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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 종의 기원 세트

7년의 밤 + 종의 기원 세트

[ 전2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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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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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에서 순문학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재미!
김미선 (coucou@yes24.com)
2011-04-13
영화를 보고 책을 읽다 보면 감독의 또는 작가의 의도가 훤히 내다보이는 뻔한 스토리에 김새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셀 수 없이 반복되는 실망감으로 지쳐가던 어느 날 저녁 퇴근길, 반쯤은 의무감으로 이 책을 펼쳐 들었다. 하지만 열 페이지도 읽기 전에 가슴 속에 말할 수 없이 강력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차 올랐다. 아! 이런 기분 오랜만이야…

서원, 살인자의 아들로, 아버지의 사형 집행인으로 살다
열두 살짜리 여자아이의 목을 비틀어 살해하고, 여자아이의 아버지를 몽치로 때려죽이고, 자기 아내마저 죽여 강에 내던지고, 댐 수문을 열어 경찰 넷과 한 마을주민 절반을 수장시켜버린 미치광이 살인마의 아들. 그 광란의 밤에 멀쩡하게 살아남은 아이(p.18)

그 밤의 일로 사람들은 아버지 최현수를 미치광이 살인마라 불렀고 아들 서원은 살인마의 아들이 라 불렸으며, 그 밤의 사건은 세령호의 재앙이라 불리게 됐다. 하루 아침에 고아 아닌 고아가 되어버린 서원은 친척집을 전전하게 된다. 하지만 서원을 향한 친척들의 두려움 가득한 시선은 세상의 냉랭함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결국 서원은 눈보라 속으로 내동댕이 쳐진다. 서원은 세령마을에서 함께 살던 승환을 만나 함께 살게 되지만, 학교를 옮길 때 마다 세령호 사건에 대한 기사가 실린 잡지가 누군가에 의해 학교로 배달되었고, 서원은 열두 번의 전학 끝에 결국 중학교를 자퇴하고 승환에게 의지해 도망자의 삶을 살아간다.

세령호 사건 후 7년, 조용히 살아가던 서원에게 세령호의 재앙이 낱낱이 기록 된 소설이 도착한다.

딸의 복수를 꿈꾸는 오영제, 아들을 지키기 위해 죽음도 두렵지 않은 최현수
아내와 아이를 너무나 사랑하는 치과의사 오영제. 하지만 자신의 잣대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일종의 '교정'을 감행한다. 딸 세령이 최현수의 손에 살해되던 그 날도 그랬다. 단지 아이의 행동에 약간의 교정이 필요했을 뿐. 세령은 아버지를 피해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도망친다.

그는 기어를 당기듯, 움켜쥔 목을 끌어당겨 세령을 일으켜 앉혔다. 곧장 '교정'을 시작했다. 세령은 제 얼굴로 날아드는 주먹을 멍하니 쳐다봤다. (p. 104)

한 때는 신들린 것처럼 판을 읽어냈다는 전설의 포수 최현수. 하지만 원인 모를 왼손 마비로 그의 평생 꿈이였던 야구를 그만두게 된다. 이제 남은 삶의 기쁨은 오직 아들 서원 이였다. 그날 밤 술만 먹지 않았더라면, 그날 밤 아내가 이사 갈 집에 미리 가보라고 하지만 않았더라면, 그날 밤 비가 오지만 않았더라면 최현수가 세령을 차로 치는 일은 없었을까?

그가 원하는 건, 서원이 늘 이렇듯 평화롭게 잠드는 것이었다. '최현수'를 살인범이 아닌 아버지의 이름으로 기억하는 것이었다. 그럴 수 있을까. (p. 411)

가족, 환상으로 성을 짓다
소설은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인간군상, 인간의 본질을 밀도있게 조명한다. 술주정뱅이 아버지의 죽음을 남몰래 간절히 바라던, 아버지 처럼은 살지 않겠다고 다짐 하던 최현수. 술집 막부의 딸로 태어나 어머니의 삶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아 억척스레 살아 온 최현수의 아내 은주. 엘리트처럼 보이지만 아내와 딸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서슴지 않는 치과의사 오영제. 세상에 번듯한 가족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해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랑하지만 그 사랑은 죽음, 배신, 상실, 원망으로 되돌아 온다.

이 책은 왕따 라는 문제를 다룬 사회 소설로 시작해 폭력과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스릴러로, 또 범인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추리소설로 탈바꿈 하고 마지막은 '부정'을 다룬 순문학으로 마무리 된다. 책을 읽는 동안 다른 생각을 할 여유는 없다. 긴박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쫒아가기에 숨가쁘고, 책을 덮고 나면 정의와 진실이라는 양 축에서 위험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과연 최현수는 아들에게 살인범이 아닌 아버지의 자리를 지켰을까?

마지막 반전은 496페이지 까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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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이 소설은 ‘그러나’에 관한 이야기다.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파멸의 질주를 멈출 수 없었던 한 사내의 이야기이자, 누구에게나 있는 자기만의 지옥에 관한 이야기며,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에서 자신의 생을 걸어 지켜낸 ‘무엇’에 관한 이야기기도 하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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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정유정 작가를 생각하면 그리스 신화 속의 여전사인 ‘아마존’이 떠오른다. 세계문학상 수상작 《내 심장을 쏴라》는 그녀가 한국문학 판으로 입성하며 힘차게 불어 젖힌 일종의 진군나팔 같은 것이었다. 뒤돌아보지 않는 힘 있는 문장과 압도적인 서사 그리고 정교한 취재를 기반으로 한 생생한 리얼리티가, 여성작가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여러 문학적 함정들을 너끈히 뛰어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 《7년의 밤》은 강력한 전사로서의 그녀가 가진 역량을 총체적으로 보여준 ‘결정판’처럼 읽힌다. 사실과 진실 사이에 내장된 다양한 인간 군상과 인간 본질을 이만큼 생생하고 역동적인 이야기로 결집해내는 것은 문단의 ‘아마존’이 아니고선 성취하기 어려운 일이다. 나약한 현대인들의 섬세한 내면을 감성적 이미지에 의존해 표출해온, 내면화 경향의 ‘90년대식 소설’들이 아직 종언을 고하지 않고 있는 현 단계에서, 정유정이 보여주는 문학적 성실성, 역동적 서사, 통 큰 어필은 새로운 소설의 지평을 여는 데 부족함이 없다. 그녀는 괴물 같은 ‘소설 아마존’이다.
- 박범신 (소설가)
‘운명이 난데없이 변화구를 던진 밤’, 당신이라면 그 저주받은 생을 어떤 타구로 받아칠 것인가. 여기 광활한 수수 벌판 한가운데 깊게 파인 생의 우물, 그 고통의 블랙홀로 사라진 아비 때문에 평생 악몽을 꾸는 사내가 있다. 대를 이어 그 우물 난간에 매달린 어린 아들을 구하고 사형수가 된 사내는 이제 살아남은 아들에게 다시 절묘한 변화구를 던져야 한다. 삶과 죽음, 죄와 벌, 이승과 저승 사이의 사랑, 악마와 선인의 위태로운 경계, 천지를 두드리는 물보라의 굉음……. 이 장대한 스케일의 숨 막히는 서사를 끝까지 힘차게 밀고 나간 작가의 에너지가 경이롭다.
- 조용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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