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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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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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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1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82g | 128*185*30mm
ISBN13 9788960900271
ISBN10 8960900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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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는 열 번 중에 딱 한 번의 기회를 아주 잘 포착하는 귀신이다. 아홉 번은 무심하다가 정말 필요한 순간에 다가와 위로 한마디를 툭 던진다. 대개 ‘거봐’라고 시작되는 걱정 한마디다. ‘거봐’라는 한마디 때문에, 무심한 줄 알았던 그가 꽤 오랫동안 내 문제를 속으로 걱정해왔겠구나 감동하게 한다. 그는 그 어떤 말들도 효력이 없다고 믿는 편이어서, 말을 아껴왔다가 슈퍼맨처럼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준다. --- p.263

남들이 오늘은 무슨 옷을 입을지, 오늘은 어떤 음악을 들을지, 어느 식당이 음식을 맛있게 하는지를 생각해두는 순간에 그는, 우주는 어떤 방식으로 팽창하는지, 지구의 종말은 어떤 형태로 닥칠지, 세계 인류의 언어는 몇 종이나 되는지, 다음 차례의 빙하기는 몇 년도에 시작될지를 생각해두느라 바쁘다. 호방함은 간혹 도를 넘어서, 당구를 칠 때에도 옆 당구대로 공을 훌쩍 넘겨버리고는 공이 사라지는 묘기가 가능해졌다고 기뻐한다. 그에겐 당구대는 물론이고 이 우주가 너무 좁다. --- p.264

그는 오직 자신의 일에만 열중한다. 지구상에 희망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것을 통 알지 못해서, 지구가 멸망할 때도 하던 대로 사과나무를 심을 것이다.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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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그녀가 내게 물었다. 언제 죄책감을 느끼느냐고. 내가 죄책감 덩어리라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나는 좀 막막했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당신은 언제 죄책감을 느끼느냐고. 그녀는 나와는 다른 이유로 당혹스러워했다. 죄책감이 뭔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죄책감을 모르는 그녀가 『마음사전』을 썼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런데 이 『마음사전』 참말로 이상하다. 내 마음을 들켜버렸다. 통째로 도둑맞아 파헤쳐진 기분. 말도 안 했는데. 어떻게 알아버렸지? 나도 몰랐던 내 마음. 조심하시라, 이 여자! 당신 마음을 어떻게 할지 모른다.”
―천운영 (소설가)

“김소연 시인은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경청을 잘하는 사람이다. 경청이 다리를 건너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그녀는 가슴속의 속삭임을, 사물들의 귓속말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몇몇은 그녀의 침묵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알아차리기도 한다. 그런 그들과 같이 다리를 건너고 나면, 그녀의 몸에는 여러 겹의 이야기가 쌓인다. 침식과 퇴적을 수만 번 반복한 바닷가 바위처럼, 켜켜이 쌓인 단어들. 발끝에서부터 서서히 차오르는 단어들. 그래서 가슴까지 차오른 단어들. 나는 몰래 페이지를 펼쳤다가 이내 닫아버린다. 아무 밤에나 읽어서는 안 되는 책이므로. 이 책을 필요로 할 밤이 찾아올 때까지 잠시 덮어둔다.”
―윤성희 (소설가)

“김소연은 ‘사물의 편’에서 울고 웃고 생각할 줄 아는 시인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곧잘 사람과의 관계에서 짐짓 엄정하고 앙칼진 표정으로 몇 발짝 빠져나가려는 듯한 포즈를 취한다. 그때 그의 마음은 사뭇 건조해 보인다. 그 건조함은 그러나 마음의 습기가 증발된 탓이 아니다. 그는 흡사 메마른 화산지대를 몇 굽이나 거쳐야 만날 수 있는 간헐천을 닮았다. 건조한 듯싶다 훈훈해지고 뜨겁다 싶을 때 돌연 등을 돌리며 얼음장 같은 그림자를 흘린다. 그가 쓴 글들은 그래서 얼음바닥에 불연속적으로 흩어진 현무암 가루처럼 진하고 가볍다. 홀연히 스며 뜨겁게 마음 언저리에 자국을 남긴다. 폐와 심장을 은근히 짓눌렀다가 그 매캐한 압력으로 마음을 사물화하고 사물의 마음을 물리화한다. 그것들을 삼키는 마음은 또 얼마나 푸르고 허망하게 세상의 빛깔을 달리 마주하겠는가. 독자들이여, 거울에 비친 먼지처럼 섬세히 부유하는 이 책은 오래 누레질수록 더 빛난다. 이 파삭파삭한 마음의 잔물결 위에 부디 당신만의 말을 겹쳐 쓰시길.”
―강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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