일본의 초상화는 전체적으로 세부 묘사가 단순하고 음영 표현도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입체감도 약하다. 그 대신 일본은 우리나 중국에는 없는 구도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다시 말해 우리와 중국이 인물의 재현에 예술적 에너지를 집중시켰다면 일본은 그보다 구도나 그림틀과 대상 간의 기하학적 관계에 그 에너지를 쏟아 부은 것처럼 보인다. ---「이념이 낳은 강박, 한국」중에서

중국의 공예품 가운데는 거의 초인적이라 할 정도로 정교한 것들이 많다. 예컨대 청나라 건륭제 때 만들어진 「상아투화운룡문투구」라는 다층구는 상아를 깎아 만든 열일곱 개의 구가 마치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열일곱 개의 층을 이루며 겹쳐져 있는데 어떻게 만들었는지 상상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하다. 3대에 걸쳐 만들었다는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대단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 작품이다. 현대의 공예가가 최신 장비를 이용해 만들어 보았지만 열네 겹 이상은 어려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극한을 향하여, 중국」중에서

일본의 미술은 전형적인 밝기 대비 중심의 미술 양식이다. 이점은 색상대비 중심의 우리 미술 양식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유럽으로 치면 독일과 이탈리아의 관계와 비슷하다. 독일은 일본과 그리고 우리는 이탈리아와 유사하다. 우리를 아시아의 라틴이라고 하고 일본을 아시아의 게르만이라고 하는 비유가 괜한 것이 아니다.
---「형태의 심화, 일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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