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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는 루브르

처음 가는 루브르

: 루브르 관람, 시작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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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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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6년 07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441g | 148*188*15mm
ISBN13 9788961962704
ISBN10 896196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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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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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지종익
현직 KBS 기자. 와세다대학원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주로 언론과 미술 분야에 관심을 두고 한국에 소개할 만한 일서를 찾아 틈틈이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월급쟁이 컬렉터되다』(아트북스, 2016) 『탐사보도와 저널리즘, 일본의 사례』(커뮤니케이션북스, 2014)가 있다. 지역 방송국의 사라져가는 아날로그적 흔적들을 사진으로 기록한 ‘전환기 A-D(Analog to Digital)’시리즈로 사진잡지 포토닷의 포티스트 지원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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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의 이미지는 ‘희대의 영웅’이었다. 걸출한 재능을 지닌 화가 자크루이 다비드가 나폴레옹의 영웅성에 심취했던 것이 행운이었다. 그가 그린 나폴레옹의 초상화는 남달랐다. 말을 타고 알프스를 넘는 용맹한 모습, 집무실에서 한 손을 조끼 안에 집어넣고 편안하게 서 있는 모습, 로마 황제를 방불케 하는 독수리 군기 수여식……. 다비드는 나폴레옹을 아우라를 내뿜는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 사람들의 눈을 가렸다. 그중 최고가 바로 「나폴레옹의 대관식」이다. ---「뭐니 뭐니 해도 나폴레옹」중에서

인상파의 대표적 화가 모네는 루브르박물관에서 최고의 작품 하나를 고른다면 장 앙투안 바토의 「키테라 섬의 순례」라고 답했다. 그가 그렇게 대답한 이유를 알 것도 같다. 화면에서 느껴지는 바람, 꽃과 풀의 향기, 빛의 천변만화, 자욱한 안개, 윤곽의 페이드아웃,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운 색조……. 그야말로 모네가 추구했던 세계와 상당히 닮아 있으니 말이다. 바토가 이 작품에서 선보인 흔들리는 듯한 세밀한 필치, 빠른 스케치와 엷게 칠한 색은 모두 인상파의 그것보다 앞서 있었다. ---「로코코의 애수」중에서

변변한 예술가 하나 없던 문명 후진국 프랑스에서 역사 유산의 보고 이탈리아에 발을 들인 젊은 왕은 장대한 파사드의 건축물, 압도적인 역량의 회화와 조각상, 눈부신 사치품들, 세련된 생활양식에 사로잡힌다. 미술공예품이나 서적을 수집해 프랑스로 가져갔을 뿐만 아니라 많은 보수를 주고 여러 분야의 이탈리아 예술가들을 초청해 프랑스의 문화 진흥 발전을 위해 애썼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그중 한 명이었다. 삼고의 예를 다해 다 빈치를 맞이한 프랑수아 1세는 그에게 집과 연금을 제공해 편안한 여생을 보장했다. 비록 그 기간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 빈치는 프랑수아 1세의 품에서 영면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극진하게 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다 빈치는 「모나리자」 「세례 요한」 「성 안나와 성모자」를 그려 그와 같은 대접에 보답했다. ---「프랑스를 만든 3인의 왕」중에서

푸생은 현대인에게는 인기가 없다. 너무 지적인 데다 빈틈이 없고, 외모 또한 수수해서 따분하다고 느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푸생이 화면 곳곳에 이론에 근거한 수수께끼를 숨겨두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문득 흥미가 생기지 않을까?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는 그 느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화가와의 지적 대결 또한 그림에서 얻는 기쁨이다. 로마의 지식인들이 푸생을 지지하고 후원했다는 사실이 그런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다. ---「아르카디아에 있는 건 누구?」중에서

루벤스는 그 의뢰를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여왕을 위해 그리는 게 아니다. 화가 자신을 위해서였다. 이 연작을 보는 이는 바로 알게 될 것이다. 드라마틱한 붓질로 보잘것없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만들어낸 화가의 뛰어난 역량을. 그렇다. 마리가 그저 그런 인간일수록 감상자는 화가의 기술과 연출력에 압도될 것이다. 마리의 생애가 아닌, 화가의 천재성에 감명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4년 가까운 시간을 들여 루벤스는 ‘마리 드 메디시스의 생애’ 22점의 대작을 완성한다. 결과는 루벤스가 의도한 대로였다. ---「날조의 생애」중에서

「그리스도의 매장」을 자세히 살펴보자. 좁은 화면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예사롭지 않은 몸동작, 비통한 표정.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긴박함이 느껴진다. (……) 고민 끝에 정한 구도여서일까,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다. 화가가 모델들의 위치와 포즈를 지정했다고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한 명 한 명의 감정 표현과 리액션이 매우 자연스러워서 마치 다큐멘터리 영화 같다. 아니, 실제로 티치아노가 이곳에 서서 성모와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며 슬픔을 함께했던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아득한 시간을 뛰어넘어 예수의 충격적인 죽음이 리얼한 ‘현재’로 다가온다. 티치아노의 격렬하고 활기찬 붓 터치, 깊은 신앙심이 보는 이를 화면 속으로 끌어당긴다. ---「마치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중에서

많은 피에타 그림에서 예수는 죽음과 수면의 경계에 있는 듯 묘사되고, 성모마리아는 절대로 늙지 않는 아름다운 처녀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런데 「빌뇌브레자비뇽의 피에타」는 다르다. 예수는 입을 벌리고 있고, 눈 주위는 거무스름해 시신의 애처로움이 그대로 느껴진다. 성모의 얼굴은 늙었고, 괴로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중세적인 깊은 신앙심이 화면을 뒤덮어 장엄함이 감도는 한편, 중세 회화 특유의 경직성을 벗어난 탁월한 인간적 표현으로, 보는 이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유명인과 함께」중에서

「모나리자」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할 얘기도 없고, 연구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그 이미지는 넘쳐나고 이미 대중적인 이콘(성화상)의 영역에 이르렀다. 서양화에 관심이 있든 없든 이 그림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이는 드물다. (……) 이쯤 되면 현대인들이 편견 없이 「모나리자」를 마주하는 건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도) 루브르에 수없이 드나들며 모나리자를 끈질기게 응시한 끝에 결국 미친 남자도 있었다.?그런 도시전설이 생길 만도 하다. “사람의 얼굴로 심성을 간파할 방법은 없다”라고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의 덩컨 왕은 말했다. 인간은 자만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의 판단력에 확신을 갖는다. 그래서 「모나리자」의 비밀이 끝도 없이 이러쿵저러쿵 회자되는 것이다.
---「모나리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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