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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특종 엽기 스캔들

조선왕조실록 특종 엽기 스캔들

김성기 | 북랩 | 2016년 03월 1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3 리뷰 3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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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3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582g | 148*210*21mm
ISBN13 9791155859575
ISBN10 11558595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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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성기
우리 역사에 대한 관음증상이 도져 20여 년간의 공무원 생활 중에도 업무 외적인 시간은 역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캐는 일에 전념, 비로소 일정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감히 자부(?)하는 역사 탐사가이다. 십수 년 전부터는 역사 속 기인의 뒤를 쫓는 ‘파파라치’로 암약(?)하다가 실족하듯 엉겁결에 뛰어든 《조선왕조실록》이라는 황금어장에서 맛있는 이야깃거리를 집중 채취하고 있다.
이제 그 풍부한 탐사 결과물인 조선시대 이야기를 깨알 같은 재미로 버무려 세상에 내놓는 일이야말로 ‘시대적 소명’이라는 대단한 착각 속에서, 오늘도 그 시대의 ‘뒷담화거리’를 캐는 데 ‘올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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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타분한 역사는 가라!”
우리 역사와 밀회(?)하기 이전부터 품고 있던 필자의 오랜 지론이다. 요컨대 역사는 ‘닥치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 뇌리에 자리 깔고 누운 고정관념 중 하나가 ‘역사는 재미없다’이다. 절로 고개가 주억거려지는 말이다. 그간의 역사 서적들은 대부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이니까. 그렇다면 왜 그럴까? 왜 다들 우리 역사는 재미없다고 입 모아 타박할까? 우리 조상들의 삶이 본시 밋밋하고 고리타분했기 때문에? 천만의 말씀이다. 이 지구상에 우리 민족만큼 ‘짓고생’을 밥 먹듯 한 종족이 어디 더 있겠는가.
까놓고 말하면, 이런 등식 아닌 등식을 고착화시킨 적잖은 책임은 우리 역사를 활자화하는 일단의 저술가 그룹에 있다고 본다. 실제로 이들은 역사 서적을 저술하면서 약속이나 한 듯이 ‘재미’라는 기름기를 쫙 뺀 채 퍽퍽한 ‘팩트(Fact)’ 나열에만 급급해왔다. 한마디로, 역사 기록 작업에 너무 ‘정색’하고 달려들었다는 얘기다.
물론 역사가 ‘팩트(Fact)’를 기록하는 작업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반드시 ‘정색’부터 하고 달려들 이유는 없는 것이다.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한도 내(內)’라는 울타리만 확고히 세운다면, 그 울타리 안에서 얼마든지 웃고 떠들고 짓까불고 하면서도 기록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 pp.4-5

바람 빠진 첫날 밤
백촌 김문기(1399~1456)는 조선 초기의 내로라하는 문신 중 한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단종 재위 1년 즈음에 혼기가 꽉 찬 딸(김씨)이 있었다. 김문기는 여러 장의 이력서를 놓고 궁리를 거듭한 끝에 결국 ‘일번’이 아닌 ‘이번’을 사윗감으로 찍었고, 내친 김에 결혼까지 시켰다. ‘이번(李蕃)’이라 하면 태조 이성계의 이복동생인 의안대군의 증손자인 데다 재산 빵빵하기로 소문난 상위 1% 집안 자제였기 때문이다. 딸을 명문가에 시집보내고 ‘덤’으로 자신까지 왕실의 일족으로 편입되게 생겼으니, 이거야 말로 ‘일타 양피’의 대박이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결혼 첫날밤에 그만 사단이 나고 말았다. ‘자다가 만져도 큰 게 좋더라’는 금언까지 떠올리며 ‘개봉박두’를 잔뜩 기대한 김 씨였지만, 아뿔싸! 신랑 되는 자의 ‘형편’이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신랑이 지참하고 온 물건은 소변보는 용도 외에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그냥 ‘살점’에 불과했던 것이다. 결혼이라는 게 본시 죽어라 밥만 지어올리자고 하는 건 아닐진대 새신랑의 형편이 ‘차라리 없는 게 더 나을’ 지경이니,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좌절감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귀를 뻥 뚫리게 하는 대박 정보!
그런데 실의의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김 씨의 귓속으로 초 울트라급 정보 하나가 쏙 빨려 들어왔다. 종들이 짓까부는 ‘뒷담화’를 엿듣다가 우연히 시어머니 설 씨(판사 설존의 딸)가 매일 밤 냇가에서 ‘큰 기쁨’을 맛보고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다.
“이것들을 당장…….” 김 씨는 문을 박차고 나가 종들을 꾸짖으며 그동안 누적되었던 스트레스나 시원히 날려버려야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안방 문을 막 밀치려던 그녀는 제자리에 다시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시어머니의 일이 사실이라면 그 또한 시어머니가 살아가는 방식일 수 있다는 ‘갸륵한’ 생각이 후두부를 강타했던 것이다. 시어머니 역시 애초에 밥이나 퍼 대령하기 위해 이 집구석에 들어온 건 아니었지 않은가 말이다.
김 씨는 안테나를 길게 뽑아 올리고 바깥의 동정을 살폈다. 그날 밤 달빛이 어슴프레해지자, 아니나 다를까 범인, 아니 시어머니가 조심스럽게 대문을 나서는 기척이었다. 김 씨는 살금살금 시어머니 뒤를 밟기 시작했다. --- pp.32-34

임금의 잠재적 파트너, 궁녀
한번 궁녀는 영원한 궁녀! 비록 궁궐 안에 시뻘건 페인트 글씨로 이렇게 써 붙여놓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모든 궁녀들의 가슴에는 인두불로 지진 자국처럼 또렷이 새겨져 있는 구호다. 사실 궁궐에 들어와 정식 궁녀로 등록된 여자들은 이 구호가 무얼 의미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입궁할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말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궁녀들은 궁궐에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죽기 전엔 나갈 수 없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죽기 직전에야 나갈 수 있었다. 궁궐에서 죽는 것도 불경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 번 궁녀로 등록되면 어느 누구도 그 궁녀를 넘볼 수 없었다. 그녀들 모두가 잠재적인 임금의 ‘잠자리 파트너’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금의 눈길이 도저히 갈 것 같지 않은 ‘폭탄’이라고 잘못 집적거렸다가 걸리면, 그 때는 바로 죽음이었다.
이런 살벌한 시대에 아프다는 핑계로 궁궐을 빠져 나온 ‘장미’라는 예쁜 이름의 궁녀가 사대부 남자들과 술자리는 물론 잠자리까지 했다 해서 조정을 발칵 뒤집어놓는 사건이 발생했다. 말하자면 사대부 남자 몇 놈이 ‘싸~가지 없이’ 임금의 잠재적 ‘잠자리 파트너’를 끼고 술도 처먹고 잔치도 벌이고 외박(留宿)도 시켰다는 얘기인 것이다.
--- pp.14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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