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그리스도인들은 부활 사상을 불편해하는데, 부활 사상이 우리로 하여금 지금 사는 세상에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대로 이해한다면, 부활 사상은 오히려 현실을 사는 힘을 준다. 그리스도인의 믿음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인의 소망은 막연한 바람이나 인간 본성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기대지 않고, 폭력이나 죽음이나 파괴에 최종 자리를 내어 주지 않으시는,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하나님께 기반을 둔다. 그리스도인의 소망은 인생의 고통과 고난과 실망에 대한 미래의 위로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하나님이 늘 우리에게 원하시고 또한 우리가 그것을 누리게 하기 위해 우리 역사 속으로 들어오신 그 삶으로의 회복에 대한 것이다.
---「서문」중에서
기억하라! 하나님 백성의 역사 전체를 꿰뚫는 주제다. 그들은 자신이 누구며,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기억해야 했다. 그들을 부르시고, 오늘날까지도 그들을 위로하고 인도하시는, 창조주이자 구세주이신 하나님의 말씀과 행위를 기억해야 했다.
기억을 생생하게 유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나 안다. 중요한 기억을 보존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이야기는 또한 우리가 개인으로서 그리고 공동체로서 지니는 정체성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과거의 사람이나 사건을 기억하게 도와주기도 한다. 성례는 기독교 신앙의 토대가 되는 이야기들을 상기시켜 주는데, 무엇보다도 이집트에서 탈출해 약속의 땅으로 들어간 사건과, 나사렛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상기시켜 준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우리가 이 세상을 이해하게 도와주는 것들이다.
---「1. 성례: 소망의 상징이자 기억」중에서
모든 신학의 가장 좋은 실험 무대는 목회다. 내가 복음이 지니는 더 깊은 의미에 대해 이해하게 된 것은 1980년대 초반 이스트 미들런즈(East Midlands)의 한 지역교회에서 고통받는 사람, 죽음이 임박한 사람, 그리고 사별한 사람들에게 사역을 하면서였다. 인생의 막바지에 와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부활에 대한 믿음이 어떻게 자신들의 삶을 바꾸고 자신들의 고통과 상실에 새로운 소망을 가져다주었는지 내게 설명해 주었다. 그들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내가 그들에게 사역하는 만큼이나 그들이 내게 사역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내가 간과했던 것을 볼 수 있도록 내 눈을 열어 주었다.
---「2. 죽은 자의 부활」중에서
쉼에 대한 인간의 갈망은 약속된 천국의 쉼으로 들어가기를 은연중에 갈망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지친 인간들은 천국에서 “수고를 그치고 쉴” 수 있을 것이다(계 14:13). 허버트의 기본 전제는 하나님이 ‘천국을 갈망하도록’ 인류를 만드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인류는 계속해서 불만족스러워할 것이고 정착하지 못할 것이다. 이 시는 인류의 창조 때에 하나님이 그들에게 힘, 아름다움, 지혜, 명예, 기쁨 등을 포함해 모든 복을 주셨다고 확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한 가지 선물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쉼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완전히 자족하고 자율적이기 위해 필요한 한 가지 선물을 주지 않으셨다. 허버트는 하나님이 모든 선물을 다 주셨다면, 인간은 선물을 주신 하나님보다는 선물 자체를 흠모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3. 천국과 영원: 그리스도인의 소망」중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천국에 대한 소망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는 예배다. 예배는 인생의 초월적인 영역에 대한 우리의 자각을 고조시킨다. 예배는 일상 세계 너머의 세계를 꿰뚫어 보게 해준다.…우리는 성례가 어떻게 우리로 하여금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미래를 기다릴 수 있게 도와주는지 살펴보았다. 세례와 성찬 모두 과거를 회상하게 하고 미래를 기대하게 해주며, 현재를 살게 도와준다. 성례는 믿음으로 하나 된 공동체의 역사를 돌아보는 것이고, 그것의 마지막 성취를 기다리는 것이다.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훨씬 더 큰 이야기의 관점에서 보고, 그 관점이 가능하게 하는 인생의 새로운 영역을 깨닫는 것이다.
---「4. 시대와 시대 사이: 믿음의 삶」중에서
기독교는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은 우리가 사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지만, 신약성경의 복음서와 서신서들은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느냐보다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느냐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바울의 서신들은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미덕과 자질의 기초로서 자세한 신학적 고찰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의 아름다운 ‘그리스도 찬미가’(빌 2장)는 나사렛 예수께서 이 세상에 들어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자신을 낮추셨다는 내용인데, 이러한 내용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겸손할 것을 강력하게 호소하는 근거가 된다.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은 우리가 믿는 방식을 반영한다. 윤리는 신학에 기초한다. 그러나 그 둘이 상호 작용하지 않는 별개의 것인 양 취급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5. 결론: 더 높이, 더 깊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