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위상 장상을 나쁘게 하는 식품이 왜 건강에 좋은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을까? 그것은 그 식품에 함유된 한 가지 성분의 효능만 보기 때문이다. 녹차를 예로 들어보자. 확실히 녹차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카테킨에는 살균 효과와 항산화 작용이 있다. 여기에서 녹차를 많이 마시면 장수한다든가 암 예방에 좋다는 이야기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카테킨 신화'에 진작부터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차를 많이 마시는 사람의 위상은 나쁘다"라는 임상 데이터가 나와 있기 때문이다.
녹차에 함유되어 있는 카테킨이 항산화 작용이 있는 폴리페놀의 일종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카테킨은 몇개가 결합하면 '타닌'이라고 불리는 물질이 된다. 타닌은 식물이 가지고 있는 '떫은 성분'이다. 감의 떫은 맛도 타닌 때문이다. 그런데 타닌은 상당히 산화되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불에 가하거나 공기와 접촉하면 쉽게 '타닌산'으로 변한다. 그리고 이 타닌산에는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작용이 있다. 여기서부터는 나의 가설인데, 녹차에 함유된 타닌산이 위 점막을 손상시켜 위상을 나쁘게 하는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타닌산을 많이 함유한 차(녹차, 중국 차, 홍차, 커피, 삼백초차, 두충차 등)를 평소에 자주 마시는 사람의 위를 내시경으로 보면, 점막이 얇아져 있는 위축성 변화를 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만성 위축성 변화, 또는 위축성 위염이 위암이 되기 쉽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
차 종류가 초래하는 위험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현재 시판 중인 차들은 대개 재배과정에서 농약이 사용되고 있다. 잔여 농약이나 타닌산, 카페인의 영향을 생각하면, 차를 물 대신에 마시는 것은 권할 만한 것이 못 된다.
그래도 차를 좋아하는 사람은 무농약으로 재배한 찻잎을 사용하고 비교적 위 점막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공복을 피해 식후에 마시도록 한다. 횟수도 하루에 2,3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좋다.
이처럼 잘못된 정보를 많은 사람들이 믿게 된 것은 현대 의학이 인간의 몸을 전체적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은 전부 연결되어 있다. 한 부분에 좋은 작용을 하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몸전체에 좋다고는 할 수 없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라는 옛말이 있듯이, 음식물도 거기에 들어 있는 하나의 성분만을 보고 몸에 좋은지 나쁜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 pp.28~30
이를 위해서는 먼저, 육식을 계속할 경우 장 속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육식을 계속 섭취하면 장벽이 점점 딱딱하고 두꺼워지는데, 이것은 식이섬유가 없어 대변의 양이 극단적으로 줄어들고, 이 적은 양의 대변을 배출하기 위해 장이 필요 이상으로 연동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즉, 과도한 연동운동에 의해 장벽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근육이 단련되어 두꺼워지고 커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장은 점점 딱딱하고 짧아져간다.
장벽이 딱딱해지면 내강(內腔, 속의 빈 부분)은 좁아진다. 딱딱하고 좁아진 장의 내압은 높아지게 되는데, 육류를 먹으면 동물성 단백질에 지방까지 대량으로 섭취하게 되므로 장 주변의 지방층이 두꺼워지고 이에 따라 장벽에 압력이 더욱 가해진다. 장내의 압력이 높아지면 점막이 안에서 밖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 현상으로 인해 주머니 모양으로 움푹 파인 '게실(憩室)'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안그래도 적은 양의 대변은 장 속을 이동하기가 어려워지고, 그 결과 장 속에 오랫동안 정체하는 '숙변(정체변)'이 쌓이게 된다. 이 숙변은 장벽에 들러붙듯이 쌓이는데, 게실이 있을 경우 그 안에 숙변이 들어가게 되므로 배변이더더욱 어려워진다. 게실이나 주름 사이에 쌓인 숙변에서는 독소가 발생해 그 부분의 세포가 유전자 변화를 일으켜 폴립이 만들어진다. 이 폴립이 자라서 암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 pp.3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