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교실’은 이러한 근대적 교육의 패러다임을 해체하고 자기의미화를 통해 복원하는 실천이다. 탈근대적인 자기의미화의 과정은 결코 개념의 전달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통한 자기 개념의 정립을 통해 진행되는 과정이며 이것은 ‘교사’와 ‘학생’ 모두 ‘노마드’로서 생각의 경계를 허물어낼 때 시작이 된다. 처음에는 어렵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동안 교사 스스로 한 번도 걸어가지 않았던 길이다. 이제까지 교사는 국가의 지시에 따라 학생을 훈육하는 중간관리자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의 패러다임을 고수한다면 변화된 사회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그것을 더이상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학교와 교사를 거부해 버릴 것이다. 교사도 학생도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가야 하는 새로운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이제 교실은 ‘탈출’해야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탈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해야 할 것이다.
---「심대현, 1장 거꾸로 교실로 수업의 말문을 열다」중에서
학교를 옮기고 나서 초반에는 그저 나의 수업 방법을 바꾸기가 두려웠고, 수업 준비를 하는 데에 급급했었다. 그런데, 나의 준비에 비해 아이들의 활동 모습과 성장 속도는 언제나 ‘상상 그 이상’이었다. 이런 보람이 따라오니 활동지를 만들기 위해 야근을 하는 시간이 전혀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았다. 무의미한 잡무에 시간을 모두 허비하고, 부실한 수업을 하고 교실을 나올 때 들었던 자괴감도 이제는 저 먼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 다른 교과의 수업을 보면서도 늘 배우는 점이 있고, 학생들에게서도 배우는 점이 있다. 교사들에게도 배움이 일상화되어 있다 보니 우리 학교에서는 공개 수업할 교사를 정할 때 서로 하겠다고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보통 학교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수업을 공개하면 내가 성장한다’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하다.
---「강양희, 2장 질문을 통해 배우는 배움의 공동체」중에서
‘하브루타’는 두 사람이 짝을 지어서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는 활동으로, 유대인들의 전통적인 교육 방법을 일컫는다. 하브루타는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뇌를 격동시켜 창의성을 계발하고, 비판적 사고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다.
---「최선순, 3장 하브루타」중에서
2015년 1월 필자는 코엑스 교육박람회에서 ‘팀플’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났다. 이 앱은 팀 기반학습(TBL) 또는 프로젝트 기반학습(PBL, Project Based Learning)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만든 웹기반 솔루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시교육청의 정책 중 하나가 ‘질문이 있는 교실’을 만드는 것이다. 그 당시 필자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질문이 있는 교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하는 문제에 봉착해 있었는데 이를 한 학기 동안 고민해 온 필자로서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이홍배, 4장 팀플앱」중에서
학생들이 질문을 많이 하면서 문학수업에 흥미가 없던 학생들의 눈빛도 달라지고 있다. 또한 잠자는 학생, 조는 학생들도 줄어들었다. 잠자다가도 친구들이 질문하고, 박수를 보내고 하는 사이에 자연스레 일어나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백금자, 5장 노란 테이블, 질문에서 실천으로」중에서
질문이 있는 교실에서 교사도 아이들도 행복하려면 서로를 믿고 기다려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실제로 ‘책 읽고 대화하기’ 수업을 진행해보면 여러 다양한 상황들을 마주하게 된다. 엄청나게 큰 아이들의 목소리가 공해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기도 하고, 책을 계속 사오지 않는 아이가 드문드문 있기도 하고, 마음을 별로 담지 않고 건성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가 있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는 건지 잡담하며 떠드는 건지 구분이 잘 안 되는 순간들이 있기도 하다.
교사는 이런 순간들을 때론 견딜 수 있어야 하고, 때론 넉넉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때론 적당히 울타리를 세워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 역시 힘들고 어렵다고 툴툴대기만 할 것이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만큼 자신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믿어주었으면 좋겠다.
---「한창호, 6장 책읽기」중에서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이란 어떤 것일까? 그것은 학생이 혼자서 처음 보는 글을 잘 읽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글을 스스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국어 수업이 어떤 특정한 글을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배경지식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그 글의 내용을 친절하게 해설해 주는 것에 치우치게 된다면, ‘유전자 조작’에 대한 글은 과학이나 윤리 시간에, ‘원근법’에 대한 글은 미술 시간에 배우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다.
---「강이욱. 7장 비문학」중에서
‘질문이 있는 교실’은 이처럼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이미 정해진 교육과정에 따라 교과서에 나온 그대로 진도를 나가고, 교과서를 통해 암기한 지식을 확인하는 평가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사의 자율적 전문성에 따라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배움이 이루어지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력하며 탐구하는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 과정을 확인하며 잠재력을 최대한 펼쳐낼 수 있는 평가를 해야 한다. 이러할 때 우리 학생들은 ‘질문이 있는 교실’ 속에서 전인적 성장을 해 나갈 수 있다.
---「이형빈. 8장 평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