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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철학사 3

미술 철학사 3

: 해체와 종말 : 포스트모더니즘에서 파타피지컬리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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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832쪽 | 1068g | 135*215*47mm
ISBN13 9791155350669
ISBN10 1155350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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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런던 갤러리에서 피카소의 「게르니카」(1937)를 처음 본 이후 베이컨의 생각은 온통 현실을 왜곡시키는 자유와 권리에 빼앗겨 버렸고, 그 그림에서 받은 영감과 피카소에 대한 존경심으로 제2차 세계 대전이 치열했던 1944년부터 삼면화Triptyque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일찍이 '나는 나의 회화에 삶의 모든 것을 던지려 한다'고 토로한 그는 무엇보다도 우선 비이성적 야만과 야성 앞에서 무기력하기만 한 인간의 생명에 대한 실존적 공포를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이렇듯 잔인한 진실을 천착하려는 그의 참상 묘사주의miserabilisme 작품은 심지어 근엄과 평안의 상징인 교황마저도 「교황 Ⅵ」(1949)에서 비참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 떨며 '쿠오 바디스Quo vadis, (Domine)', 즉 '(신이시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를 외치고 절규하는 형국이었다. --- pp.44-45

할 포스터는 대중 소비 사회에서의 '낙서'를 키스 해링, 케니 샤프, 바스키아 등 문화 예술의 파괴자로 표현되는 개인들의 상징적 활동이라고 규정한다. 롤랑 바르트는 낙서를 '메시지 없는' 약호code라고 말한다. 즉, 하나의 형식이나 양식으로 쉽게 추상화될 수 있는 '내용이 없는' 약호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판독하기 어려울뿐더러 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 낙서의 이율배반적 특징, 즉 그것을 도시와 문화의 골칫거리로 비난하면서도 보호하게 만드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 (...) 이보다 더 낙서의 난폭성을 지적하는 이는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사진작가인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였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낙서가들은 지하철, 거리 등등에 폭탄을 투하했다. 승객들이 노선을 찾지 못하도록 지하철의 지도에 정확히 폭격을 가했다. 다시 말해 낙서 화가들은 지하철을 타거나 거리를 걸어 다닐 때에도 도시를 낙서로 뒤덮어 약호code를 혼란시켰다는 것이다. --- pp.557-558

미술의 역사를 일별해 보면 남보다 많은 공간(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미술가일수록 '방법으로서의 양식'에 매달리기보다 미술에 대한 본질적 '의미(철학)로서의 내용'을 우선시한다. 그들의 예술 정신 저변에서는 무의식중에도 미술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멈추지 않았다. 그 역사의 주인공으로 장식되어 있는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역사가는 '미술의 본질'에 대한 반성에 충실하거나 그 질문에 적극적인 작품을 주목받아야 할 사료로서 선택한다. 미술의 역사는 그것이 지닌 공시적 의미와 역할, 그리고 통시적 가치와 중요성을 높이 평가한다. (……) 하지만 미술 철학이 더욱 주목하고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공시적 조형 욕망'이다. 본질의 천착을 위해 정치, 사회, 경제, 문학, 과학 등을 통섭하여 '공시적 조형 욕망'을 강하게 드러내는 미술가의 작품들이 더욱 역사적이고 철학적이다. 그렇게 미술 철학이 통섭 인문학이 된다. 다시 말해 미술 철학은 그 작품들이 보여 주는 욕망의 횡단성에 따라 미술에 대한 본질적 의미를 밝혀내려는 파타피지컬한 인문학인 것이다. 이 책 『미술 철학사』가 통시성보다 공시성과 횡단성의 관점에서 인문학적 미술 철학의 역사를 계보학적으로 정리하려는 의도도 그와 다르지 않다.
--- pp.793-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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