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를 때는 먼저 내 아이, 내가 만나는 학생들 눈높이에 맞는지 생각해야 한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아이의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읽어도 소용없다. 오히려 아이는 책을 멀리하게 된다. (중략) 독서반에서 나눌 책을 정할 때마다 고민한다.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여러 아이가 함께 이야기할 책을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독서반에는 문학을 좋아하는 아이와 싫어하는 아이가 함께 있다.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와 역사를 미로처럼 생각하는 아이도 함께 있다. 다양한 아이들이 만족할 만한 책을 고르려니 쉽지 않다. 아이들이 모두 좋아하는 책이라 해도 질문하는 내용에 따라 토론이 잘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 p.56~57
심각한 이야기나 어려운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가벼운 이야기부터 차근차근 질문해야 한다. 관련된 질문으로 생각과 마음을 열면 감춰둔 이야기도 꺼내 놓는다. 교사가 준비한 질문이 아이들 수준에 맞지 않다면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질문보다 참가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사가 준비한 질문에만 매이면 아이들 생각을 듣기 어렵다. 아이는 ‘주제에 맞는’ 내용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을 선생님이 원하는 정답을 말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준비한 질문을 밀어붙이면 무겁고 답답한 분위기에서 곁다리 생각만 주고받다 끝난다.
--- p.140
힘들고 어렵게 사는 사람을 보고 불쌍하다고 생각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책읽기, 정답을 잘 찾지만 아프리카 친구들의 고통에 관심을 두지 않는 책읽기가 무슨 소용이 있으랴! 책을 지식의 도구로, 자신의 미래를 위한수단으로 여기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빛나는 진주 하나를 발견한 마음이다. 비록 책 내용을 제대로 모르고, 조리 있게 말하지 못하고, 글을 잘 쓰지 못하지만 이런 아이를 계속 만나고 싶다. 독서토론 하면서 책과 아이들의 삶을 꾸준히 연결해야겠다.
--- p.168
(권일한 선생님의 토론수업에 참관한 정귀옥 선생님의 후기 중에서 발췌) “경쟁이 아닌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이들의 생각을 끌어내는 것, 그것이 진정한 독서토론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 속에 있는 숨은 가치를 찾아내고 자기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을 서로 주고받으며 기꺼이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자세를 갖추는 아이들을 키워 내는 독서토론……. 오늘 또 다른 독서토론의 방법을 접하고 나의 교사 생활에 중요한 한 획을 그었다. 이제 난 독서토론이 무엇인지 독서토론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어설프지만 조금은 알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내가 가야 할 길은 멀다. 독서토론을 연구하는 교사모임이 늘고, 독서토론을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책이 하루빨리 나왔으면 한다.”
--- p.243
우리 교육에는 토론이 없습니다. 수업에서만이 아니라 교육을 함께 풀어가야 할 사람들 사이에서도 토론이 없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수년 동안, 몇십 번을 되풀이하며, 어린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토론하고, 또다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토론합니다. 그리고 서로 너무도 행복해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저릿저릿한 건 비단 저뿐일까요?
- 백화현 (독서운동가, 『도란도란 책모임』 저자)
초등토론교육연구회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독서토론을 해야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입니다. 독서토론은 독서와 토론을 모두 알아야 하고, 둘이 잘 어우러져야 하니 쉽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께 이 책이 좋은 지침서 구실을 할 것 같아 반가웠습니다. 저 또한 자세하게 풀어쓴 여러 사례를 읽으며 배움이 커 고마웠습니다.
- 이영근 (군포 양정초 선생님, 『초등 학급운영 어떻게 할까』 저자)
“질문만 봐도 독서토론을 해본 교사인지 알 수 있다.”라는 글에 뜨끔했습니다. 무엇보다 책이 삶을 이야기하게 하는 순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끼게 합니다. 가르치려 들지 않는데도 저를 부끄럽게 하고 다시 마음잡게 하는 좋은 독서토론 책으로, 아이들에게 들려줄 글까지 풍성해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허승환 (서울 난우초 선생님, 『허쌤의 학급경영 코칭』 저자)