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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가 말하는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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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키전문직리포트-09이동
나예리 등저 | 부키 | 2006년 06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1 리뷰 7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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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68g | 153*224*20mm
ISBN13 9788985989978
ISBN10 8985989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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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나예리 외
송상훈: 김성모 작가의 문하생
나예리:『네 멋대로 해라』『특명! 1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의 작가
강경효: <살아남기> 시리즈, <보물찾기> 시리즈의 작가
박성우: 『나우』『천랑열전』의 작가
김성모: 『용주골』『대털』의 작가
장차현실:『색녀열전』『마님 난봉가』의 작가
고필헌: 『쾌변만화 알타리 써비스』『애욕전선 이상없다』의 작가
박수인: 『달나무의 고양이방』의 작가
모해규: 모난돌 스튜디오 대표 겸 청강문화산업대학 교수로 『착한 그림책』의 작가
장봉군: 한겨레신문 화백(시사만화가)
전진석: 청강문화산업대학 외래 교수 겸 『천일야화』의 스토리 작가
오태엽: 대원씨아이 ‘원 소스 멀티 유즈’ 사업부 부장
김성훈: 만화평론가 겸 ComicBang.com의 운영 담당자
양여진:『세인트 마리』『주희주리』작가
김문환: (주)반디출판사 대표 겸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지도 교수
박석환: 만화평론가 겸 (주)시공사 콘텐츠 연구실장
서홍석: 『초인진』『용잡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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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견습생인 초보 문하생이 하는 일이 대단한 것이냐. 그렇지도 않다. 하루 종일 책상에 붙어 앉아 선배들이 주는 만화 원고의 연필 선을 지우개로 박박 지우는 게 대개이다. 가끔은 펜 터치가 끝난 원고 중에 검은색이 들어갈 부분에 먹칠을 하는 때도 있다. 틈틈이 선배들 담배 심부름에 커피 심부름 같은 잡일도 맡아 한다. 그러다 보면 밤늦게까지 작업을 해도 하루 작업량을 마치기엔 시간이 모자랐다.
그러나 단조로운 작업이라고 얕봐선 안 된다. 지우개질 하나에도 엄청난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지웠다가 펜 선이 벗겨지거나 종이가 찢어지면 선배들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조심조심 세심하게, 아기 다루듯 원고를 다뤄야 한다. 간혹 완성된 원고에 문하생들이 커피를 쏟기도 했다. 고된 밤샘 작업에 담배와 커피를 주식 삼아 살다 보니 자연스레 주의력이 떨어져 생기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실수를 몇 번 하면 견습생 자격을 박탈당한다. 펜 선 하나에 그림의 생명력이 달려 있으니, 만화가에게도 문하생에게도 조심성은 필수다.
--- p.
교열이니 인쇄 등의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작가가 그리는 동시에 원스톱으로 수많은 독자가 보는 인터넷 매체의 특성은 양날의 칼과 같다.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네티즌들의 악평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악평을 읽은 날이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속이 울렁거렸다. 일전에 잘 아는 온라인 만화가 한 명이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오랫동안 신경성 위염과 위궤양을 앓아 오던 친구였다. 그는 평소 네티즌들의 악플에 민감했다. 익명을 무기 삼아 ‘그것도 그림이냐.’ ‘내가 발로 그려도 그것보다 낫겠다.’는 식의 무차별 비난을 가하는 네티즌들의 글은 때로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는 흉기로 변한다. 그러나 나는 차츰 내 자신을 단련시켰다. 악플은 곧 사람들의 관심이라는 증거고 악플이 사라지면 관심도 사라진다고 생각했다. 내 나름대로 살아가기 위한 해석이다.
--- p.
어시(어시스턴트)들은 내가 하다 만 원고들을 빼앗아 검토한 후 지적을 시작한다.
“선생님, 귀 안 그렸어요.”
“선생니임~ 여기 얼굴 이상한 거 모르셨죠? ‘삐꾸’(얼굴이 비뚤어졌다는 뜻)잖아요.”
“아, 왜 돌덩어린 다 그리고 그래요? 아이 참~ 곧 마감인데.”
“지우개질 하지 마세요. 그런 건 우리 시키세요! 우리가 뭐 여기 놀러 온 줄 아세요? 짜증 나!”
“머리카락도 아닌데 이런 단순한 먹칠은 도대체 왜 하시는 거예요? 우릴 무시하시는 거죠?”
불쌍한 나는 정신없이 펜을 놀린다.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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