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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는 허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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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는 허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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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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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30.79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7.4만자, 약 5.6만 단어, A4 약 109쪽?
ISBN13 9788993178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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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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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merit은 개인이 갖고 있는 특징이지만, 능력주의meritocracy는 사회가 갖고 있는 특징이다. 능력주의란, 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비례해 보상을 해주는 사회 시스템을 뜻한다. 능력주의라는 말은 영국의 사회학자 마이클 영Michael Young이 자신의 풍자 소설 『능력주의의 출현The Rise of the Meritocracy』(1958년)에 처음 만들어낸 신조어다. 그동안 능력주의는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여겨졌으며 사람들은 능력주의를 숭배하기까지 했다. 그 누구에게도 차별적 특혜를 주지 않으며,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며, 타고난 계층 배경이나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상관없이 오로지 개인의 능력에 따라 보상을 제공한다는 논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현혹시켰다.
--- p. 12

능력적 요인과 비능력적 요인, 무엇이 불평등한 삶에 더 많은 책임이 있는가
우리는 이 책에서 현재 능력주의는 어떻게 오작동되고 있는지 그 문제점을 살펴볼 것이다. 지금의 능력주의 신화는 잘못된 가정을 바탕으로 부유층과 특권층은 칭송하고 저소득층과 빈곤층은 부당하게 비난하는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능력주의는 개인의 능력이 성공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가정하지만, 지금의 세상은 비능력적인 요인들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것들은 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것들은 처음부터 [불평등한 출발점]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 p.14

반면 교육의 역할에 대한 이와는 전혀 다른 관점은 교육이 기회의 평등에 도움이 되며 사회적 계층 이동의 길을 제시한다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 관점에 의하면 교육의 양과 질은 사회 계층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즉 교육을 계층의 원인이 아니라 그 결과로 보는 것이다. 결국 학교와 교육은 사회에 존재하는 기존의 불평등을 반영하고 정당화할 뿐 아니라 오히려 더 심화시켜 부모 세대에서 자녀 세대로 불평등한 삶을 대물림하는 데 일조하는 잔인한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 또한 학교를 [사회적 계층을 재생산하는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교육을 통해 불평등이 완화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 p.25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란 근본적으로 당신이 누구를 알고 있는가, 즉 당신이 알고 있는 누군가의 가치를 뜻한다. 당신을 위해서 혹은 당신을 대신해 권력이나 영향력을 행사해줄 수 있는 사람은 당신에게 든든한 사회적 자본이 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사회적 관계의 네트워크 안에 포함돼 있다. 다시 말해서 모두가 누군가를 알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누구를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을 알고 있느냐이다. 특권층이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풍부한 사회적 자본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의 능력으로 개척한 것이 아니다. 부모로부터 공짜로 물려받은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자본에 따라 기회가 차별적으로 주어진다는 점에 주목한다.
--- p.86

여기서 외면할 수 없는 한 가지 요인이 바로 [타이밍]이다. 자신이 언제 태어났으며 자신이 본격적으로 노동 인구에 편입되는 시기에 노동 시장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신이 노동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시점이 경기가 호황이고 일자리가 좀 더 안정적으로 보호받는 때라면 이후에도 그 혜택을 쭉 이어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처럼 늦게 태어나 노동 시장이 불안정할 때 진입하면 일자리 때문에 훨씬 힘겨운 삶을 살 수 있다. 현재는 대학 졸업장을 필요로 하는 신규 일자리 하나당 약 세 명의 새로운 대학 졸업자가 줄을 서고 있는 셈이다. 지금의 경제는 부모 세대 때보다 일자리 창출 능력을 3분의 1 이상 상실했다. 모두들 잔뜩 차려입었지만 갈 곳이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이처럼 태어나는 시기는 개인의 능력으로 조절할 수 없는 비능력적 요인이지만 이 또한 일자리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 p.175

최적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나 최고의 인재가 채용되어야 한다는 것은 능력주의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능력주의 옹호론자들은 가장 뛰어난 사람을 고용하기만 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우리는 신규 교수 채용 과정을 사례로 들어 누가 최고의 인재인지 가려내기가 불가능한 때가 많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일 것이다. 또한 가장 자격 있고 능력 있는 인재가 최종적으로 선발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채용 과정에서는 비능력적인 요인 때문에 종종 막판에 [반전 드라마]가 발생한다는 점 또한 지적할 것이다.
--- p.225

바로 이 대목에서 우리는 [엄청난 모순]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은 사회의 시스템은 공정하고 모두가 똑같은 성공의 기회를 갖는다고 필사적으로 믿고 싶어 한다. 그와 동시에 개인에게는 자신의 재산을 원하는 방식대로 자유롭게 처리할 권리가 있으며 이때 국가의 개입은 최소화되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수는 없다. 상속과 능력주의는 분배의 [제로섬 게임]이다. 둘 중 하나가 많아지면 나머지 하나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의 상황은 개인의 능력이 소득과 부의 분배에 상속만큼 많은 영향을 끼치지는 못한다. 즉, 상속주의가 능력주의를 앞서고 있다.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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