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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통

혈통

: 2014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 양장 ]
리뷰 총점8.3 리뷰 8건 | 판매지수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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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7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142쪽 | 276g | 128*188*20mm
ISBN13 9788954606127
ISBN10 8954606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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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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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윤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번역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와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강사를 지냈고, 현재 한국문학번역원에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 『불문학 텍스트의 한국어 번역 연구』, 옮긴 책으로 『프랑스 낭만주의』『조서』『파스칼』『플랫폼』『유클리드의 막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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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인명들과 뒤에 나올 다른 인명들에 대해 독자들의 용서를 바란다. 나는 혈통 있는 척하는 한 마리의 개다. 내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떤 뚜렷한 계층에 속하지 않는다. 너무나 파란만장하고 불확실해서 마치 반쯤 지워진 글자들로 신분증명서나 행정서식을 채우려 애쓰는 것처럼, 나는 이 흐르는 모래 속에서 몇 가지 흔적이나 몇 가지 표지를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 --- p.10

나는 다큐멘터리 식으로 그리고 아마도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닌 삶을 끝내기 위해 마치 조서 혹인 이력서를 작성하듯 이 페이지들을 써나간다. 이것은 사건과 행위의 단순한 필름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고백할 것도 해명할 것도 전혀 없으며, 내관(內觀)과 자기성찰에 대한 취향도 없다. 반대로 사태가 모호하고 신비스러울수록 나는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래서 심지어는 신비가 전혀 없는 곳에서 신비를 찾으려 하기로 한다. --- p.44

하지만 왜 어느 순간 다른 사람들이 아닌 어떤 사람들과, 다른 장소가 아닌 어떤 장소에 있게 되는지 잘 알지 못해도, 또 그 영화가 오리지널인지 아니면 더빙한 것인지 잘 알지 못해도 삶은 계속되었다. 오늘날 내 기억에는 짤막한 시퀀스들만 남아 있다. --- p.114

그리고 사소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당신에게 많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스쳐 지나간다. 당신은 아직도 당신의 진정한 삶을 살 수 없으며, 아무도 모르게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라는 느낌을 받는다.
--- p.12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소설로 썼다고 자랑스레 말하는 사람들과 달리, 이 사람 - 정신이상과 비행과 어쩌면 죽음까지도 문학 덕분에 피할 수 있었던 이 사람, 모든 진정한 작가들이 그렇듯 진실을 문체 속에 지니고 있는 이 사람 - 은 간결하고 정확한 조서調書를 작성하기 위해 자신의 문체까지 포기했다. 그의 조서에는 어떤 해설도 없고, 심지어 정보조차 없다. (동생 루디는 1957년, 열 살 때 죽었다고 했는데, 왜 죽었는가?) 여기서 알 수 있는 존재에 대한 정보는 오직 파트릭 모디아노라는 이름뿐이다. 어린 시절에 불행했고 청년기를 허비하고 말았다는 느낌은 흔히 있는 감정이다. 하지만 모디아노의 힘은 그것을 문학으로 만들기를 거부했다는 것, 설명하기를 거부했다는 것, 아버지를 이해하려 하고 어머니를 정당화하려 하고 자신의 행위를 해석하려 하기를 거부했다는 데 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이 왜 중요하며 획기적인 것인가 하는 이유이다. 성찰의 거부, 페이소스의 거부, 센티멘털리즘의 거부는 이 책을 낯설게 하면서 동시에 힘을 갖게 한다. 분명 이 책에는 감정이 들어가 있고, 비극적 느낌은 모디아노의 초탈한 어투에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문학이 우리의 슬픔과 ‘우리의 황폐한 삶’을 우리에게 이야기해주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그들의 한탄과 클리셰와 반복된 수사를 냉정하게 되돌려주는 이러한 방식은 하나의 시위이다.
르 몽드 Le Monde
사실들, 날짜, 주소, 증거들을 빼곡이 나열하고 있는 이 책은 경찰 조서만큼이나 세세한 사실들로 꽉 차 있다. 서술이 정확하면 할수록 내용은 혼란스럽다는 역설.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문학의 기적이 아닐까. 이 책이 모디아노가 그간 쓴 소설에 대한 열쇠를 담고 있다 하더라도, 이 열쇠로는 모디아노 상상력의 녹청색 문을 열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으로 예순이 넘은 작가의 생애의 베일이 걷히지만, 작가의 미스터리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안다. 진실은 바로 문체에 있다는 것을.
누벨 옵세르바퇴르 Nouvelle Observateur
모호함의 예술가 모디아노, 그는 지금껏 사실을 정확히 기술하는 데는 관심이 없는 작가였다. 하지만 모두의 기대와는 반대로, 모디아노는 이 책에서 자기 고백을 하고 있다. 희미함 대신 분명함을, 몽롱한 묘사 대신 보고서 같은 문체. 독자들은 파트릭 모디아노라는 인물이 무슨 잘못을 저질러 지역위원회에 소환되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 책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호적에 가깝다.
르 푸앵 Le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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