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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기도

천년의 기도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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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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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6년 09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53쪽 | 46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2100045
ISBN10 899210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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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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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송경아
연세대학교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부터 소설을 발표했다. 지은 책으로는 『성교가 두 인간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문학적 고찰 중 사례 연구 부분인용』, 『책』, 『테러리스트』 등이 있다.

영미권 문학작품의 뛰어난 번역으로도 알려져 있다. 『천 년의 기도』를 시작으로 베리타스북스에서 2006년 12월 출간 예정인 『오래된 새의 비밀, The Conjuror's Bird』 원고를 쓰고 있다. 그 밖에 문학동네에서 펴낸 세계신화총서 『무게』를 포함해 독특하고 상상력이 돋보이는 책을 번역했다. 2006년 현재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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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와 '블랙'은 우리를 '옐로우'나 '브라운'이라고 부른다. 신비로운, 혹은 나태하고 불분명한 동방의 햇볕에 노르스름하게 익은 인종이란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의 시선 바깥에서 서로를 분별하기에 열심이다. 중국인, 일본인, 그리고 한국인. 얽히고설킨 오랜 역사는 모진 풍파 속에 여물은 열매 같이 닮은 '우리'를 서로 이해하지 못하게 한다.

북미에서 두 번째로 큰 차이나타운이 있는 도시에 머무르면서, 나는 일상적으로 수많은 중국인들을 만난다. 그들의 말은 정신없이 빠르고 시끄럽고, 그들과 나의 소통은 서툰 영어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만이 소통의 장애를 낳는 것은 아니다.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 속에서도 말을 붙이기조차 어렵고, 말도 건네기 싫고,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일을 얼마나 많이 겪는가. '우리' 사이에 놓인 벽은 다른 말을 쓰고 있다는 사실보다 아예 말을 주고받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천년의 기도』는 이런 내게 반성과 위로, 새로운 확신을 준다.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는 중국의 현실, 변화에 대한 불안과 기대, 세계 어디에서도 끈덕지게 뭉쳐 살아내는 중국인들의 낙천주의가 열 편의 잔잔한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때로는 우스꽝스럽지만, 그보다 훨씬 슬프다. 감동은 묵직하고, 여운은 한때 '우리'의 조상들이 세상에서 가장 긴 강이라고 믿었던 장강처럼 길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새삼 문학은 영원하고, 영원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했다. 언어와 역사와 국제정치질서까지도 뛰어넘어 '인간'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은 여전히, 오로지 문학의 좁고 작은 길뿐이다. 현실에서 만나는 그들은 여전히 낯선 이방인이지만, 그들의 악몽과 희망을 엿본 나는 더 이상 '우리'라는 말 앞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다만 다 같이 슬픈 사람들일 뿐이니까.

- 소설가, 김 별 아
Yiyun Li의 『천년의 기도』는 외국생활에서 발생하는 문화적 충돌과 오해, 세대 차이와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가족 간의 갈등과 단절, 그리고 인간교류의 어려움과 가능성을 다룬 흥미 있는 소설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과 인연을 맺기 위해서는 '천년의 기도'가 필요하다는 중국 전통문화의 렌즈를 통해, 찰나적이고 단절적인 현대서구사회의 인간관계를 조감하는 이 소설은 비교 문화적 성찰을 통해 고독하고 고립된 현대인의 뿌리 뽑힌 삶을 심도 있게 조망하고 있다.

『천년의 기도』는 다른 문화로의 단순한 동화나 거부가 아닌, 두 문화의 조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아시아계 미국작가들이 즐겨 쓰는 주제인 이민자들의 애환이나 적응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른 아시아계 미국소설과는 궤를 달리한다. 북경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 건너온 사람답게, 이윤 리는 중국과 미국을 오가는 임시체류자의 눈으로 중국사회와 미국사회를 비교해 바라보며 미국에서 살고 있는 이혼한 딸의 삶을 고찰한다. 그런 의미에서 『천년의 기도』는 아시아계 미국문학에 새로운 획을 긋는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 김 성 곤, 서울대 영문과 교수, 한국 현대영미소설학회 회장,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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