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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뒤흔든 금융권력

한국을 뒤흔든 금융권력

: 정치권력은 어떻게 한국 금융을 지배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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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2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560g | 152*225*30mm
ISBN13 9788950963415
ISBN10 895096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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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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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뀌면 은행장도 바뀌었어요. 낙하산이란 말 듣고 자리 꿰찼던 사람들, 정권 바뀌고 새 낙하산들한테 쫓겨나듯 떠났어요. 3년이 멀다 하고 죄다 교체됐지요. 그러니 긴 안목을 갖고 경영계획을 세울 수 있었겠습니까? 거기다 인사청탁이 좀 많습니까? ‘이 사람을 쓰라’ ‘저 사람 봐줘라’ 권력기관이 계속 압력을 넣습니다. 힘없는 CEO는 다 들어줄 수밖에 없어요. 이것이 지금 우리 한국 금융산업의 자화상입니다. --- p.19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희대의 금융사기 사건과 금융 사고가 연이어 터진다. 이철희·장영자 어음사기 사건과 명성그룹 금융부정 사건, 영동개발진흥 어음사기 사건, 국제그룹 해체 사건 등이 그것이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전두환 전 대통령 또는 그의 친인척들이 개입하거나 개입 의혹을 받았다는 것이다. --- p.110

8?12 조치 덕분에 펀드런 사태는 막았지만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했다. 시장우려를 불식시킬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투신사 유동성에 숨통을 틔어주면서 확실한 채권 수요 기반을 마련하는 대책이어야 했다. 이번에도 김석동이 나선다. 결자해지 차원이었다. 대우채 환매유예 조치 방안을 짜낸 사람이 그다. 마무리가 시원찮으면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가리란 것을 그는 알았다. 김석동 법규총괄과장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에게 “최소 2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말한다. 이헌재는 그런 그에게 “간이 크다”며 피식 웃는다. 하지만 둘 다 산전수전 다 겪은 관치의 프로였다. 그만한 규모의 기금이 아니면 시장우려를 잠재울 수 없다고 보고 있었다. 이헌재는 “잘해보라”며 작업개시를 명한다. 그리고 집무실 밖을 향하던 김석동을 불러 세운다. 이헌재는 “뭘 도와주면 되겠느냐”고 묻는다. 그는 후배에게 큰일을 맡기고 뒷짐을 지고 있는 자가 아니었다. 김석동은 기다렸다는 듯 “금리가 좀 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한다.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달라고 대놓고 이야기하기 곤란했던 것이다. 이심전심이었다. “머리 좋네.” 이헌재는 김석동의 뒤통수에 대고 또 한마디 한다. --- p.154~156

“DTI는 연장하기로 한 것이잖소?” 정종환 역시 신경질적으로 대꾸했다.
“누가 연장하기로 했습니까? 연장 안 합니다.” 김석동이 단호하게 말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우리가 그렇게 이야기했으면 연장해야 하는 거 아냐?”
고함을 치듯 정종환이 언성을 높였다. 정종환은 이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있었다. 몹시 흥분한 상태였다.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했다. 정종환은 김석동을 쏘아보며 한 번 더 큰 소리로 말했다. “연장하시오.”
김석동은 이에 질세라 더 크게 언성을 높였다. “못합니다.”
그날처럼 서별관 회의장이 뜨거웠던 적은 없었다고 한 참석자가 분위기를 전했다. 생각이 달랐을 뿐 각자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한결같지 않았을까? --- p.199~200

“공정하고 투명한 규칙의 틀 아래에서 금융회사들이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감독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봅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장 취임 후 8개월여가 흐른 어느 날,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사석에서 필자와 만나 “감독당국이 솔선해 개혁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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